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지 내 이동수단, 편의시설 미비는 ‘차별’… 휠체어 승강설비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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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유원지 오리전기차/사진=이민호 활동가
화원유원지 오리전기차/사진=이민호 활동가
  • 인권위, 휠체어 사용자 업는 행위, 수치심과 안전사고 유발
  • 과도한 부담 등 정당한 사유에도 해당 안 돼
  • 유원지 내 관광열차에 편의시설 등 특단 대책 마련해야

[더인디고 조성민]

관광열차 등 수송 차량은 유원지나 관광지 등을 둘러볼 때 편리한 이동시설이지만, 장애인 편의시설이 설치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지난 21일 휠체어 사용자가 편리하고 안전하게 유원지를 관광하도록 이용시설인 ‘오리전기차’에 휠체어 승강설비 등 장애인 편의시설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진정인 김 모 씨는 2019년 7월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화원유원지 관광을 위해 오리전기차를 이용하려 했지만, 휠체어 승강시설 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탈 수가 없었다. 김 씨는 “유원지 관광시설의 편의 미제공은 차별”이라며 달성군수와 달성군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하 피진정인)을 상대로 진정을 제기했다.

화원유원지 오리전기차/사진=이민호 활동가
화원유원지 오리전기차/사진=이민호 활동가

피진정인은 2016년 3월부터 화원유원지를 찾는 관광객들의 교통편의를 제공하고자 약 20명이 탈 수 있는 오리전기차 2대를 상·하행선으로 나누어 총 3.2km 구간을 운행하고 있다.

차별 진정에 대해 피진정인은 “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탑승할 경우 동행한 일행 및 전기차 운전원의 도움을 받아 다른 사람들과 같이 탑승할 수 있다”며 “또한 전기차 입구 매표소 등은 아스팔트 도로로 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불편함 없이 이동 가능하고, 상행 종착지 전망대 매점에서 휠체어 무료대여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오리전기차는 관광객들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일종의 편의 이용시설로서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오리전기차를 이용할 권리가 있으며,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불합리하게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진정인은 전기차 운전원 등 인적서비스를 제공한다지만, 다른 관광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휠체어 사용 장애인을 누군가가 휠체어에서 분리하여 등에 업거나 안는 등의 방법으로 탑승하는 경우 장애인에게 수치심을 주거나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아스팔트 도로라 하더라도 상당한 경사로 인해 오리전기차도 왕복 20여분 이상이 소요되는 거리를 휠체어를 사용하여 이동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며 “오리전기차에 휠체어 승강설비 등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추지 않아 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화원유원지 관광의 제한을 받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5조(재화·용역 등의 제공에 있어서 차별금지) 제1항 및 제24조(문화·예술활동의 차별금지)의 2를 위반한 차별행위”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정당한 사유’에 대해서도 “다른 지자체의 경우 훨씬 과도한 비용이 수반되는 휠체어 승강설비 등이 장착된 시티 투어버스 등을 운행하는 사례가 있다”며 “오리전기차에 휠체어 승강설비 등을 설치하는 데 있어 피진정인들이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과도한 부담이거나 현저히 곤란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정했다.

김 씨의 차별 진정을 지원한 이민호 대구15771330장애인차별상담전화네트워크 활동가는 더인디고와의 통화에서 “인권위가 휠체어 승강설비 등 편의시설을 갖추지 않은 달성군과 시설관리공단에 개선을 권고한 것에 대해 당연한 결과지만 환영한다”면서도 “피진정인들은 과도한 부담 등 정당한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이른 시일 내 개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휠체어 사용 당사자이기도 한 이민호 활동가는 “지난 2016년 3월, 대구 비슬산휴양림에 있는 ‘반딧불이 전기차’를 이용하려 했으나 역시 승강설비가 없어 탑승조차 못 해 인권위의 개선 권고를 끌어낸 적이 있다. 현재 오리전기차와 함께 해당 공단과 면담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는 이동권 투쟁 20주년이 되는 해로, 일상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유원지 내 이동 수단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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