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국정과제 ‘탈시설 로드맵’… 시설유지·20년간 지역사회 자립지원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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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2일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의를 마치고 탈서실 로드맵과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장애인복지법 개정 등 안건을 중심으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KTV 캡처
▲양성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2021년 8월 2일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의를 마치고 탈시설 로드맵과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장애인복지법 개정 등 안건을 중심으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KTV 캡처
  • 文 공약 ‘탈시설 로드맵·권리보장법 제정’… 장애인복지법 개정 방향 확정
  • ‘22~’24년 시범사업, 25년부터 매년 740명 자립지원… ‘41년 완성
  • 거주시설 신규 개소 금지하되 원스트라이크 아웃 실시
  • 시설유지 여부, 이행예산, 법 제정 등 문제 제기 이어질 듯

[더인디고 조성민] 문재인 정부 집권 5년 차에 들어 장애인 탈시설 로드맵과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등 수년간 논의만 이어온 국정과제가 제 모습을 드러냈다.

2018년 하반기에 발표하기로 했던 탈시설 로드맵의 공식 명칭은 ‘탈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로드맵(탈시설 로드맵)’으로 확정됐다.
기간은 내년부터 3년 동안 시범사업을 거쳐 20년 동안 단계별 시행, 2041년에야 완성한다는 목표다. 그동안 거주시설 신규 개소는 금지하되 거주인의 자립생활을 촉진할 수 있는 거주시설 변환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계획이다.

▲탈시설 단계별 추진. 자료=보건복지부
▲탈시설 단계별 추진. 자료=보건복지부

정부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의 기본 이념과 내용을 반영한 ‘장애인권리보장법’도 제정한다.
해당 법은 장애인 권리 주체성을 명확히 하고, 국가 및 지자체의 책무성 강화, 장애인 관련 개별 법률과 유기적 체계를 아우르는 기본법 성격을 지닌다. 또 이에 따른 현행 장애인복지법을 복지 서비스지원 총괄법 형태로 개정한다.

정부는 2일 오후 2시 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23차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양성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회의결과를 브리핑하며 “탈시설 자립지원 로드맵과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은 장애인등급제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에 어어 국정과제의 성공적 마무리를 위한 조치”라며 이번 논의 배경을 밝혔다.

양 차관은 또 “1981년 ‘심신장애자복지법’ 제정 이후 40년 동안 보호가 필요한 장애인을 위해 ‘시설 중심’의 정책을 펼쳐왔다”면서 “하지만 장애인 부모와 당사자의 노령화 등 늘어나는 사회적 돌봄을 감당하기에는 일부 시설의 경우 집단통제와 반복된 인권침해, 그리고 코로나19 집단 감염에 취약한 한계가 있는 만큼 앞으로는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 정부 탈시설 로드맵은 3년간 시범사업, 매년 단계별 자립지원 등 20년 동안 완성

‘20년 기준 장애인거주시설은 총 1,539개, 거주 인원은 2만9천여 명으로 조사됐다. 이 중 단기·공동생활가정 제외 시 거주시설 628개, 거주 인원 24,481명에 달한다. 최근 5년 동안 장애인 거주시설은 소폭 증가하다 작년부터 감소하는 대신 단기·공동생활가정·중증장애인시설 중심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20년 기준, 장애인 거주시설 현황. 자료=보건복지부
▲2020년 기준, 장애인 거주시설 현황. 자료=보건복지부

또 정부가 지난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장애인 거주시설 2만4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거주자 평균 연령은 만 39.4세(영유아 제외)였으며, 중증장애인이 98.3%로 대다수였고, 발달장애인은 전체 80% 이상을 차지했다.

이들의 평균 입소기간은 18.9년, 무연고자 비율은 28%, 의사소통 가능 시설 거주자는 40.7%(실제 대면조사 시 본인 응답은 28.5%인 6,035명만 가능)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6,035명 대상으로 탈시설 욕구를 조사한 결과는 ‘시설에서 나가고 싶다’가 33.5%(2,021명) 지만, ‘그렇지 않다’는 59.2%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러한 여건을 감안 ‘22년부터 ’24년까지를 시범사업 기간으로 두고, 법 개정과 인프라 구축 등 탈시설·자립지원 기반 여건을 조성한다. ‘25년부터는 5년 단위로 각 740명, 610명, 500명, 450명 수준의 탈시설 지원을 추진, 2041년 지역사회 전환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로드맵 이행을 위한 분야별 중점 추진과제로는 ▲장애인의 주거선택권 보장 ▲탄탄한 자립경로 구축 ▲독립생활을 위한 사회적 지원 확대 ▲거주시설을 지역사회 자립을 촉진하는 기관으로 전환 ▲시설에 있는 동안 안전하고 자유로운 거주시설 노력 ▲민간-공공 간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 등을 제시했다.

■ 장애인 시설 1539개소의 2만 9천명의 장애인은? 매년 자립지원 조사… 인권침해 시설과 꽃동네 등 대형시설 우선 추진

▲장애인거주시설과 공동생활 가정 등 대상별 지원방향. 자료=보건복지부
▲장애인거주시설과 공동생활 가정 등 대상별 지원방향. 자료=보건복지부

대상별 추진 방향은 ▲장애인 거주시설 628개소 2만4천여명 중 자발적 퇴소희망자 2천명부터(미성년 480명) 단계적으로 지역사회 거주전환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매년 자립지원을 조사해 지원대상을 발굴한다.

‘22년부터 인권침해 시설은 먼저 거주인 지역사회 전환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현재 충남 보령 정심원과 경기 가평 꽃동네 등 200인 이상 거주시설 2개소와 100인 이상 23개소 등 대규모 시설부터 단계적으로 거주전환을 지원한다. 그 외 시설거주 희망 장애인에 대해서는 시설 변환을 통해 자립생활을 지원한다.

이어 ▲공동생활가정 거주장애인 2천9백명에는 공동생활가정 운영개편을 통해 거주자 중심 주거환경 제공하고 ▲’19.7.∼’20.8. 기간 동안 시설 입소 적격 판정을 받았지만, 거주시설 입소대기 중인 장애인 6백여명, 그리고 성인 중증 발달장애인 등 시설입소 잠재 수요자는 주거·돌봄·의료 등 서비스 통합연계를 통해 지역사회 내 생활 지원을 강화한다.

정부는 그 밖에도 자립지원 시범사업을 통해 자립지원사 배치, 주거환경개선 및 건강검진비 지원 등 사전준비 단계에서부터 초기 정착지원까지 자립경로를 구축한다. 또 장애인 편의시설이 설치된 공공임대주택 공급, 주거유지서비스개발, 장애인 일자리 확충 등을 통해 독립생활을 위한 사회적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장애인거주시설은?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외 기능 보강 등 유 중심

하지만 정부의 탈시설 로드맵은 일부 단체들의 주장하는 시설폐쇄보다는 기능보강 등 기능개편에 초점을 뒀다.

의료 등 전문서비스 제공기관과 지원주택 등을 제외한 거주시설 신규 설치는 금지하더라도 현 거주시설을 ‘주거서비스 제공기관’으로 명칭을 변경, 24시간 지원이 필요한 장애인에게 전문서비스 제공 등 기능 변환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20년 전수조사 결과 스스로 음식물을 넘기지 못하거나 자세변경 지원 등 24시간 서비스가 필요한 아동 및 성인 4,397명(성인 3천7백명, 아동 7백명)은 전체 시설거주자의 18%로 파악된다.

희망 시설에 한해 시설 퇴소 장애인에 대한 주거유지서비스 지원기관으로의 전환도 지원한다. 또 지역사회 전환 의지가 있는 장애인 거주시설 4개소를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시설전환 컨설팅 사업을 공모 중이며, 선정된 기관은 3차년에 걸쳐 거주인,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시설 전환 과정 컨설팅 지원 등을 실시한다.

24년까지 단기·공동생활가정이 고유 운영 목적에 부합하도록 전반적인 시설점검 및 운영기준도 정비한다.

아울러 장애인이 시설에 있는 동안 당사자 중심의 시설로 운영한다. 이를 위해 생계급여를 본인에게 직접 지급하고 24년까지 독립생활공간(UNIT) 단위로 인원, 설비 등의 규정과 시설 유형 이용자 특성을 고려한 장애인 거주시설 서비스 최저기준을 개선한다.

장애인 학대 범죄 발생 시설에 대해서는 기존 3차례 위반이 아닌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하고 운영비 지원을 중단하는 등 단호한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과 장애인복지법 전면개정 추진

이날 회의에서는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및 장애인복지법 전면개정 방향도 심의, 의결했다. 관련 법안의 내용은 탈시설 로드맵 이행을 위한 법적 뒷받침과도 무관치 않다.

관련하여 정부는 UN 장애인권리협약 내용을 중심으로 변화하는 장애인 정책의 패러다임을 반영한 ‘장애인권리보장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장애의 원인을 ‘개인의 손상과 사회 환경과의 부적절한 상호작용’으로 보고, 그 해결책으로 사회 환경의 변화를 추구하는 ▲사회적 장애 개념을 도입하여 ▲장애인 복지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고, ▲장애영향평가를 도입하여 정부 주요 정책의 수립단계부터 장애인차별 요소에 대한 평가 및 시정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역사회 자립생활 보장 등 장애인권리협약의 기본권 등을 명문화하고, ▲학대 행위가 발생할 경우 즉각적으로 개입하는 시정 명령 실시 제도를 도입하여 장애인 학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더불어 지난 40년 동안 장애인 정책의 기본법 역할을 해온 장애인복지법은 장애인 대상 서비스·급여의 지원 대상·신청 절차 등을 정하는 복지지원 총괄법으로 개편한다.
개정안은 지역사회 자립생활을 위해 필요한 지원 내용과 방법 등을 신설한다. 또 장애인 복지 지원 대상을 확대를 통해 장애인 등록을 하지 않아도 특정한 사유로 지원이 필요한 경우 지원 신청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을 신설한다. 장애인 등록, 서비스 신청, 종합조사, 사례 관리, 개인별 지원 계획 수립 등 장애인 복지 지원 절차 등도 체계화한다.

양 차관은 브리핑을 통해 “이번 두 안건은 장애인을 시혜의 대상이 아닌, 당당한 권리의 주체로 인정하는 것이자 그동안 있었던 장애계의 오랜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며. “특히 장애인 탈시설 정책은 40년간 지속해 온 시설 보호를 지역사회 자립 지원이라는 대전환”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스웨덴, 캐나다 등 서구 여러 나라는 1960년대부터 30.40년에 걸쳐 탈시설 정책을 진행해오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도 장애인 지역사회 정착 생활 환경 조성을 국정 과제로 선정하고, 최초로 국가 차원의 중장기 탈시설 지원 로드맵을 마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뼈대만 드러난 로드맵채워야 할 내용 많다

한편 탈시설 로드맵 발표를 앞두고 장애계를 비롯한 이해당사자 간의 갈등이 표면화된 데다 이는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탈시설 기간과 시설 존치 등의 문제는 물론 20년 동안의 이행 예산과 24시간 지원체계, 그리고 당장 탈시설지원법 제정 등을 놓고도 이해당사자에 따라 문제 제기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분위기는 회의 때도 감지됐다.
회의에 참석한 한 민간위원은 본지(더인디고)와의 전화 통화에서 “대부분 탈시설에 동의하면서도 ‘그 시기와 현 지역사회 인프라 등의 우려’를 표한 반면, 일부 위원은 ‘탈시설 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면서 “하지만 정부 방향이 공개된 만큼 남은 일은 구체적 이행방안을 만들어 가는 것인데, 그러기에는 법적 근거와 예산도 미비하고, 지역사회 인프라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보니 갈등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참석 민간위원도 “이미 지역사회의 충분한 지원 체계도 없는 로드맵 안을 사전에 확정해놓고 각자 2분간의 발언으로 논의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게다가 의견수렴을 하고도 이에 대한 반영이나 조정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를 의식한 듯 양 차관은 브리핑을 마무리하며 “이번 로드맵과 장애인정책조정위에서 제기된 내용에 대해 장애계와 지속해서 소통하며 단계적으로 정책을 추진해나가겠다”면서 “특히 장애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걱정하지 않으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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