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 39] ② 김선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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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연대 충남지부 보령지회 김선아 회원이 5월 23일 오전 11시에 열린 화요집회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모연대 충남지부 보령지회 김선아 회원이 5월 23일 오전 11시에 열린 화요집회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전국장애인부모연대

[더인디고] 고3 지적장애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딸 셋을 낳고 어렵게 가진, 너무도 사랑스러운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희귀성 난치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엄마이기에, 수없는 좌절과 맞서야 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누군가 아이에게 ‘장애인’이라고, ‘바보’라고 말하는 순간 전 참지 못하고 다가가 “너도 될 수 있어, 조심해”라고 말했습니다.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누구에게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인 양 한쪽 눈을 가리고 살아가는 분들께 조용하지만 강하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이 아픔을 간과하지 말아 달라고, 그 아픔을 이겨내려 애쓰는 우리 부모들에게 더 이상의 아픔을 주지 말아 달라고…

성인이 되는 아이를 바라보는 요즘은 너무 우울합니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지만 한 가지도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세상에 내보내는 게 아이 때보다, 더 두렵기까지 합니다. 뉴스에서 나오는 슬프고 무서운 이야기들이 공감까지 됩니다. 언제 우리는 희망을 안고, 믿음을 갖고 살아갈 수 있을까요? 지치고 나약해질 때마다 채찍질하지만 나아갈 길은 보이지 않습니다.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지원대책,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를 목 놓아 외칩니다.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일들이 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함께 길을 만들어 달라고 간곡하게 외칩니다. 깜깜한 밤에 작은 반딧불이 모아져서 저희가 가는 길에 빛과 희망을 볼 수 있게 해주세요. 성인이 되는 아들을, 국가를 믿고, 지자체를 믿어 걱정 없이 내보낼 수 있는 사회가 되어주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라봅니다.

-2023년 5월 23일 오전 11시, 화요집회 39차 중에서–

[더인디고 THE INDIGO]

반복되는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죽음을 멈춰달라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삭발과 단식에 이어 고인들의 49재를 치르며 넉 달을 호소했지만, 끝내 답이 없자 장애인부모들이 다시 거리로 나왔다. 2022년 8월 2일부터 ‘화요집회’를 통해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더인디고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의 협조로 화요집회마다 장애인 가족이 전하는 이야기를 최대한 그대로 전하기로 했다.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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