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탑승은 목숨 건 사투”… 휠체어 사용자들의 크레바스 ‘단차’와 ‘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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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단차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한 장애인 당사자들에게 소송비용을 청구했다. 더인디고 편집
▲장애인 당사자들이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단차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한 장애인 당사자들에게 소송비용을 청구했다. 사진=더인디고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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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장총, 장애인정책리포트 417호 발간

[더인디고 조성민]

장애인들의 지하철 시위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연이은 발언으로 전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가운데, 지하철 ‘단차’나 ‘연단’ 등으로 인한 이동권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한국장총)은 4일 “일상의 목숨 건 사투, 지하철 승강장에서 전동휠체어 구하기”라는 주제로 장애인정책리포트 제417호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장총은 이번 호에서 2019년 시작된 서울지하철단차 차별구제청구 소송(일명 단차소송) 과정을 통해 지하철이라는 아주 일상적인 공간에서 일어나고 있는 위험성과 그에 대한 법원과 서울교통공사의 반응, 그 반응 속에서 우리가 각성해야 할 과제들을 제시했다.

단차 사고로 소송까지 했지만분노와 차별의 779일간의 기록

. 앞바퀴가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아래로 떨어졌다. 허리는 앞으로 꺾였고 충격으로 휠체어 전원이 꺼졌다. 앞을 향했던 바퀴가 옆으로 돌아갔다. 고꾸라진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 몇 초 후면 지하철 문이 닫힌다.”

2019년 4월, 2호선 신촌역에서 휠체어 바퀴가 지하철 승강장과 열차 사이의 틈으로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사자는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시설을 방치하는 현실 고발과 함께, 앞으로 장애인 승객의 사고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하지만 2년여간 이어진 소송 결과, 원고는 1,2심에서 패소했고, 패소한 장애인이 약 1천만원 소송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렸다.

지하철은 ‘일상이 사투(死鬪)인 공간’

전동휠체어 사용 장애인들은 열차승강장 간격을 빙하나 눈 골짜기에 형성된 깊은 균열을 뜻하는 크레바스라 부른다.

간격이 넓은 승강장에서 발 빠짐 사고가 잦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1~9호선 역사에서 2004년 이전 지어진 268개역 1만8856곳 승강장 중 연단 간격이 법정 기준인 10㎝가 넘는 곳은 151개역(56.3%) 3607곳이다. 장애인들은 넓고 깊은 단차로 인해 전동휠체어 바퀴가 걸려 바닥으로 나동그라지는 사고를 당하기도 하며, 일상적인 공간이 되어야 할 지하철로부터 생명·안전에 대한 위협을 받고 있다.

차별이지만 과도한 부담”… 법원도 지하철 장애인 이동권 외면

법원은 안전발판등의 설치 여부가 차별의 근거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정당한 사유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공사 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법원은 서울교통공사 지금까지 해왔던 신촌역, 충무로역 등 일부 고무발판 설치나 직원들의 이동식 발판 서비스 도입 등을 정당한 사유로 인정했다. 하지만 실제 서비스 이용 실태를 점검한 결과, 안전은 고사하고 편의를 담보할 수 없는 상태로 정당한 편의가 제공되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그런데도 서울교통공사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된 지하철 이동의 문제를 여전히 예산과 의지를 논하고 있다. 2020년 법개정을 통해 근거를 마련했지만, 기술 도입 등 직접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 시도는 수년간 답보 상태다.

흔히 지하철은 도시의 인식 수준을 드러내는 지표라고 한다.

한국장총은 “교통약자들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경과규정’, ‘과도한 부담’과 ‘현저히 곤란한 사정’이라는 그림자 뒤에 숨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장애인정책리포트 417호 표지 이미지. 한국장총
▲장애인정책리포트 417호 표지 이미지. 한국장총

‘장애인정책리포트’는 장애당사자가 겪는 불편한 사례와 이슈를 주제로 선정해 깊이 있는 논의를 이어간다. 1999년 3월 29일 창간을 시작으로 매월 1회 발간하는 장애인정책리포트는 한국장총 홈페이지(kodaf.or.kr)의 발간자료에서 열람 가능하며, 정기구독은 전화(02-783-0067)로 문의하면 된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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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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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만
2 years ago

안녕하세요 저는 대구에서 사는 사람입니다 이준석 대표 사퇴를 해주셨으면 좋으시겠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