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없으면 예산도 없어”… 전장연, 탈시설지원법과 예산 투쟁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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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탈시설지원법 제정 및 장애인예산 촉구’ 결의대회 후 각 정당에 요구안을 전달하기 위해 행진하고 있다.
▲작년 10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탈시설지원법 제정 및 장애인예산 촉구’ 결의대회 후 각 정당에 요구안을 전달하기 위해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사진=더인디고
  • “거주시설 방역은 격리 아닌 긴급탈시설”
  • “누구도 시설에서 죽지 않는 사회 만들어야”
  • 장혜영 의원, “탈시설 정책 시행할 예산 자연증가분만 증가”

지금은 장애인이 장애물이 되는 사회다. 장애인이 시설에 들어가지 않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싸우겠다. -이정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회장-

장애인이 거주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서 권리를 보장받으며 완전 자립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관련법 제정과 예산 확보가 필수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28일 여의도공원 10문 앞에서 ‘탈시설지원법제정 및 장애인예산 촉구’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예산 심의를 앞둔 국회를 압박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은 “21대 국회에 장애인의 생존권과 관련된 21개 법 제・개정을 요구해왔으나, 만 65세가 되면 활동지원서비스가 중단되거나 축소된다. 장애인복지법으로는 우리 생활을 보장받을 수 없다.”면서 “안정적으로 살기 위해 예산이 확보되어야 한다. 2021년 장애인 예산 총 요구액은 6조 7,515억 원인데 정부안은 2조 5,153억 원으로 3분의 1도 못미친다. 우리의 삶은 예산과 직결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전장연에 따르면 내년도 장애인 예산 요구안은 주요 부처별로, 보건복지부는 6조 3,544억(정부안 2조 4244억), 국토교통부 3,024억(정부안 644억), 고용노동부 120억(정부안 39억), 교육부 195억(정부안 15억), 문화체육관광부 284억(정부안 208억)이다.

예산 요구안에는 ▲장애인연금, ▲장애인활동지원, ▲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지원, ▲주간활동서비스의 보편적 시행, ▲뇌병변장애인지원 등을 비롯하여 총 22개 장애인 정책의 예산 증액 요구가 담겨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좌)과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권달주 상임대표(우)가 발언하고 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좌)과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권달주 상임대표(우)가 발언하고 있다./사진=더인디고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권달주 상임대표는 “경기도는 거주시설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이제 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사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많은 거주시설이 집단감염으로 코호트 격리되었다. 특히 대면서비스가 없으면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여주 라파엘의집도 집단감염으로 격리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판 고려장이 자행되는 요양시설, 장애인시설을 법 제정을 통해 하루 빨리 없애야 한다. 거주시설 방역 대책은 격리가 아니라 긴급탈시설이다.”고 주장했다.

결의대회에서 연대발언에 나선 장혜영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우리나라는 위기에 강한 나라라고 했다. 그런데 위기에 취약한 국민들이 이렇게 나와서 투쟁하고 있다.”면서 “집단거주설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나는 것을 K 방역이라고 하면 부끄러운 일이다. 이전에도 장애인 탈시설을 외쳤고 생존권 보장을 요구했다.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가장 취약한 국민의 안전부터 보장해야 한다는 것을 코로나가 알려줬다.”면서 “시혜와 동정을 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평범하게 살아갈 권리를 원하는 것이다. 예산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지만, 올해 추경을 세 번이나 했다. 장애인 예산, 탈시설 정책을 시행할 예산이 자연증가분 말고는 증가하지 않았다. 탈시설 예산 확보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정의당 장혜영 원내수석부대표(좌)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김정하 상임활동가(우)가 발언하고 있다.
▲정의당 장혜영 원내수석부대표(좌)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김정하 상임활동가(우)가 발언하고 있다./사진=더인디고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김정하 상임활동가는 탈시설지원법이 왜 필요한지를 설명했다. “법이 없어도 탈시설 지원하면 될 것 아니냐고 하지만 법이 없으면 지원도 예산도 없다.”면서 “시설에서 밥 세끼 먹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존엄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도 시설에서 죽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운이 좋아서 장애인 지원주택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성인 발달장애인, 정신장애인, 노인사회로 치닫는 사회에서 모두가 권리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투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장연이 요구하는 장애인탈시설지원법에는 ▲장애인 거주시설, 정신요양시설 단계적 축소 및 10년 폐쇄 등을 명시하고 있다. 또 궁극적으로 ▲탈시설장애인에 대한 초기정착 지원 및 지원주택 제공 ▲탈시설장애인 30명당 1명의 장애인주치의 배치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전장연은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보건복지부는 2018년 탈시설민관협의체 등을 꾸려, 장애계와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협의체에서 논의된 계획 및 예산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으며, 회의 마저도 1년 넘게 열지 않는 등 국정과제 이행의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복지부가 앞장서서 국정과제가 수행될 수 있도록 ▲탈시설민관협의체 재개, ▲탈시설로드맵발표 등 정책적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하며 “2021년 4월 20일까지 장애인탈시설지원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전국 집중 결의대회를 가질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 마치고 전장연은 “장애인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2021 장애인 정책 예산 요구안에 국회는 응답해야 한다”며 원내 정당으로 행진을 했다. 이어 국민의힘, 정의당,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각각 방문하여 요구안을 전달했다.

28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탈시설지원법 제정 및 장애인예산 촉구’ 결의대회 후 더불어민주당에 예산 요구안을 전달했다.
▲28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탈시설지원법 제정 및 장애인예산 촉구’ 결의대회 후 더불어민주당에 예산 요구안을 전달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28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탈시설지원법 제정 및 장애인예산 촉구’ 결의대회 후 국민의힘에 예산 요구안을 전달했다.
▲28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탈시설지원법 제정 및 장애인예산 촉구’ 결의대회 후 국민의힘에 예산 요구안을 전달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28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탈시설지원법 제정 및 장애인예산 촉구’ 결의대회 후 정의당에 예산 요구안을 전달했다
▲28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탈시설지원법 제정 및 장애인예산 촉구’ 결의대회 후 정의당에 예산 요구안을 전달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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