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벽허물기, KT ‘마음을 담다’는 광고에 의한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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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장애벽허물기
  • 농인에게 수어가 아닌 음성언어를 선택하게 하는 ‘사회적 압력’될 수 있어

[더인디고 조성민]
잊을 만 하면 광고에 의한 차별이 연이어지고 있다. 지난 해 5월에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청각장애인을 희화화했다며 ‘만화가 기안84’를 대상으로 공개사과를 요구한 적이 있다.

2018년에는 KBS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희극인이 ‘성희롱 발언’에 이어 ‘장애인 할인으로 경제적 이득을 얻는다.’는 식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더 큰 문제는 방송사가 이를 여과 없이 내보냈다는 점에서 장애인 단체는 ‘장애인 차별금지법’ 상 광고에 의한 차별과 괴롭힘 등의 금지를 이유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이하. 장애벽허물기)과 농인 7명은 현재 ‘마음을 담다’ 광고와 ‘목소리 찾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KT(케이티)를 대상으로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23일 차별 진정을 냈다.

이 캠페인은 농인의 가족(부모, 형제자매, 자녀 등)이나 친인척의 목소리를 합성하여 농인(聾人, 수어를 주 언어로 사용하는 이들)의 수어를 음성으로 변환하여 들려주는 행사이다. KT는 오늘 30일까지 목소리 찾기를 원하는 희망자(농인, 언어장애인 등)를 모집하고 있으며 이에 앞서 인공지능기술로 농인의 목소리를 가족에게 들려주는 자사의 광고를 언론 등에 내보낸바 있다.

▲ KT의 ‘마음을 담다’ 광고 중/사진=광고 화면 캡처

장애벽허물기는 “기술의 발전으로 수어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기술 구현은 자연스러울 수 있는 일이고, 농인이나 언어장애인의 경우 자신의 목소리에 대하여 궁금해 할 뿐 아니라 주변인들도 목소리를 통하여 교감하고 싶어 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그러나 “영향력이 있는 회사에서의 캠페인은 차원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진정으로 KT가 진보하는 기술을 이용해 언어를 매개로 농인 가족 간의 유대를 이어주려는 생각을 했다면, 수어에 대한 인식이 낮은 상황을 고려하여 가족이 수어를 구현하는 기술을 먼저 선보이면 좋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참석자 또한 “KT의 “마음을 담다”라는 광고를 보면서 장애를 불행하고 불쌍하게 본다는 생각에 불쾌했다.“며 ”수어를 주 언로로 사용하는 입장에서 차별받은 느낌이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KT가 내보낸 광고에는 실제 농인과 수어소통 장면이 거의 없으며, 수어를 할 수 있는 가족도 없고, 수어를 배우려는 모습도 비춰지질 않았다.

다른 한 참석자도 이에 대해 “KT뿐 아니라 우리 주변 환경이 대부분 그렇다.”며 “다만 KT 광고가 문제되는 것은 감성적인 연출로 인해 비장애인에게 목소리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수어가 아닌 가상의 목소리만을 들려주려는 것은 수어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자 한국수화언어법의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다.”고 수어의 중요성을 상기시켰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활동가 및 농인당사자들은 현재 KT가 진행하고 있는 ‘마음을 담다’ 광고 방영과 ‘목소리 찾기’ 이벤트를 유보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농인 가족의 목소리를 수어로 변환하는 광고제작을 요구하며 KT를 상대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1항 4호. 광고에 의한 차별로 진정서를 제출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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