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종, ‘신체능력’과 ‘소통’ 운운… 학과 41%가 장애학생 입학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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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종, ‘신체능력’과 ‘소통’ 운운... 학과 41%가 장애학생 입학 배제
▲한국예술종합학교 홈페이지 갈무리
  • 2022년 기준 27개 학과 중 11개 학과에서 장애학생 전형 없어
  • 한예종, 장애학생 일반 학생과 비교하며 ‘능력차’ 운운하기도
  • 신체능력과 소통 따지며 장애학생 배제는 전형적인 교육차별

[더인디고=이용석 편집장]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의 2022학년도 기준 27개 학과 중 11개 학과(41%)는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한예종 무용원, 전통예술원 등이 특수교육대상자인 장애학생을 선발하지 않는 이유를 ‘전공 특성상 고도의 신체능력과 음악·주제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과 안무를 짜는 등 긴밀한 협업능력이 필수적이라서 신체적·지적 장애 학생에게 일반 학생과 같은 수준의 수업을 진행하거나 소수 장애 학생만을 위한 별도의 수업을 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특히, 전통예술원은 ‘전통악기를 배우고 다각도로 실험하며 창작곡을 써나가는 과정은 정신적으로 고통스럽게 몰두하며 끊임없는 인내를 감수해야 하고, 이성적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만들어 가는 작업이라 신체적·지적 장애 학생은 실행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문화예술위원회(이하, 부모연대)는 6일 논평을 내고, 한예종 스스로 “예술작업에 대해, ‘그것을 할 수 있는 신체와 정신 조건이 있어야만 우리 연습실에 들어올 수 있다’고 한다면, 이는 매우 빈약한 예술관, 편협한 교육철학에서 나온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부모연대는 무용이 “고도의 신체능력과 긴밀한 협업능력이 요구되어야만 하는 것인지, 장애를 가진 학생은 ’정신적 몰두와 인내를 감수할 수도 없으며 작품의 완성도를 만들어 갈 이성이 없다”는 것인지 되묻고, “만약 할 수 있는 신체와 정신 조건이 있어야만 연습실에 들어올 수 있다고 한다면, 이는 되려 한예종이 매우 빈약한 예술관, 편협한 교육철학에서 나온 장애학생에 대한 편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장애예술인은 더인디고와의 전화통화에서 “한예종의 행태는 예술행위를 그저 반복적인 신체활동이나 원활한 대화 따위로 폄훼하는 짓”이라면서, “존재적 해방을 위한 창조행위인 예술을 교육하겠다는 기관의 입장을 좀체 납득할 수 없다”며 황당해 했다. 그러면서 “예술교육기관이라면 당연히 장애인에게 문호를 개방해 장애예술인 양성에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예지 의원은 한예종의 이 같은 장애학생을 배제한 전형 방식은 “획일적이고 편견에 가득한 잣대로 아예 장애학생의 교육기관 진입 자체를 차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더인디고 yslee506@naver.com]

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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