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UN에 ‘발달장애인 사업’ 잔뜩 보고한 날… 국내에선 또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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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한국시각 오후 10시(제네바 현지 시각 오후 3시)부터 한국 정부의 CRPD 이행 심의가 스위스 제네바 유엔 사무국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 정부를 대표해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 염민섭 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부모연대 조경미 국장
▲24일 한국시각 오후 10시(제네바 현지 시각 오후 3시)부터 한국 정부의 CRPD 이행 심의가 스위스 제네바 유엔 사무국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 정부를 대표해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 염민섭 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부모연대 조경미 국장
  • 24일 밤 10시, 한국 CRPD 이행 사항 심의 돌입
  • 복지부, CRPD 위원회에 170여 개 이행 사항 제출
  • 대구서 30대 엄마, 자폐 아들 살해 후 극단 선택
  • 부모연대 “야누스 같은 정부” 맹비난

[더인디고 조성민]

대한민국 정부가 24일 밤 10시(한국 시각)부터 제네바 유엔 사무국에서 국내 UN장애인권리협약 이행사항을 심의받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또 발달장애인 가족 참사가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24일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전날 밤, 대구 달서구 한 아파트에서 30대 엄마가 두 살배기 자폐 아들을 살해한 뒤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6건의 사건에 8명이 죽거나 죽임을 당하는 등 발달·중증장애인과 그 가족의 참사가 끊이지 않고 있어 충격을 더하고 있다.

사건이 알려지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24일 성명을 통해 “정부가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에서 국내 발달장애인 정책에 대해 자랑하는 동안, 이 같은 참사가 또 벌어졌다”며 “두 얼굴의 야누스 같은 정부에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은 살해됐다”고 날을 세웠다.

공교롭게도 오늘 국회입법조사처는 ‘이슈와 논점’ 보고서에서 “발달장애인에 대한 가족의 과중한 돌봄 부담과 생활고 등으로 인해 부모들이 발달장애 자녀를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비극적인 사건들이 2년 동안 20여 건이나 발생했다”고 지적하며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비극적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한 국가적 지원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관련 기사 _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 지원체계 구축”, 국회입법조사처도 정부 대책 강조!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 정부가 UN 장애인권리위원회에 제출한 국가보고서 일부 내용을 보면 국내 현실과는 동떨어진 내용을 담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UN WEB TV를 통해 한국 정부 이행 심의가 생중계 되고 있다. /사진=유엔TV 캡처
▲UN WEB TV를 통해 한국 정부 이행 심의가 생중계 되고 있다. /사진=유엔TV 캡처

정부는 △제1~4조 목적 및 일반의무, △제7조 장애아동과 △제19조 자립적 생활 및 지역사회의 동참, △제23조 가정과 가족에 대한 존중 등 관련 조항 이항과 관련해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ʹ19. 3월) 및 방과후 활동서비스 도입(ʹ19. 9월) 등을 통해 2019년 429억원에서 2022년 2080억원으로 예산을 대폭 확대했다. 특히, 최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과 국가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발달장애인법을 개정(ʹ22. 5월)했고, 24시간 돌봄 시범사업(ʹ22~ʹ24년)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또한 “장애아동의 특별한 복지적 욕구에 적합한 지원을 통합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장애아동이 안정된 가정생활 속에서 건강하게 성장하고 사회에서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을 별도로 두고 있다. 또 장애아동에 대한 보호 및 지원의 근거를 강화하기 위해 장애아동이 학교에서 재학 중인 경우는 만 20세가 되는 달까지 발달재활서비스 지원을 연장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을 2021년 6월 8일에 개정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부모연대는 이에 대해 “정부 이행 보고서만 놓고 보면, 대한민국은 장애인, 특히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국가다. 그런데 왜 부모가 발달장애 자녀를 살해하고 목숨을 또 끊었느냐?”며, “국회입법조사처도 알고 있는 발달장애인 가족의 현실을 복지부가 모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모르는 것이 아니라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이번 죽음에도 침묵할 것이냐?”며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을 조장하는 ‘두 얼굴의 야누스’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선 당장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모연대는 국회를 향해서도 “반복되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참사를 막기 위해 여야 정쟁을 떠나 조속히 ‘발달장애인 참사 대책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면서, “국민이 국가를 신뢰하지 않아 발생한 참사인 만큼 정부와 국회는 지금 당장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24일 오후 10시(한국 시각)부터 CRPD 제1조~제20조에 관한 심의에 이어 25일 오후 5시부터는 제21조부터 제50조에 관한 심의가 예정돼 있다.

▶한국정부 심의 일정

[더인디고 jsm@the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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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lkook123@naver.com'
김열국
1 year ago

저렇게 우리나라의 장애인을 위한 복지 사업을 세계에 알리고 힘쓰는 것은 좋은데 이 일들이 마냥 장애인들을 위한 정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그들에 의한 정치가 되었으면 좋겠는 바램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