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 14] ① 박명화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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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11시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14차 화요집회에서 박명화 부모연대 김해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전국장애인부모연대
▲22일 오전 11시 여의도 이룸센터 앞 제14차 화요집회에서 박명화 부모연대 김해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전국장애인부모연대

[더인디고] 희귀 난치성 질환 등의 중복장애로 매일 알람 같은 경련으로 아침을 시작합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경련했고, 그런 24살의 자폐성 장애아들을 딸에게 맡겨놓고는 서울로 왔습니다.

지금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4년이 되었지만, 이전에는 12년 동안 아들을 데리고 등하교하며 통합교육을 했습니다. 기능 좋아서, 혹은 학습이 잘 되어서 통합교육을 한 것이 아닙니다. 매일 경련을 하는 아이는 사회성 지수가 2.5세의 청년입니다.

통합교육을 통해 실현하고자 한 것은 비장애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며 사회성을 향상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작은 지역사회인 학교를 통해 장애·비장애 구분 없이 서로 협력하는 법을 배우고, 더 사랑스러운 아이로 성장하길 바랐습니다. 비장애 또래 친구들은 아들을 통해 배려와 사랑을 실천하는 힘을 배울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성장한 아이들은 장애·비장애인이 지역에서 당연히 함께 살아가게 인식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통합교육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기본 초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통합교육의 길은 녹록지 않고, 발달장애인의 양육 부담이 그 가족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오늘도 거친 숨을 쉬는 아이를 보며 하루라도 편한 숨으로, 지긋지긋한 두통에서 벗어나서 편안하고 평범한 하루가 되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부모연대 경남지부 김해지회) 지회장을 하면서 또 하나의 깨달음이 있습니다. 저의 고통과 힘듦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며, 다른 장애인 가족들의 고통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잘 알게 되었습니다.

며칠 전 감옥에 수감 중인 아버지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가장으로서 가족을 지켜주지 못하는 비통한 심정과 가족의 안위를 걱정하고 부탁하는 글이었습니다.

부모는 우리 아이들이 잘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사명인 것처럼, 우리의 삶의 목적과 사명은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이라 생각합니다.

모든 장애인 가족들의 소망을 모아, 모아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구축을 위한 큰 울림으로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2022년 11월 22일 오전 11시, 화요집회 14차 중에서 –

[더인디고 THE INDIGO]

반복되는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죽음을 멈춰달라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삭발과 단식에 이어 고인들의 49재를 치르며 넉 달을 호소했지만, 끝내 답이 없자 장애인부모들이 다시 거리로 나왔다. 2022년 8월 2일부터 ‘화요집회’를 통해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더인디고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의 협조로 화요집회마다 장애인 가족이 전하는 이야기를 최대한 그대로 전하기로 했다.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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