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탈 때마다 긴장돼요”… 안 들리는 안내방송에 도착역 지나치기 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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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1호선/사진=더인디고
▲지하철 1호선 ©더인디고
  • 지하철 안내방송, 시각·청각장애인은 “난감”
  • 보청기 사용자 위한 입법은 2년간 계류
  •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 서울교통공사에 개선요청

[더인디고 조성민]

시각장애인 A씨는 지하철을 탈 때마다 바짝 긴장된다고 한다. 지하철 안내방송 소리가 너무 작아 가려던 방향과 정반대로 탔던 경험도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딘지 몰라 메트로나 코레일에 ‘안내방송 소리를 키워달라’고 여러 차례 민원까지 넣었다. 하지만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답변뿐, 소리크기는 그대로라며 답답해했다.

지하철 안에서 시각·청각장애인과 같은 교통약자들이 안내방송을 제대로 듣지 못해 목적지 역을 그냥 지나칠 때가 허다하다. 심지어는 긴급대피 상황에서도 사각지대에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에 따르면 지하철 차량마다 또 열차 내 칸별 소음이나 스피커 상태에 따라 안내방송 소리가 작게 들릴 때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시각장애인이나 저청력 청각장애인 등이 제때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철도차량의 소음권고기준 및 검사방법 등에 관한 규정은 최대 92dB(데시벨)이다. 소음이 심하면 90~100dB 이상으로 시끄러워지기도 한다. 이는 국가소음정보시스템에서 언급하는 난청 증상 발현 구간이다.

비단 시각·청각장애만의 문제가 아니다. 휠체어 사용 장애인은 앉은키가 작아 스크린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소리에 집중해야 한다. 언어장애가 있는 뇌병변장애인은 타인에게 역을 확인하기도 어렵다. 심지어 장애 여부를 떠나 비장애인도 마찬가지다.

▲난청으로 보청기를 사용하는 현금숙 한국시청각장애인협회 이사(왼쪽)와 회원이 법 개정을 촉구하며 손피켓을 들고 있다. ©더인디고
▲난청으로 보청기를 사용하는 현금숙 한국시청각장애인협회 이사(왼쪽)와 회원이 법 개정을 촉구하며 손피켓을 들고 있다. ©더인디고

국회 차원에서도 보청기 사용자 등을 위해 법안을 발의했지만, 2년 동안 계류 중이다. 2020년 11월,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은 장애인과 고령자를 위한 보청기 제공과 전용 방송장치 설치 등 청각보조 서비스 지원을 위해 ‘교통약자법’과 ‘장애인등편의증진법’, ‘장애인차별금지법’, 일명 청각장애인 보청기 편의증진 3법을 개정 발의했다.

지난해 9월에는 올해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도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에 청각장애인 등을 위한 보청기기 보조장비를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하는 내용의 ‘장애인등편의증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같이 장애인 등이 공공장소 및 대중교통 등에서 원활한 소리 정보를 청취할 수 있는 보조 장치 설치는 국회에 묶여 있다. 그렇다고 안내방송 소리를 키우는 것조차 어렵다는 상황에서 장애인단체들이 목소리를 냈다.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은 서울교통공사 산업안전처에 지하철 호선별 심각한 소음(92dB) 구간과 시간대 전수 조사를 요구했다. 승무지원처에는 지하철 소음 대비 안내방송 데시벨 규정 마련과 육성방송 시 발음 및 발성에 대한 기관사와 승무원 교육을 제안했다. 또 차량운영처에는 지하철 열차 내 스피커 정기점검 및 수리 관련 규정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고 12일 밝혀다.

해당 안건에 대한 진행 경과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홈페이지(http://kodaf.or.kr/) 제도개선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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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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