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지하철 시위 대응 문건’ 일파만파… 전장연 “시민·노동자 함께하자”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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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의 전장연 지하철 시위 대응 문건 일부. 교통공사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며 전장연이 어떤 조직이고 시위를 왜 하는지 등을 문건에 담았다. /사진=YTN보도 캡처
▲서울교통공사의 전장연 지하철 시위 대응 문건 일부. 교통공사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며 전장연이 어떤 조직이고 시위를 왜 하는지 등을 문건에 담았다. /사진=YTN보도 캡처
  • 교통공사, 전장연 실점 찾아내 언론플레이 강조
  • 전장연 “언론공작 문건, 사장 퇴진과 서울시 책임 물을 것”

[더인디고 조성민]

서울교통공사의 ‘장애인 단체 시위 대응지침’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교통공사 측은 홍보팀 개인이 작성한 문건에 불과하다며 회피했지만, 실제 지하철에서의 장애인 이동권 투쟁을 시민과 갈라치기 한 사례까지 확인되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YTN 보도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는 ‘사회적 약자와의 여론전 맞서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지하철 시위를 사례로’라는 문건을 통해 ‘장애인이 사회적 약자(언더도그)라는 인식 때문에 공사 측이 여론전에서 불리하다’며 싸워서 이길 구체적 대책을 담았다. 또 이 문건을 전 직원이 볼 수 있도록 공유함으로써, 머리를 맞대고 대응하자고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내용을 접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17일 곧바로 성명을 내고 “대한민국 사회에 대한 두려움과 서울시 및 서울교통공사에 대한 분노를 금치 못한다”며 “직원 개인의 일탈이 아닌 ‘서울교통공사의 언론공작 문건’으로 규정하고, 교통공사 사장의 공식 사과와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전장연은 이어 “장애인 이동권 보장 약속을 두 번씩이나 어긴, 무책임한 서울시에 더 큰 책임이 있다.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한 서울시의 공개 사과와 장애인 이동권을 완전히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장연이 혜화역 승장장에서 이동권 투쟁을 위해 선전전을 전개한다고 하자, 서울교통공사와 혜화역은 이를 막기 위해 6일 오전 7시 30분부터 9시까지 약 1시간 30분 가량 2번 출구 엘리베이터 입구를 막았다. /사진=박경석 대표 페이스북
▲전장연이 혜화역 승강장에서 이동권 투쟁을 위한 선전전을 전개한다고 하자, 서울교통공사와 혜화역은 이를 막기 위해 6일 오전 7시 30분부터 9시까지 약 1시간 30분 가량 2번 출구 엘리베이터 입구를 막았다. /사진=박경석 대표 페이스북

교통공사 측은 혜화역 엘리베이터 운행 중단을 실점 사례로 꼽고, 오히려 전장연의 이동권 투쟁 과정에서의 실점을 디테일하게 찾아 부정적 여론전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법적 대응은 승리가 확실할 때 시행하고, 물밑홍보를 펼치되, 직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응하자는 등 구체적인 지침까지 담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교통공사의 전장연 지하철 시위 대응 문건 일부. 교통공사는 전장연 시위의 실점 등을 파악, 이를 여론전에 어떻게 활용할지 등에 대한 지침도 마련했다. 실제 할머니 임종 사건을 여론전에 활용한 것으로 확인되는 대목이다. /사진=YTN보도 캡처
▲서울교통공사의 전장연 지하철 시위 대응 문건 일부. 교통공사는 전장연 시위의 실점 등을 파악, 이를 여론전에 어떻게 활용할지 등에 대한 지침도 마련했다. 실제 할머니 임종 사건을 여론전에 활용한 것으로 확인되는 대목이다. /사진=YTN보도 캡처

전장연은 이에 대해 “전장연에 대한 악의적 분석과 언론플레이로 일부 시민은 ‘장애인이 죄 없는 시민 발목 잡는다’며 지하철에서 온갖 욕설을 퍼붓고, 전장연 홈페이지와 SNS에는 혐오와 협박으로 넘쳐났다”고 말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17일 오전 YTN에 보도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링크하며 “너무 무섭고 화나고 슬프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 관리자들이야 그렇다고 치고 시민 노동자, 노동자 여러분은 이동권 보장을 위해 서울시와 기획재정부에 맞서 싸우자”며 “모두를 위한 싸움 21년을 외쳤다. 이제 이동권을 보장받고 싶다. 함께, 제발”이라는 호소의 글을 올렸다.

▲17일 YTN 보도가 나가자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 대표는 해당 보도를 페이스북에 링크하며 이번 문건에 대한 개인적 소회를 밝혔다. /사진=박경석 대표 페이스북 캡처
▲17일 YTN 보도가 나가자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 대표는 해당 보도를 페이스북에 링크하며 이번 문건에 대한 개인적 소회를 밝혔다. /사진=박경석 대표 페이스북 캡처

한편 전장연은 작년 12월 3일 ‘세계 장애인의 날’을 시작으로 법에 명시된 장애인의 권리를 권리답게 보장하는 것은 결국 ‘예산’에 달려있다며 이를 알리기 위해 지하철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17일)을 기준으로 69일째다. ‘출근길 지하철탑시다’ 캠페인을 23차례 진행한 바 있다.

해당 문건이 알려지자 18일 오전, 서울교통공사 정문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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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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