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계, 수어 비하 재발 방지 위해 의대협 등 차별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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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의대생들의 영상 사과와 재발 방지 등을 요구하며 기자회견
▲장애벽허물기는 25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의대생들의 영상 사과와 재발 방지 등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장애벽허물기
  • “’덕분이라며 챌린지’에 반박 댓글을 단 농인들을 법적 대응하겠다는 것에 더 화나”
  • 장애벽허물기, “의료인의 공공병원 확충 반대 두고 볼 수 없어”

[더인디고=이호정 기자]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이하 장애벽허물기)이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이하 의대협), 대한전공의협의회를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 진정했다.

장애벽허물기는 25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의대생들의 수어 비하에 대한 영상 사과와 재발 방지 등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의대협은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 정책에 반발하며 ‘덕분이라며 챌린지’를 ‘덕분에 챌린지’를 희화하면서 ‘존중’의 수어를 뒤집어 누른 손 모양을 대표 이미지로 사용하여 농인들의 비난을 받는 등 문제가 제기됐다.

장애벽허물기는 “수어를 희화한 챌린지로 부정적 시각이 늘까 걱정이다. 그리고 진행하는 챌린지 때문에 모욕감과 상처를 받았다는 농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지난 22일 의대협이 사과문을 공지했지만 재발 방지 등 노력이 미흡하고 농인들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은 농인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게시물을 게시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병원에서 수어통역 등을 지원하지 않는 등 소통에 의한 차별이 있었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추진하려는 공공병원의 확충 등도 의료인들이 반대하고 있어 두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여수 씨는 “병원에서 농인과 제대로 소통도 못하면서 수어를 멸시한다는 생각에 더 화가 났다.”면서 “의사들은 일반인과 달리 농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의 마음을 이해할 줄 알아야 하는데 챌린지를 보면서 사회적 약자를 이해하기는커녕 이용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당사자인 유정아 씨도 “더욱 화나게 했던 것은 의과대학생들이 반박 댓글을 단 사람들에게 법적 대응하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댓글을 단 농인들을 죄인 취급한 것으로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면서 “챌린지 그림이 남아있는 곳들이 있다. 빨리 지워 달라.”며 분노했다.

장애벽허물기는 “일부 사과를 했지만 미흡하고, 관련 이미지가 지금도 게시되고 있어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을 차별 진정한다.”면서 “이러한 차별은 수어를 비하한 것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함이고, 의료기관에서 농인들에 대한 소통지원 부족을 지적하기 위함이다.”고 기자회견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수어통역이 반영된 영상 사과문을 올릴 것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을 제시할 것 ▲전공의협의회 페이스북 게시물을 즉시 삭제하고 해명할 것 등을 요구했다.

한편, 장애인차별금지법에는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이나 행동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법 제32조).”고 되어 있다. 또 한국수화언어법에서는 “국가와 국민은 한국수어를 사용하는 농인이 농정체성을 확립하고 한국수어와 농문화를 계승·발전할 수 있도록 협력한다(법 제2조).”고 밝히고 있다. [더인디고 The Indigo]

20년 넘게 과학교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1년간 더인디고 기자로 활동하며 사회적 소수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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