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선의 무장애 여행] 푸른 바다의 힘, 시화호나래조력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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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전망대에서 본 시화호 풍경ⓒ전윤선
▲달 전망대에서 본 시화호 풍경ⓒ전윤선

[더인디고=전윤선 집필위원]

전윤선 더인디고 집필위원
전윤선 더인디고 집필위원

푸른 바다의 힘을 여과 없이 볼 수 있는 시화호나래조력발전소. 서해의 물길이 하루 두 번 시화호로 들락거릴 때마다 거대한 에너지로 변환된다. 시화호엔 거대한 길이 만들어지고 그 길 아래로 밀물과 썰물이 오가며 호수를 건강하게 한다. 드넓은 물길을 막아 자동차 길을 만들고 자전거 길과 보행로도 만들어냈다.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물길도 돌리고, 무겁고 거대한 쇳덩이가 하늘을 날고, 바다를 유유히 떠다니고…….

안산 시화호조력발전소는 거친 자연을 극복해 인간 문명과 어우러지는 과학과 건축의 집합소다. 시화호 주변은 해양레저 시설과 문화관광자원을 아울러 수변도시의 꿈을 이룬 곳이다. 시화호조력발전소는 세계적 명소로 도약하는 공원으로 시화지구 전체를 포용한다. 시화호나래조력발전소는 날개를 펼치듯 널리 알려지고 미래를 향해 솟아오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밝고 경쾌하며 상승과 도약의 이미지를 함축하고 있어 시화지구가 드높게 도약하여 세계적 명소로 거듭나는 염원을 담고 있다.

▲달 전망대ⓒ전윤선
▲달 전망대ⓒ전윤선

먼저 하늘을 향해 높이 서 있는 달 전망대로 올라가 봐야 한다. 시화호수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달 전망대는 승강기를 타고 순식간에 올라와 시화호 주변 서해를 조망할 수 있는 시화 지역의 랜드 마크다. 달 전망대에는 푸른 바다 품에 안겨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주변 풍경이 동화 속 같다.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다 용서될 것 같고 세상은 티끌처럼 작아 보인다. 하늘을 나는 느낌이 이런 기분일까? 바다 위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갈매기와 통할 것 같다. 달 전망대에는 하늘 위에서 우아하게 커피도 즐길 수 있는 카페도 있다. 그곳에서 향긋한 커피를 마시면 하늘 정원의 주인 같다. 여유 한잔에 시간은 보내고 전망대를 빙 둘러보다 발아래 천 길 낭떠러지와 맞닥뜨렸다. 투명 강화유리로 발아래가 다 보이니 심장이 오그라든다. 무거운 전동휠체어로 지나가면 유리가 깨지지 않을까 망설여진다. 마음을 다잡고 천천히 강화유리를 통과하면서 달 전망에서만이 즐길 수 있는 놀이에 신이 난다. 달 전망대 한 바퀴 빙 도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아 한 바퀴 더 돌며 주변 풍경을 스캔하듯 마음속에 저장해 다른 장소로 발길을 이어간다.

전망대와 이어진 낮은 건물은 나래문화관이다. 나래문화관은 시화 호수 역사와 문화, 자연이 한데 모여 있다. 환경과 에너지의 진화 과정에서 자연과 인간의 공존의 삶을 질서 있게 전시해 놨다. 에너지의 메카로서의 무한성장을 발산하는 지리적 특수성은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다.

2층 어린이 에너지 놀이방은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체험을 통해 알 수 있다. “옛날에는 어떻게 가축의 힘을 이용하였을까요?”에서는 방아를 돌려 에너지가 생성되는 것을 체험하고, 사람의 힘과 동물을 이용해 동력을 얻어 농사를 짓는 과정을 쉬운 설명으로 체험을 할 수 있게 했다. 동물의 배설물로 화력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은 휠체어 사용 장애인도 접근 가능하다. 동물의 배설물은 인간이 가장 손쉽게 얻는 에너지이기도 하다.

인도에서는 에너지의 20%를 소똥을 이용해 만든다고 한다. 소똥을 호떡 정도 크기로 넓적하게 펴서 햇볕에 말리면 장작처럼 잘 탄다. 2005년 휠체어 타고 두 달간의 인도 여행 중 시골 마을 어디나 지붕에서 소똥을 말리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었다. 타르사막을 여행할 때도 소똥을 이용해 음식을 해먹었다. 사막에 널려 있는 바싹 마른 소똥으로 불을 지펴 카레를 만들고 짜빠띠도 굽고 짜이도 끓였다. 에너지 방에서 인도행의 추억이 소환됐다. 문화관을 빠져나와 시화나래조력공원으로 발길을 이어갔다.

▲조력공원ⓒ전윤선
▲조력공원ⓒ전윤선

조력공원은 바닷물을 이용해 만든 빛을 상징하는 공원이다. 서해의 물결과 신재생에너지의 순환을 주제로 조력발전소 건설과정에서 발생한 토사를 이용해 친환경적으로 조성된 해상공원이다. 여가공간, 휴식공간, 편의공간으로 조성돼 다양한 즐거움을 주는 곳이다. 공원을 거닐다 보면 이야기 산책로로 자연스럽게 길이 연결된다. 소곤소곤 조근조근 이야기 산책로를 걸을 때 어디선가 소리가 들린다. 산책로에서는 사람도 이야기꽃을 피우고 갈매기도 이야기한다. 산책로 한편의 벤치에서 바다를 보며 여행 이야기를 수평선으로 보낸다. 길은 평탄하고 단차가 없어 휠체어 사용자와 보행 약자도 무리 없이 산책할 수 있다.

시화호나래조력발전소는 에너지의 생성과 쉼을 제공하는 곳이다. 바다 가운데 있는 나래조력발전소는 어머니 품처럼 따스하다. 모든 것을 다 받아주니 일상에 지친 사람은 언제든 찾아와 푸념을 덜어내는 여행지이다.

-무장애 여행 동선: 정문→나래문화관→달 전망대→조력공원→이야기산책로→잔디마당→스마트가든→휘호석→빛의 오벨리스크→파도소리 쉼터→휴게소

-가는 길
⋅4호선 오이도역: 시흥 장애인 콜택시 전화: 031-488-6822
⋅4호선 안산역: 안산 장애인 콜택시 전화: 1588-5410

-장애인 화장실: 나래 문화관 1층과 달 전망대 1층, 3층, 나래 휴게소 1층
-접근가능한 식당: 달 전망대 카페, 1층 달 카페, 2층 레스토랑, 3층 커피전문점, 나래 휴게소

[더인디고 THE INDIGO]

사)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대표. 무장애관광인식개선교육 강사. 무장애 여행가로 글을 쓰며 끊어진 여행 사슬을 잇는 활동을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습니다. 접근 가능한 여행은 모두를 위한 평등한 여행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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