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열린관광지? 4곳 모두 장애인 편의시설 ‘낙제’

0
89
▲인천 중구 무의도의 하나개해수욕장에 설치한 화장실. 입구가 계단으로 되어 있어, 휠체어 사용자 등은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천 중구 무의도의 하나개해수욕장에 설치한 화장실. 입구가 계단으로 되어 있어, 휠체어 사용자 등은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 인천장애우대학, 세계장애인의날 기념 토론회
  • 박석·계단에 주출입구 출입문 진입도 어려워!
  • 휠체어 사용자, 하나개해수욕장은 화장실 사용 못해
  • 열린관광지 조성사업? 장애인 관광권 달라진 것 없어

[더인디고 조성민]

인천 거주 장애인 당사자들이 지역 내 조성된 열린관광지를 직접 조사한 결과 모두 낙제점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국가 예산을 투입하고도 접근조차 못 하는 화장실도 수두룩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지난 2일 ‘2022년 인천장애우대학 인권토론회’를 통해 ▲개항장 문화지구, ▲하나개해수욕장, ▲연안부두해양광장, ▲월미문화의거리 등 인천 중구에 있는 ‘열린관광지’ 4곳의 장애인편의시설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세계장애인의날(12월 3일)을 기념해 열린 온라인 토론회는 인천연구소가 22년째 운영하는 ‘장애우대학’ 일반과정 수강생들과 큰우물장애인자립생활센터(큰우물IL센터)의 협력으로 이루어졌다.

토론회에 앞서 큰우물IL센터는 “지난 7월 열린관광지 4곳의 장애인편의시설을 조사했지만 모두 허울뿐이었다”며 “당시 인천 중구청은 4개 거점지역의 개보수공사를 마무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고 소개했다.

▲12월 2일 열린 ‘2022년 인천장애우대학 인권토론회’ 장면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12월 2일 열린 ‘2022년 인천장애우대학 인권토론회’ 장면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하지만 인천장애우대학 수강생들이 개보수공사가 끝나는 시점에 다시 10월 29, 30일 양일간 실태를 확인했지만 마찬가지라는 것.

이날 패널로 나선 양준호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장애인이 여행할 때 겪는 어려움으로 우선 대중교통과 물리적 접근성 문제, 정작 관광지에 도착하더라도 키오스크와 다양한 이용시설의 편의시설 한계, 이어 이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 접근의 어려움을 겪는다”며 “인천 중구 열린관광지는 이러한 문제를 모두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소장은 이어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장애인의 관광 활동을 보장하고 있지만, 정부나 지자체의 조치는 미흡하다”며 “장애인의 여행관광권은 이동과 편의제공, 편의시설 등 어느 하나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융합적으로 보장해야 하는데, 결국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문제 제기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경환 큰우물IL센터 사무국장은 “개항장 문화지구는 편의시설을 갖춘 것 같지만, 개항박물관과 근대건축 전시관의 주출입구는 장애인의 출입이 불가능하다. 또 요철이 심한 거리의 박석 등은 이동에 불편을 준다”며 “특히, 주요 시설의 출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휴게시설 부대시설의 개보수만 먼저 접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무의도의 하나개해수욕장을 조사한 인천장애우대학 수강생인 류병진 씨는 “기대와 달리 사실상 장애인이 이용 불가능한 열린관광지”라며, “화장실조차 제대로 사용이 불가능해 4억1000만 원이 투입된 사업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다. 또한, 해안가로 이어지는 길은 장애인의 진입과 이동이 불가능했으며 다른 해변 탐방과 해변 설치 화장실도 마찬가지였다. 그 밖에 장애인 출입이 가능한 식당은 단 한 곳이었고, 해변 탐방로 역시 접근할 수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신영노 인천장애우대학 수강생 역시 ‘월미문화의거리’와 ‘연안부두해양광장’을 조사한 결과 “이동로·탐방로 및 대부분 음식점 등의 계단과 거리에 단차 등이 존재해, 열린관광지 조성사업 이전과 이후가 별 차이가 없는 그야말로 전시 행정의 대표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좌장을 맡은 임수철 소장은 “열린관광지 조성사업에 많이 기대했지만, 조사 결과, 국가 예산이 투입된 사업치고는 형식과 구호에 그쳤다”며 “특히, 하나개해수욕장 내 음식점과 각종 유흥시설은 구유지 내에 설치된 것들로, 공공성 확보 차원에서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열린관광지 조성사업’은 장애인, 고령자, 영유아 동반 가족, 임산부 등 이동 취약계층이 관광지 내 이동 불편과 관광 활동의 제약 없는, 장애물 없는 관광지 조성 프로젝트다. 관광지점별 체험형 관광콘텐츠 개발, 온오프라인을 통한 무장애 관광정보 제공, 무장애 인식 개선 교육 등을 통해 전 국민의 관광활동 여건을 쉽고 편리하게 만드는 사업이다.

[더인디고 jsm@theindigo.co.kr]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승인
알림
662fb7bd8ba75@example.com'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