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점자 없는 터치패널 ‘승객용 승강기’… 장애인 이동권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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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승강기 안전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른 장애인용 승강기와 승객용 승강기, 승객용 승강기에는 버튼이나 점자표기에 대한 의무 규정이 없다. /사진=SBS 유튜브 방송 캡처
▲현행 승강기 안전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른 장애인용 승강기와 승객용 승강기, 승객용 승강기에는 버튼이나 점자표기에 대한 의무 규정이 없다. /사진=SBS 유튜브 방송 캡처
  • 김예지 의원, “기술만 내세우고 장애인 승객 외면”
  • “승강기 규정, 장애 유무 없이 모두 접근 가능해야”

[더인디고 조성민]

터치 패널을 이용해 엘리베이터 등을 이용하는 시스템이 늘고 있지만, 정작 시각장애인은 접근조차 할 수 없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음성안내와 점자가 표기된 버튼 대신 ‘터치식 버튼’만 사용해 시각장애인은 승강기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22일 SBS는 보도를 통해 “최근 고층 건물들에 설치되는 새로운 방식의 승강기의 경우 ‘터치 패널’에 가고 싶은 층을 입력해서 승강기를 예약하는 방식이라 시각장애인은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며 관련 규정 등에 대한 문제를 함께 지적했다.

김예지 의원
▲김예지 의원/ⓒ김예지 의원실

김예지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23일 “음성안내와 점자 표기 없이 터치식 패널이 설치된 승강기는 시각장애인에게 또 하나의 장벽”이라며, “장애인 승객을 위한 승객용 승강기의 접근성 규정을 마련과 궁극적으로는 장애 유무 및 유형에 관계없이 모든 편의시설에 접근성을 고려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김예지 의원은 “모든 승객이 승객용 승강기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승강기안전관리법’ 및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면서 “장애인이 겪고 있는 일상의 차별을 해결하기 위하여 끝까지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현행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장애인용 승강기’의 설치기준을 규정함으로써 장애인의 시설이용을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승강기 안전관리법 시행규칙’은 승강기의 종류를 ▲장애인용 승강기와 ▲승객용 승강기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즉 장애인용 승강기가 있다는 이유로 승객용 승강기와 관련해서는 장애인을 위한 최소한의 규정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대다수의 시각장애인들은 ‘승객용 승강기’를 비장애인과 함께 이용하는 현재 상황을 고려했을 때, 해당 규정은 시각장애인의 이동권을 침해한다는 것.

시각장애인 A씨는 “터치화된 승강기 버튼으로 인해 원하는 층에 갈 수 없거나 도움을 기다려야 한다. 층별 음성안내 뿐만아니라 버튼 음성안내 조차 없는 경우에는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어 엉뚱한 층에 내려서 길을 헤맨 적도 많다”면서 “장애인용 승강기가 규정에 있다는 이유로 승객용 승강기에 대한 최소한의 규정도 마련하지 않는 것은, 최소한의 장애인 이동권도 보장하지 못하는 면피성 대책”이라고 고집었다.

이어 A씨는“시각장애인들이 느끼는 불편함은 이뿐만이 아니다. 잘못 표기된 점자와 제각각인 버튼 위치로 인해 벽을 더듬다 다른 승객의 몸을 원치 않게 터치하는 일도 발생한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행정안전부 담당 공무원은 “승객용 승강기의 경우에도 BF인증 때문에 시각장애인의 편의를 위한 장치를 설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버튼이나 점자표기에 대한 의무 규정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한계를 밝혔다.

장애인용과 비장애인용 승강기를 나누지 않고 모든 승강기가 점자 등 촉각 표시와 음성 안내를 제공하도록 규정한 주요 선진국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사실상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접근 가능한 디자인을 위한 ADA 표준’, 영국은 ‘건물 접근 및 사용 규정’, 독일은 ‘베를린 건축규정’, 유럽연합은 ‘EN81-70’등을 통해 장애인용과 비장애인용 구분 없이 모든 승강기에 장애인 접근성을 보장하고 있다.

[더인디고 THE 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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