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 19] ② 김종숙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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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7일 오전 11시 여의도 이룸센터 앞 19차 화요집회에서 짐종숙 부모연대 경북지부 안동지회 회원이 발언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12월 27일 오전 11시 여의도 이룸센터 앞 19차 화요집회에서 짐종숙 부모연대 경북지부 안동지회 회원이 발언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더인디고] 모처럼 아주 오랜만에 여의도 땅을 밟아봅니다. 25년 전, 국회의사당 앞 건물에 매주 방송작가의 꿈을 꾸며 기쁜 마음으로 왔습니다. 그때는 서울 올라오는 고속버스 안에서 딱딱하고 수분 없는 바게트를 먹으면서도 꿈이 있어서 고소하고 맛있다고 생각했고, 지방보다 훨씬 비싼 김밥 한 줄을 사 먹어도 내 꿈을 이루기 위한 식사라고 생각했기에 마냥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결혼 후 그 꿈은 요원한 꿈이 되어버렸습니다.

태어난 지 일주일 만에 뇌 손상을 입은 아이를 살리기 위해 남들은 평생 한 번 타볼까 말까 한 구급차를 수차례 타고 안동에서 서울까지 달려와야 했기에, 꿈은 그저 꿈으로만 접어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이의 질환 치료가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든 후에는 장애와의 끝없는 전쟁이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외벌이로는 일 년에 수백만 원의 입원비도 버거운데, 설상가상으로 구급차 비용과 평생 먹어야 하는 특수분유값에, 재활치료 비용까지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와상 상태의 아이를 케어하려면 단 한 시간도 자리를 비울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안동지역에는 특수학교 두 곳, 장애인복지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와상상태의 아이가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장애인복지관의 물리치료뿐이었습니다. 그 흔한 돌봄이나 특수교육은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아직 우리는 휠체어 탄 아동을 입학시킨 적이 없다!’며 특수교육에 발을 딛지도 못하고 거부당했습니다. 연하치료를 기대하며 장애인복지관의 문을 두드렸으나, ‘죄송하다’는 답변으로 완곡히 이용을 거부하였습니다. 안동지역에 장애인부모회가 만들어지고, 십시일반 뜻을 모은 후에야 부모들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고, 지역에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부모들의 애절한 노력에 비해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 가족의 도움 없이는 단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고, 제 손으로 먹을 수도, 입을 수도 없는 아이들입니다. 저 국회에서 법을 만드시는 분들도 자녀를 키우시죠? 장애자녀를 둔 부모들도 꿈을 이루고 싶은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장애가 있는 자녀들은 특별한 아이들이 아닙니다! 국가에서 차별받지 않고, 장애가 없는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자유롭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제대로 된 나라 아닙니까? 왜 이 추운 겨울에 부모들이 거리에서 추위에 떨면서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외쳐야 합니까? 얼마나 더 많은 부모와 아이들이 생을 포기해야 합니까?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로 부모와 아이들이 당당하게 살 수 있는 나라, 더 이상 거리로 내몰리지 않는 나라, 대한민국에 살고 있기 때문에 자랑스러운 나라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2년 12월 27일 오전 11시, 화요집회 19차 중에서 –

[더인디고 THE INDIGO]

반복되는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죽음을 멈춰달라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삭발과 단식에 이어 고인들의 49재를 치르며 넉 달을 호소했지만, 끝내 답이 없자 장애인부모들이 다시 거리로 나왔다. 2022년 8월 2일부터 ‘화요집회’를 통해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더인디고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의 협조로 화요집회마다 장애인 가족이 전하는 이야기를 최대한 그대로 전하기로 했다.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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