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호트 격리는 ‘집단 살해’… 긴급탈시설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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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9일 경기도 여주 라파엘의집 코로나 감염 대책 ‘긴급탈시설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9일 경기도 여주 라파엘의집 코로나 감염 대책 ‘긴급탈시설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 전장연, “라파엘의집 거주장애인 긴급 이송 촉구”
  •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인권위에 진정

지난 10월 24일, 경기도 여주 라파엘의 집 입소자 한 명이 확진을 받은 뒤로 건물이 통째로 봉쇄되는 코호트 격리가 진행되었다. 코호트 격리로 불과 사흘 사이 30명 이상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해 탈시설의 시급함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10월 29일 경기도 여주 라파엘의집 코로나 감염 대책으로 ‘긴급탈시설’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장연에 따르면 라파엘의집 내 집단확진자 중 거동이 불편한 하지마비 장애인이 다수로, 중증장애인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위기에 노출되었다. 라파엘의집뿐만 아니라 수많은 장애인 거주시설에 대한 코호트 격리로 다수의 중증장애인이 확진되고 있다.

세계장애인권단체 및 유럽자립생활네트워크 등에서는 ‘코호트 격리’가 아닌 ‘긴급 탈시설’ 정책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긴급탈시설을 촉구하는 손피켓/
긴급탈시설을 촉구하는 손피켓/ⓒ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장연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질병예방 및 통제센터(ECDC) 등에서도 코호트 격리 조치는 철저한 방역 지침이 지켜지는 하에서만 제한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했다”면서 “환기나 위생관리조차 쉽지 않은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에 코호트 격리는 ‘보건적 조치’가 아니라, 집단 살해나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권달주 상임대표는 “지난주에 여주 라파엘집 거주시설에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코호트 격리가 되었다. 모든 문을 걸고 완전히 봉쇄했다. 시설 안에 있는 장애인들 모두 죽더라도 지역사회에 코로나가 확산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근 일주일 사이 667명 가운데 221명, 즉 확진자 3명 중 1명이 병원이나 요양시설의 환자나 장애인들이다.”면서 “지금부터라도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정책 만들어야 한다. 멀리 내다보는 정책은 탈시설 지원 정책이다. 장애인이 동물처럼 갇혀 사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염형국 변호사는 “장애인이란 이유로 시설에 가두고 시설에서 코로나가 걸렸다는 이유로 문을 닫는 사태가 벌어져서는 안 된다. 집단시설은 함께 밥을 먹고 숙식을 하기 때문에 코로나19가 더 빠른 속도로 확산된다.”면서 “누가 그곳에서 살고 싶겠나? 자기결정권 보장과 탈시설을 더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도 “장애인거주시설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증상이 없지만 밖으로 나오면 위험하니 시설에만 있어라, 외부에서도 못들어가게 할게’ 이런 조치가 최소한의 방역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것은 수차례 반복되었다.”면서 “과연 코호트 격리 문제를 떠나서 방역 대책이 옳은가, 정당한가 얼마나 반인권적이었나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증상이 없는 비장애인에게 ‘앞으로 집에서 꼼짝도 하지고 2주 동안 밖에 돌아다니지 마세요’라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면서 “그냥 지역사회에서 있는 것보다 돌봄시설에 있을 때의 사망률이 최고 62%라고 한다. 시설에 격리시키는 방법이 아니라 그 위험한 공간에서 빼내는 것이 중요하다. 응급으로라도 탈시설을 해야한다.”며 현 정부 대책을 강하게 질타했다.

전장연은 기자회견 후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이항진 여주시장을 인권위에 진정한다고 밝히고 진정서를 제출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인권위에 29일 경기도 여주 라파엘의집 코로나 감염 대책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인권위에 29일 경기도 여주 라파엘의집 코로나 감염 대책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더인디고 THEINDIGO]

20년 넘게 과학교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1년간 더인디고 기자로 활동하며 사회적 소수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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