“좋은 사람이 돼라”… ‘이준석, 지하철 시위 공권력 투입’ 발언에 비판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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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지하철 시위 비판과 공권력 진압 발언이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국회의원과 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석 대표 발언 규탄과 장애인권리예산의 정치권 책임을 촉구했다. 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의 기자회견문 낭독 장면. /사진=최혜영 의원실
▲25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지하철 시위 비판과 공권력 진압 발언이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국회의원과 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석 대표 발언 규탄과 장애인권리예산의 정치권 책임을 촉구했다. 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의 기자회견문 낭독 장면. /사진=최혜영 의원실
  • 장애-비장애시민 갈라치는 혐오 정치 중단해야
  • 이동권 보장 이행의 책임이 정치의 역할
  • 박경석 대표 “참 철딱서니 없어도 이렇게 없나”
  • 이준석 대표, 댓글까지 달며 정당성 피력

[더인디고 조성민]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시위를 지적하며, 공권력 행사까지 언급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을 두고 장애인뿐 아니라 여야 정치인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준석 당대표는 25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애인단체 이동권 시위로 서울 지하철 3·4호선 지연’이라는 언론 기사와 함께 “정당한 주장도 타인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해 가면서 하는 경우엔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이동권 투쟁이 수백만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에 대해서는 (서울경찰청과 서울교통공사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대표는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420공투단) 주최로 1박 2일간 열린 ‘326 전국장애인해단식’ 현장에서 이준석 대표의 발언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25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지하철 시위 비판과 공권련 진압 발언에 대해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326 전국장애인대회 집회 현장에서 “기본적인 사실조차도 왜곡한다”며 유감을 표했다. /사진=전장연
▲25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지하철 시위 비판과 공권련 진압 발언에 대해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326 전국장애인대회 집회 현장에서 “기본적인 사실조차도 왜곡한다”며 유감을 표했다. /사진=전장연

박 대표는 “참 철딱서니 없어도 이렇게 없나, 한 젊은이가 얘기했다면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대한민국 국민의힘 당 대표라는 사람이 기본적인 사실조차도 왜곡하는 것이 매우 유감이다”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약속은 쏙 뺀 채 정파적으로도 갈라친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대표의 발언에 대한 우려와 비판은 국회로도 이어졌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정의당 장혜영 국회의원, 전장연은 오후 3시 국회 소통관에서 이 대표 발언을 ‘시민 갈라치기’로 규정하고 비판과 사과를 촉구했다. 또 장애인권리예산 확보를 위한 정치권의 책임도 주문했다.

▲25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지하철 시위 비판과 공권련 진압 발언이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국회의원과 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석 대표 발언 규탄과 장애인권리예산의 정치권 책임을 촉구했다. 사진은 최혜영 의원 발언 장면 /사진=최혜영 의원실
▲25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지하철 시위 비판과 공권련 진압 발언이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국회의원과 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석 대표 발언 규탄과 장애인권리예산의 정치권 책임을 촉구했다. 사진은 최혜영(사진 앞줄 세 번째) 의원 발언 장면. /사진=최혜영 의원실

최혜영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지난 선거에서 성별, 지역, 이념의 갈등과 혐오를 조장하더니 이젠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갈라치고 있다”면서, “특히, 2001년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 사망 사건부터 시작한 이동권 투쟁과 이에 따른 전 이명박·박원순 서울시장들의 약속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최 의원은 또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누려야 할 지하철과 버스를 장애인은 타지 말라는 것”이냐면서, “그러한 사회적 약자의 기본권 외침에 공권력으로 재갈을 물리거나 장애인 시위를 정치적 소재로 삼지 말고, 사람을 품위와 존중으로 대하는 ‘좋은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정치권의 고민과 역할은 이동권 등 사회적 약자들의 투쟁을 막기보다는 법이 보장한 것을 지키도록 하며, 시민 간의 갈등이 번지지 않도록 제도와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혜영 의원 역시 “교통약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는 못할망정 공권력을 동원해 진압하라는 차기 여당 대표의 ‘공감 능력 제로의 독선’이 참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25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지하철 시위 비판과 공권련 진압 발언이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국회의원과 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석 대표 발언 규탄과 장애인권리예산의 정치권 책임을 촉구했다. 사진은 장혜영(사진 가운데) 의원 발언 장면. /사진=장혜영 의원실
▲25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지하철 시위 비판과 공권련 진압 발언이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국회의원과 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석 대표 발언 규탄과 장애인권리예산의 정치권 책임을 촉구했다. 사진은 장혜영(사진 가운데) 의원 발언 장면. /사진=장혜영 의원실

장 의원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2016년까지 전국 시내버스에 저상버스 도입률을 41.5%로 하겠다 공언했다. 하지만 두 정부를 거치며 보급된 저상버스는 고작 19.0%에 불과하다”면서, “이준석 대표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는 노력 부족과 무능함에 대한 자기 고백”이라고 꼬집었다.

장 의원 그러면서 “지금은 교통약자를 공권력으로 진압하라는 경솔하고 위험천만한 발언을 할 때가 아니라 본인과 본인이 속한 정당의 노력과 능력 부족을 진정성 있게 성찰하고 대안을 제시할 때”라고 강조했다.

전장연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준석 당대표의 발언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전장연은 2001년 오이도역, 2002년 발산역 지하철 리프트 추락참사에 대한 사과와 대책을 요구하며 전장연이 수차례 지하철로를 내려갔고, 인권위에서 39일 단식농성을 벌인 결과를 언급하면서 “그 결과,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2004년까지 ‘지하철 엘리베이터 100% 설치’, 그리고 박원순 전 시장에게 2022년까지 ‘지하철 1역사 1동선 100% 설치’ 등을 약속받았다. 하지만 서울시의 두 번의 공식약속은 전부 지켜지지 않았다”며, “그동안 장애인이 리프트를 타다 일어난 사망에 대해 정부와 서울시도 사과 한번 없었거니와 오세훈 서울시장 때는 이동권 보장은 계승되지 못하고 오히려 무시됐다”고 반박했다.

특히 전장연 측과 협의를 마쳤다는 이 대표의 주장에 대해선 “협의 약속을 받은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지금 즉시 면담 날짜를 잡아서 오래전에 제출한 요구(이동권 및 장애인권리예산 보장 등)에 대해 답을 줘야 한다. 28일까지 협의 날짜와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에 대한 답을 준다면 다시 출근길 지하철을 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페이스북에 글을 쓰고 경찰과 서울교통공사에 지침을 내리기보다 구체적 면담 날짜를 잡는 것이 우선이어야 한다”면서 “21년을 외쳐도 보장되지 않는 기본적인 장애인의 권리를 외치는 투쟁을 막기보다, 이제 여당이 되는 국민의힘에서 청와대 이전보다 먼저 결정해야 할 상황임을 인식하기 바란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의 발언에 한 시민이 저(장애인단체)들의 상황을 공감하고 구체적 대안을 갖고 대화를 통해 설득하라고 조언을 하자 이 대표는 국민의힘은 이미 공약에도 넣었고, 또 당대표실에서도 만났다며 서울시민의 출퇴근을 볼모로 삼는 방식은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재차 강조했다. /사진=이준석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준석 대표의 발언에 한 시민이 저(장애인단체)들의 상황을 공감하고 구체적 대안을 갖고 대화를 통해 설득하라고 조언을 하자 이 대표는 국민의힘은 이미 공약에도 넣었고, 또 당대표실에서도 만났다며 서울시민의 출퇴근을 볼모로 삼는 방식은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재차 강조했다. /사진=이준석 대표 페이스북 캡처

한편 이준석 대표의 페이스북에서는 관련 발언을 두고 ‘비판’과 ‘지지’가 엇갈리는 가운데, 이 대표는 한 시민의 조언에 대해서도 자신의 발언이 정당하다는 댓글까지 달았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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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이동권 투쟁, 공권력으로 진압하라는 이준석 대표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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