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어려운 행동은 ‘의사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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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17일 오후 3시에 발달장애인의 어려운 행동과 관련된 주제로 컨퍼런스를 열었다.
서울특별시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17일 오후 3시에 발달장애인의 어려운 행동과 관련된 주제로 컨퍼런스를 열었다./사진=더인디고
  • 발달장애인의 성행동은 정상적 변화이며 성장… 모든 행동은 메시지

발달장애인의 어려운 행동의 원인과 특성에 대한 이해 부족, 행동 중재 방법의 미흡 등으로 장애인복지 현장 종사자들이 곤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체 발달장애인의 5~15%에서 나타나는 어려운 행동 또한 ‘의사표현’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특별시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하 서울옹호기관)은 17일 오후 3시에 발달장애인의 어려운 행동을 주제로 컨퍼런스를 열었다.

이번 컨퍼런스는 지난 2년 간 진행되었던 컨설팅 사례를 바탕으로 발달장애인의 행동을 성공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주제로 구성됐다.

먼저 서울시 중구장애인복지관 정진옥 관장은 ‘발달장애인의 성행동 이해와 지원’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정 관장은 “발달장애인의 성행동이 어려운 행동인가”라고 반문하며, “그것은 발달장애인의 성호르몬으로 인해 느끼지 못한 정서, 감정이 올라오는 것으로 인간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변화이고 성장해 가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른으로 변해가는 과정으로 아이가 아닌 성인으로 대해야 한다. 누구나 친밀해지고 싶은 욕망이 있고 그것은 인간에 대한 친밀감의 표현이고 사랑과 관심을 얻고 싶은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행동만 보지 말고 사람을 다각적, 심층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발달장애인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거주시설 학대 경험이 있는지 등의 생애력, 부모와의 관계, 생물학 나이, 장애특성, 의료적 조건(병), 인적 환경, 물리적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소통과지원 연구소 정유진 국제행동분석전문가(BCBA)는 발달장애인에게 행동지원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 가족과 종사자와 자문, 코디네이터의 협력과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행동지원을 사업의 일환으로 생각하는 것부터 끊어야 한다”며 “행동지원을 외부 컨설팅을 끌고 오는 것이 아니라 기관 안에 내재되어 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써야 하는 것이다. 필요성에 대한 자각과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유진 씨에 따르면 종사자들은 ‘행동지원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관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함께 노력해야 하는데, 기관에서 알아서 하라는 태도를 보일 때 답답하다’ 또는 ‘약물이 모든 어려운 행동을 다 해결해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약물 복용으로 좋은 변화를 기대할 수도 있는데, 약물복용을 입 밖에 내기도 어려울 만큼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가족들을 간혹 만나게 된다’는 등의 답답함을 호소한다.

이에 대해 정 씨는 “가정의 협력을 행동지원 컨설팅의 전제조건으로 고려하게 되면 비협조적인 가족을 만날 경우 컨설팅의 초기부터 패배감을 갖게 될 수 있다”면서 “컨설팅에 참석하지 못하는 가족을 위해 회의, 중재, 변화 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드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도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보다는 기관에서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상황을 전달해드리고 컨설팅과 중재의 필요성을 안내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발달장애인의 행동은 곧 의사소통이라는 설명도 나왔다.
소통과지원연구소 김성남 소장은 “중증발달장애인은 자신의 내적 상태나 욕구를 표현할 때 행동으로 나타낼 수 있다. 명확한 의사소통의 의도가 아니어도 의사소통 시도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모든 행동은 메시지이며 의사소통의 기능을 가진다”고 언급했다. 또한 의사소통의 기반이 되는 상호작용 기술의 예로는 ▲상대에게 주의를 집중하기 ▲주의를 공유하기(함께 관심두기) ▲공유된 관심을 활동으로 발전시키기 ▲행동(발성 포함)을 주고받기 ▲시선을 적절히 사용하기 표정을 파악하고 표현하기 ▲신체 접촉, 스킨십 적절히 사용하기 등을 들었다.

김 소장은 “의사소통은 개인과 세계 사이의 통로로 심한 지적장애 및 중복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전형적인 발달을 보이는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며 “실제 차이점은 사용 가능한 기술의 정교함의 범위와 수준, 상호작용의 역할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SISO 감각통합상담연구소 지석연 소장은 “발달장애인의 행동을 참여행동과 어려운 행동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어려운 행동에 대해서는 포괄적, 통합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안정되고 규칙이 잘 확립된 일상 활동을 하며 조절을 돕는 활동과 함께 행동중재와 약물치료를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관성 있게 지원하기 위해 기관과 가정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하고 싶은 활동은 일정하게 루틴을 만들고 ▲잘 하는 활동과 잘 하는 행동을 격려하는 방식으로 소통할 것 ▲말, 비언어 행동으로 의사소통하기 ▲도전적 행동이 의사소통인지 확인하고 소통할 것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컨펀런스 내용은 유튜브 ‘서울특별시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채널로 접속하여 다시 볼 수 있다. [더인디고 THEINDIGO]

20년 넘게 과학교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1년간 더인디고 기자로 활동하며 사회적 소수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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