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이동권 투쟁, 공권력으로 진압하라는 이준석 대표

• 이동권 투쟁 비난에 공권력 개입 주장한 국민의힘 대표
• 비장애인 탑승 위해 장애인 탑승은 제한해도 된다는 황당한 주장도
• 차기 윤석열 정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드러내

[더인디고=이용석편집장]

오늘(25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시위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은 지금까지도 장애인 이동권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고, 더 노력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장애인 이동권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은 “문재인 정부 하의 박원순 시정”임에도 “오세훈 시장이 들어선 뒤에 지속적으로 시위를 하는 것은 의아한 부분”이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또한 국민의힘과 윤석열 당선인은 이미 몇 달 전에 전장연과 장애인 이동권을 위한 협의를 약속했다고 강조하면서 “아무리 정당한 주장도 타인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해 가면서 하는 경우에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서울경찰청과 서울교통공사는 안전요원 등을 적극 투입하여 정시성이 생명인 서울지하철의 수백만 승객이 특정단체의 인질이 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장애인의 일상적인 생활을 위한 이동권 투쟁이 수백만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이준석 대표는 “평시에 비장애인 승객들에게도 출입문 취급시간에 따라 탑승 제한을 하는 만큼, 장애인 승객에게 정차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출입문 취급을 위해 탑승 제한을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다면서 장애인 승객의 지하철 탑승을 제한하는 대응 방식까지 제안했다.

그러나 장애계는 이준석 대표의 이 같은 주장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박원순 전임 시장이 지키지 않은 약속이라고 해도 오세훈 현 시장 또한 지난 보궐선거에서 장애인 이동권 공약을 내건 만큼 장애인 이동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앞으로 여당 대표라는 막중한 정치적 권력을 행사할 위치에 있는 정치인이 장애인 이동권 투쟁을 ‘부조리’로 규정해 공권력의 적극 개입을 요구하는 것은 적절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또한 장애인 승객의 탑승을 제한해서라도 비장애인 승객들을 위해 지하철의 정시성이 지켜져야 한다는 ‘갈라치기’ 주장까지 해 향후 윤석열 정부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와 ‘부조리’한 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장애계의 한 관계자는 “이준석 대표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거침없는 언사는 지난 대선에서 20-30 유권자에 대한 젠더 갈라치기로 재미를 본 결과가 아니겠냐”며 이번에는 기본권을 주장하는 “사회적 약자들과 지하철 승객들을 갈라치고 ‘혐오’를 덧씌워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의도라면서 향후 윤석열 정부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낼 목적인 듯하다고 진단했다. 윤석열 당선인의 장애인 정책 공약 1번이 장애인 이동권 보장이어서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후진적이고 혐오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공약이 제대로 이행될 지 주목된다.

한편, 이준석 대표는 어제 당 최고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이번 지방선거 “공천에 있어서 우리는 공직선거법이 정하는 것 이상의, 당 차원에서의 할당제를 사용하지 않겠다”면서 젊은 세대, 여성, 장애인 등 소수자에 대한 공천 할당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더인디고 THEINDI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