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 14] ② 정태일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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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11시 여의도 이룸센터 앞 14차 화요집회에서 정태일 부모연대 고양지회 회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전국장애인부모연대
▲22일 오전 11시 여의도 이룸센터 앞 14차 화요집회에서 정태일 부모연대 고양지회 회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전국장애인부모연대

[더인디고] ‘화요집회’에 처음 참석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인권과 복지를 위한 법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부족하나마 지금 수준까지 나아지고 성취하는 데 부모님들의 연대와 투쟁이 밑거름되었음을 절감합니다. 존경과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저도 적잖은 아빠들처럼 회사 생활 핑계로 아들 돌봄에 소홀했습니다. 작년부터 퇴직 후에야 아들의 주 돌봄 역할을 맡게 되었고, 제가 어디에 누구와 함께해야 하는지 느끼고 연대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아들은 22살이지만, 아직 고등학교 재학 중입니다. 전형적인 자폐성 중증 장애로 언어가 매우 취약하고 의사소통에도 어려움이 큽니다. 주로 방 안 침대에서 빈둥대며 시간을 보냅니다. 스트레스에 민감해서 간혹 욱하는 도전 행동을 보일 때가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갑작스러운 공격적 행동으로 어려움을 겪었지요. 요즘은 스트레스를 최대한 피하고 심적 안정에 집중하고, 장애 당사자 아들의 관점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들 나이가 있다 보니 학교과정 후 미래를 벌써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에는 캠프힐과 같은 공동생활 모델을 찾아가기도 했는데, 아들에게는 그마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부득이하게 엄마 아빠와 함께 계속 살게 될 그림이 그려집니다. 동생을 이해해주는 누나들이 있지만, 큰 짐을 지워주고 싶지도 않습니다. 결국 부모, 누나를 대신해 국가가 돌봄을 책임지는 시스템이 절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약자복지라고 명명했다더군요. 예산을 늘리지 않아도 더 취약하고 절박한 부분에 먼저 배정하겠다는, 굳이 약자의 줄을 세운다면 우리 아이들과 가족들 앞에 누가 얼마나 있을까요?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를 실행할 예산에 우선권이 주어질 때야 비로소 대통령 집무실에 걸어 놓았다는 발달장애작가의 그림에 생기가 돌게 될 겁니다.

아들의 늦깎이 돌보미로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우리 부모님, 특히 어머님들의 피눈물 나는 고군분투를 실감합니다. 서로 의지가 되어 자조 모임을 만들고 직접 행동에 나서는 엄마들의 힘과 용기에 절로 박수가 납니다. 오늘도 고단한 몸을 이끌고 집회에서 씩씩하게 외치고 싸움을 멈추지 않고 계시지 않습니까! 부디 건강도 좀 챙기시고, 여유와 미소도 잃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저도 거리에서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

-2022년 11월 22일 오전 11시, 화요집회 14차 중에서 –

[더인디고 THE INDIGO]

반복되는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죽음을 멈춰달라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삭발과 단식에 이어 고인들의 49재를 치르며 넉 달을 호소했지만, 끝내 답이 없자 장애인부모들이 다시 거리로 나왔다. 2022년 8월 2일부터 ‘화요집회’를 통해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더인디고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의 협조로 화요집회마다 장애인 가족이 전하는 이야기를 최대한 그대로 전하기로 했다.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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