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점거한 폴란드 장애당사자들과 가족들, ‘우리도 먹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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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점거한 폴란드 장애당사자들과 가족들, ‘우리도 먹고 살자!’
▲지난 6일부터 국회를 점거하고 장애복지수당을 최저임금 수준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시작했다. 폴란드의 장애복지수당은 최저임금의 절반 수준이다. ⓒ NFP(Notes from Poland, notesfrompoland.com) 갈무리
  • 폴란드 장애당사자들 ‘복지수당’, 최저임금 수준 요구
  • 장애복지수당, 최저임금 절반 수준…한국은 고작 16%
  • 정부는 난색…장애당사자들과 가족들 연대해 국회 점거
  • 장애계 연대 점거 농성에 폴란드 야당들 적극 지원 나서

[더인디고 = 이용석 편집장]

폴란드의 장애당사자들과 그 가족들이 국회를 점거하고 장애인 복지수당을 최저임금 수준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8일 폴란드의 인터넷 진보언론 매체 NFP(Notes from Poland, notesfrompoland.com)는 장애당사자들과 부모들로 결성된 그룹들이 연대해 지난 6일부터 국회를 점거하고 연좌시위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NFP에 따르면, 이번 폴란드 장애계 그룹의 시위는 장애인 복지수당 인상을 법제화하기 위해 20만여 명의 국민들 서명을 받아 법안을 제출한 후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시작되었다. 시위를 주도한 폴란드 야당 시민연합(KO) 소속 이와나 하트위치 의원은 “아직 국회에서 얼마나 오래 시위를 이어갈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면서, “법안과는 별개로 우리의 목표는 장애인들과 그 가족들의 상황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트위치 의원은 장애를 가진 아들을 둔 장애인 가족이기도 하다.

▲폴란드 국회를 점거하고 장애복지수당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장애당사자들과 가족들 ⓒ Bogdan Klich 트위터 갈무리

이번 시위는 폴란드 정부가 올해 3월 1일부터 성인 장애인 대상한 복지수당이 최저임금 절반 수준인 세전 월 1,588.44즈워티(한화 약 471,798원)가 지급되면서 촉발했다. 장애계 그룹은 이번 복지수당 안상분은 “법정 최저임금인 3,490즈워티(한화 약 1,036,599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는데, 하트위치 의원은 “세후 장애인 복지수당은 1,217즈워티(한화 약 361,473원)에 불과할 뿐이다”고 일축했다, 또 다른 야당 의원인 좌파당(Lewica)의 카타리나 코툴라 의원 역시 최근의 “기록적인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위기”로 인해 “이 정도 금액으로는 생존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폴란드의 사회 정책 장관인 말레나 말룽은 “정부는 2018년 건강상의 이유로 더 이상 일할 수 없는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최소 금액과 일치하도록 복지수당을 인상했다”면서, “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한 연대 기금과 원호 생활, 임시 간호 및 거주 요양 센터를 확대하는 등 여러 가지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장애계 연대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폴란드 장애계는 지난 2014년 한 달 동안 장애아동 돌봄수당 인상을 위해 투쟁했고, 2018년에는 40일간 시위해 일할 수 없는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최저 연금에 맞춰 장애복지수당을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3월 지급된 장애수당 인상분이 당시 투쟁의 결과인 셈이다.

그러나 하트위치 의원은 지금까지 330억 즈워티(한화 약 31,990,000,000원)가 연대기금에 납부되었지만 실제로 장애당사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출된 금액은 120억 즈워티에 불과하다며 장관의 발언을 일축하고, 이번 의회 회기 중에 복지수당 인상 법안 작업을 시작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폴란드 국회의 세즘 의장도 먼저 이번 장애계 연대가 제출한 지지 서명자 명단을 확인해야 하고, “이 법안 이전에 제출된 것들부터 먼저 처리해야 한다”면서 이번 회기 처리는 불가능하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다.

한편, 우리나라도 지난 3월 9일 제6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을 확정하고 폴란드의 장애복지수당에 해당하는 장애인연금을 물가 인상을 반영해 인상할 것임을 발표했다. 정부가 발표한 장애인연금 단계적 인상안은 공적이전소득 비중 대비 현재 21.2%를 2027년까지 25.7%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올해 장애인연금은 323,180원으로 최저임금 월 2,010,580원의 약 16%에 불과하다. OECD 국가인 폴란드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2021년 기준 17,841달러로 34,984달러인 우리나라에 비해 낮지만 공공사회복지 지출(2019년 기준)은 21.3%로 우리나라(12.2%)의 약 두 배 가까이 높다.

[더인디고 yslee506@naver.com]

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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