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 권리’…‘불평등’의 심각한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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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 권리’...‘불평등’의 심각한 요인
▲국제적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가 '이동 권리'가 '불평등'의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접근가능하고 저렴한 공공 교통 인프라 구축은 개인 뿐 아니라 사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전장연의 이동권 예산 보장 침묵 선전전을 막기 위해 서울교통공사가 혜화역에 설치한 방호 울타리 모습.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 ‘이동권’, 인종·성별·소득수준·장애에 지대한 영향 미쳐
  • 유색인종 ‘교통비’, 여성 성희롱 등 ‘안전’ 위협 느껴
  • ‘장애’는 사회적 고립과 소득, 건강, 인간관계 등 불평등 초래
  • 접근가능하고 저렴한 공공 교통 인프라 구축…사회를 위한 일

[더인디고 = 이용석 편집장]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연일 ‘장애인 이동권 예산 보장’을 촉구하는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그린피스(Greenpeace : 국제적 환경보호단체)가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의식주 외에 ‘이동권’을 마땅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라는 논조의 글을 단체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그린피스 에코페미니즘 코디네이터인 네리아 라미레즈 피리스는 게재한 글을 통해 “편리하고 안전한 이동에 필수적인 교통 체계는 모든 시민이 똑같이 누릴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예로 “유럽의 교통 체계는 비장애인이면서 중산층 이상 중년 백인 남성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이 체감하는 이동성은 인종, 성별, 소득수준, 장애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는 것. 미국의 도시 지역의 대중교통으로 60분 이상 긴 통근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유색인종 노동자들이며, 브라질에서는 교통비 때문에 34%가 “항상” 또는 “이따금씩”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하고, 26%는 교통비 부담으로 초·중·고등학교나 대학에 다니는 것을 중단했다고 한다. 여성의 경우 통근 문제는 안전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2020년에 조사된 여성의 절반 이상이 대중교통에서 성희롱을 경험했고, 로스앤젤레스의 지하철 여성 탑승자의 80%가 야간 승차에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대중교통 체계에서 간과되는 요인이 ‘장애’다.

2019년에 영국에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6% 덜 이동한다. 29개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비장애인에 비해 고립된 삶을 살고 있는데 이는 교통 정책이 그들의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린피스는 “교통 및 이동의 제약은 개인의 삶을 제한하고, 소득, 건강, 인간관계 등에 영향을 미치며, 여러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접근이 쉽고 저렴한 교통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짚었다.

▲덴마크 코펜하겐. 일부 도시에서는 휠체어나 이동용 스쿠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 도로가 설치되어 있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자전거를 탈 수 있다. © Chris Grodotzki / Greenpeace

그래야만 “더 자유롭게 사회에 참여하고 직업, 교육, 보건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교통 정책 계획 시 다양한 사람들의 접근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접근가능하고 저렴한 공공 교통 인프라 구축은 ‘이동’에 가장 취약한 사람들도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권이 보장되며, 특히 장애가 있거나 안전에 취약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예방하고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린피스는 “우리가 어디로 갈지는 우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하며”, “이동권의 보장은 개인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일”이라는 점을 새삼 강조하면서 매조졌다.

한편, 오늘(13일) 오전 전장연의 이형숙 상임공동대표는 혜화역 대합실에서 침묵 선전전을 진행하다가 경찰에 의해 퇴거불응·철도안전법 위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또다시 현행범으로 체포되었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혜화역 역사 안에 검은색 방호울타리를 둘러치고 전장연의 시위에 강경대응한다는 방침을 여전히 고집하고 있다.

[더인디고 yslee506@naver.com]

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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