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사건’, 제도 개선없이 교사 복직만? …‘통합교육’ 개선 계기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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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민 사건’, 직위해제 취소?...‘통합교육체계’ 개선 계기 만들어야
▲서이초등학교의 학부모갑질 사건에서 비롯된 주호민 사건으로 발달장애를 가진 학생들에 대한 혐오가 넘쳐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교육청은 자신들이 취한 해당 특수교사 직위해제를 취소하면서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런 가운데 경기도 지자체들은 장애학생 교육 보조인력인 ‘특수교육지도사’ 인건비 지원을 중단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 픽사베이 편집
  • 경기도교육청, 직위해제 해놓고 여론 편승해 사과없이 ‘취소’
  • 임태희 경기교육감, ‘통합교육’ 현장 개선 대신 교사보호만 강조
  • 경기 지자체들, 특수교육지도사 인건비 지원 포기…교육청 대안 없어
  • ‘통합교육’ 현장, 사회적 학대일 뿐…지원 체계 새롭게 구축해야

[더인디고 = 이용석 편집장]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의 갑질로 세상을 등진 후 교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높아진 가운데 웹툰작가 주호민이 장애를 가진 자녀의 특수교사를 상대로 한 아동학대 소송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프레임이 장애아동 혐오로 급격하게 전환되는 모양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한 일부 언론들의 선정적인 기사들이 장애혐오에 기름을 붓자 각종 SNS에는 특수학급 학생들에 대한 혐오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주호민 사건 해당 특수교사의 직위해제를 오늘(8월 1일) 날짜로 취소하고 복직시키기로 했다는 결정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자 비판의 목소리가 일었다. 해당 특수교사를 직위해제를 했던 경기도교육청이 관련 사건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주호민 측이 사회적 지탄이 받자 한 마디 사과도 없이 슬그머니 직위해제 취소를 하고는 특수교사의 보호 역할을 하겠다고 나선 것은 자가당착이라는 것이다.

4일 전인 7일 29일에도 임 경기교육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생님들의 보호자 역할을 하겠습니다”는 제목을 글을 올리고 ▲악성 민원으로부터의 교사 보호, ▲문제학생의 분리 교육 처분, ▲관련 법조항 개정 등 법적 문제 대응 등을 통해 교사들이 교육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하지만 장애학생들의 교육 환경 개선이나 현재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특수교사 배치나 특수교육지도사 등 전담 보조인력의 지원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월 26일자 서울신문은 경기 지자체들이 ‘특수교육지도사’ 인건비 지원을 포기하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서울신문은 당초 경기도교육청과 함께 부담하던 장애학생 교육 보조인력인 ‘특수교육지도사’ 인건비 지원에 경기도 시·군들이 지원을 중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특수교육지도사 인건비를 지원하는 경기도 지자체는 도내 31개 시·군 중 16개이며, 나머지 15개 시·군은 지원을 안 하거나 중단했다면서 결국 장애학생들만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자신도 특수교사라고 밝힌 한 SNS 사용자는 현재 통합교육이 이뤄지는 학교 현장에는 지적장애나 자폐성 장애를 가진 학생들에 대한 고려는 없다고 지적했다. 보통의 학생들의 평균에 맞추어져 있는 수업시간에 돌아다니거나 자신만의 루틴으로 소리를 내면 수업 방해 행동이 되고, 상급학교에 진학할수록 고도화되는 학습 내용에 이들은 무기력과 자존감 하락으로 돌발행동들이 더욱 심화되는 악순환을 거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발달장애학생의 입장에서 통합교육 현장은 행복한 공간일까?”, 의구심을 던졌다. 그러면서 “있는 그대로의 신체적·정신적 상태를 존중받을 권리가 발달장애인에게 적용되고 있는지 고민”해야 하며, 비장애학생에 맞춰 세팅된 공간과 규범 성취 수준을 적응하고 도달해야 된다고 강요하는 사회의 틀과 목표를 발달장애인에게 지속적으로 강요하는 건 분명한 사회적인 학대라는 것이다. 사회적 학대는 “상황에 따라 학대의 주체만 달라질 뿐 언제든 장애인 학대, 아동학대의 틀 속에서 교사, 부모, 관련 전문가들은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애계의 한 관계자는 역시 같은 의견을 냈다. “장애학생들의 통합교육 현장의 문제점들이 주호민 사건을 계기로 언론을 통해 낱낱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장애혐오 문제만을 지적하는 것은 달을 가리키는 데 손가락을 쳐다보는 꼴”이라며, “이참에 통합교육 현장의 특수교사·장애학생·학부모 등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교육당국의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발달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위한 관련 법정비 등 새로운 지원체계를 구축을 위해 장애인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이 남은 임기 동안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인디고 yslee506@naver.com]

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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