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장애 차별과 정상성 운운한 김종인 대표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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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국한부모연합(이하 한부모연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인권단체들이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양한 가족을 포괄하는 건강가정기본법 전면 개정’을 촉구했다./사진=더인디고
16일 한국한부모연합(이하 한부모연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인권단체들이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양한 가족을 포괄하는 건강가정기본법 전면 개정’을 촉구했다./사진=더인디고
  • 가부장・이성애 혼인 등만 ‘정상가족’으로 규정
  • 인권단체, 다양한 가족 포괄토록 건강가정기본법 개정 촉구

[더인디고=이호정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비정상’ 발언에 인권단체들이 ‘사과’ 촉구와 건강가정기본법 전면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16일 한국한부모연합(이하 한부모연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인권단체들은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양한 가족을 포괄하는 건강가정기본법 전면 개정’을 촉구했다.

지난 2월 9일 김종인 위원장은 서울의 미혼모생활시설을 방문하여 시설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던 중 “아이를 태어나게 한 어머니가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정상적인 엄마가 별로 많지는 않은 것 같고, 아이는 제대로 잘 보육해서 정상적으로 잘 자랄 수 있도록 보호를 해야 하는데, 정신적으로 굉장히 취약한 상태에 있어 잘 보육하기가 힘들지 않겠나”라는 발언을 했다.

한부모연합은 “현 건강가정기본법은 목적을 ‘가족해체 예방(제9조)’, ‘이혼예방 및 이혼가정지원(제31조)’에 둠으로써 가족 정상성에 기반하고 있고 ‘건강가정’이라는 용어는 1인 및 비혼가구 급증에 따른 다양한 가족을 포괄하지 못하는 차별적 의미를 담고 있다”며 “이제 ‘가족정책기본법’으로 명칭을 바꿔 가족 전반을 포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가족정상성’이라는 가치 아래 여성의 재생산권은 묵살된 채 결혼이나 출산을 강요받고 있으며, 비혼상태에서의 양육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입양이나 영아 유기로 이어지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족구성권연구소 김소형 연구위원은 “정신, 지적장애를 비하하는 장애 차별 발언부터 ‘임신하게 한 상대방을 찾을 수 있지 않겠냐’는 정상가족 논리에만 관심 있는 발언은 인권 의식을 여실히 보여준다”면서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도, 이성애 혼인제도, 두 명의 부모와 유자녀 가족만을 ‘정상가족’으로 규정하고 인정하는 것은 오래된 한국 사회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 연구위원은 “건강가정기본법과 민법은 혼인・혈연・입양과 관계없이 생계를 함께 하거나 물질적, 심리적으로 서로를 돌보고 책임지는 다양한 현실의 가족을 정책의 대상으로 포착하지 못할 뿐 아니라 가족 형태에 따른 편견과 차별을 정당화하는 기준으로 작용한다”며 “건강가정기본법 및 민법의 가족 개념 삭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건강가정기본법은 제8조에서 “모든 국민은 혼인과 출산의 사회적 중요성을 인식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시민을 재생산을 위한 도구적 관점에서 법률혼 안에서의 출산을 정상화해왔다”며 “건강가정기본법이 아닌 가족 내부의 평등과 이를 위한 실질적 변화를 지원하는 기본법 제정 및 동성결합, 생활동반자 관계, 사회적가족 등 다양한 관계를 지원하는 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다운 정책실장도 “얼마나 힘든지 장애체험만 하지 말고 장애인을 비정상으로 규정하며 차별하고 사회 참여를 저해하도록 만드는 태도를 바꾸라”면서 “지적 장애와 한부모라는 특성 때문에 양육이 힘든 것이 아니라, 이런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보육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국민은 혼인과 출산의 사회적 중요성을 인식하여야 한다. 가족 구성원 모두는 가족 해체를 예방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는 건강가정기본법의 조항도 문제로 지적했다. 정 실장은 “이 조항들은 가부장 중심의 위계 질서를 공고히하며, 가족 해체 예방이라는 미명 하에 가정 내에서 여성과 아동.청소년이 고통을 떠안게 된다”며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다양한 가족 포괄하는 건강가정기본법으로 개정 ▲사회적 돌봄시스템 구축 ▲김종인 대표의 즉각 사과 등을 요구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20년 넘게 과학교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1년간 더인디고 기자로 활동하며 사회적 소수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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