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 24] ② 이종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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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7일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열린 제24차 화요집회에서 모연대 경기지부 수원지회 이종희 회원이 발언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2월 7일 제24차 화요집회에서 부모연대 경기지부 수원지회 이종희 회원이 발언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더인디고] 올해 24세인 아들은 지적장애 2급입니다. 학습이 늦었고 일상적 언어는 알아듣지만, 표현력이 부족하고 큰 소리로 혼자 말을 많이 하여 주변에 부담을 주기도 합니다.

사춘기를 지나면서 사회적 관계나 대중 앞에 나서는 걸 힘들어했습니다. 타인과 비교하며 마음에 병이 생도 생겼고, 현재는 강박증이 심해져 약도 먹고 있습니다. 약을 먹으면서부터는 마음이 안정되고 학습효과도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약해도 한 인격체이고 사람마다 천부적으로 주신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믿었습니다. 얼마나 인격적으로 대해주고 양질의 교육을 하느냐에 따라 장애아이들의 미래와 사회가 바뀐다고 생각했고, 아이의 적성을 찾기에 힘썼습니다. 음악 재능이 나타나 중1부터 성악 공부를 했습니다. 하지만 심한 사춘기를 겪으면서 자존감도 읽고, 제대로 소리를 내지 못하는 과정도 겪었습니다.

오랜 기다림의 시간, 인내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20대 초반에 미술 환경 등을 만나면서 재능과 흥미를 느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의 가능성 있다는 조언을 받으며, 미술작가의 길을 차근차근 밟아 가려고 합니다. 아들은 현재 찬양사역자와 미술작가의 진로를 정했습니다.

아이의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고 감사하며 사랑하고 믿으며, 양질의 교육 환경을 끈질기게 제공한다면, 행복하고 당당하게 사회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의 적성을 찾는 과정을 겪으며 깨닫는 점들이 있어 말씀드릴 용기를 내었습니다.

아이의 적성을 놓치거나 늦게 발견하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 위해 각 시·군마다 평생교육지원센터가 설치되길 바랍니다. 아이들의 성장에 관한 모든 자료가 있고, 이곳에서 진로코칭·진학·치료 모든 과정에 대해 평생상담 받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적성에 맞는 진로가 직업까지 연결된다면 행복한 삶과 사회에 기여하는 당당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2023년 2월 7일 오전 11시, 화요집회 24차 중에서–

[더인디고 THE INDIGO]

반복되는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죽음을 멈춰달라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삭발과 단식에 이어 고인들의 49재를 치르며 넉 달을 호소했지만, 끝내 답이 없자 장애인부모들이 다시 거리로 나왔다. 2022년 8월 2일부터 ‘화요집회’를 통해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더인디고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의 협조로 화요집회마다 장애인 가족이 전하는 이야기를 최대한 그대로 전하기로 했다.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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