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지사, 직접 나서라”… 장애인부모들, 경기도청 농성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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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시한부 선고로 불안한 시간을 보내는 발달장애 남매 어머니, 김미하(사진 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씨의 7개월째 이어지는 호소에도 별다른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장애인부모들과 함께 김동연 경기지사와 직접 만나 담판을 짓겠다며 8일 오후 2시부터 경기도청 로비에서 농성을 시작했다./사진=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도가 시한부 선고로 불안한 시간을 보내는 발달장애 남매 어머니, 김미하(사진 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씨의 7개월째 이어지는 호소에도 별다른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장애인부모들과 함께 김동연 경기지사와 직접 만나 담판을 짓겠다며 8일 오후 2시부터 경기도청 로비에서 농성을 시작했다./사진=전국장애인부모연대

  • 발달장애 남애 살려달라호소에 경기도 검토 중
  • 동행돌봄’? 9개월째 제자리 비판
  • 부모연대, 김 지사 직접 면담까지 도청서 기다릴 것!

[더인디고 조성민]

“김동연 지사의 발달장애인·가족의 ‘동행돌봄’ 정책 발표로 달라지는 경기도를 기대했던 도내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은 또다시 발생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참사에 기대가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새해 들어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부모 등이 경기도와 김동연 지사를 향해 연일 날 선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도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심지어 경기도는 작년 6월 지방선거에서 약속한 발달장애인 공약에 이어 인수위가 내놓은 ‘동행돌봄’ 정책조차 이행할 생각이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김동연 지사가 직접 나서서 자신의 약속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8일 오후 2시부터 도청 로비 민원실 앞에서 현수막을 들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현수막에는 “김동연 지사님, 죽음을 앞둔 어머니의 피 맺힌 절규가 들리지 않으십니까”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부모연대 유튜브 캡처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8일 오후 2시부터 도청 로비 민원실 앞에서 현수막을 들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현수막에는 “김동연 지사님, 죽음을 앞둔 어머니의 피 맺힌 절규가 들리지 않으십니까”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부모연대 유튜브 캡처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8일 “도가 도민의 반복된 죽음에도, 또 죽음을 앞두고 있어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규탄하며, “발달장애인 지원대책 수립을 위해 김동연 지사 면담이 성사될 때까지 도청에서 기다리겠다”고 오후 2시부터 배수의 진을 쳤다.

더 이상 도 실무차원의 논의는 무의미하다며 김 지사와 담판을 짓겠다는 의미다.

지난달 15일 경기도 의정부에 거주하는 50대 아버지와 20대 발달장애인 아들이 소양호 한 선착장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일도 벌어졌다. 사건이 알려진 후 경기도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은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지사가 당선인 시절부터 공언했던 발달장애인 정책이나 서비스가 정작 당사자와 가족에게 다가가지 못했다며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발달장애 남매를 둔 어머니 김미하 씨는 작년 8월 암 말기 선고를 받고 의왕시와 경기도를 찾았지만, 현재까지도 이렇다 할 대책을 듣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 씨는 항암 치료 중에도 지난 1월 경기도의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이어 담당 공무원들을 만나 호소했지만, 그때로부터 5주 후인 2월 21일 공식 면담에서도 “검토 중”이라는 말만 들어야 했다. 당시 면담은 김 씨의 남매가 거주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살 방안에 대해 도가 답을 갖고 나오기로 한 자리였다.

하지만 경기도의 소극적인 태도에 부모연대는 김 지사와 직접 면담을 요구했고, 김 지사 역시 실무에서 정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접 만남에 대해선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연대는 “지난 2월 21일 자립지원과와 답을 갖고 만나기로 했지만, 당시 김 지사의 공약은 물론 인수위가 발표한 정책에서 한 발짝도 떼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더구나 시한부 선고를 받은 김 씨의 숱한 호소에도, 또 지난해 이어 올해 경기도에서 처음 참사가 일어났음에도, 도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놓였다.

김 씨는 이날도 아픈 몸을 이끌고 현장을 찾았다. “도청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김 지사와 만날 때까지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겠다”며, “무방비로 방치될 수 있는 발달장애 남매를 살려달라”고 거듭 절규했다.

부모연대와 김 씨는 우선 3월 중 남매 주택과 돌봄이 결합한 ‘주거유지서비스’ 등을 해결하고, 내년까지 31개 자치구로 확대하는 방안을 요구해 왔다. 사실상 이러한 요구가 무리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확인된 상태다.

김 지사는 지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광역단체장 선거에 나선 유력후보 중 가장 먼저 종합적인 장애인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후보였던 김 지사는 ‘장애를 포용하는 도정 시스템’을 갖추고 장애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해 ‘함께 사는 경기도’를 만들겠다며 ▲장애인 소득과 일자리 안정적 지원 ▲장애 유형별 맞춤형 서비스 ▲장애인 이동권·주거권 강화를 통한 지역사회 자립 환경 구축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 체계 기반 조성 ▲장애 포용적 도정 실현 등 장애인 정책 5대 공약을 제시했다.

이러한 공약은 당선인 인수위에서 더 구체화 됐다는 평가다.
인수위는 지난 6월 29일 ‘발달장애인 동행돌봄’의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발달장애인을 위한 ‘경기도형 발달장애인지원센터’(가칭)로의 전달체계 일원화, ▲발달장애인 24시간 통합돌봄 지원체계 구축, ▲발달장애인 부모 및 가족 지원, ▲체험 홈(home)과 누림하우스 설치 및 운영, ▲자립생활정착금 금액 상향, ▲발달장애인 일자리 지원 등의 사업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8일 오후 2시부터 도청 로비 민원실 앞에서 현수막을 들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부모연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8일 오후 2시부터 도청 로비 민원실 앞에서 현수막을 들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부모연대

하지만 부모연대는 “경기도가 ‘말의 성찬’만 가득했지, 정작 동행돌봄은 약속과 달리 임기 첫 예산안에 공약 이행을 위한 어떠한 예산도 반영하지 않았다”며 “김 지사가 약속한 것을 직접 들을 때까지는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편, 취재 결과 경기도가 발달장애 남매에 대한 대책은 갖고 있음에도, 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남매를 위한 주거 공간 마련뿐 아니라 활동지원서비스 역시 확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문제가 없음에도, 정작 이 문제가 일시적인 것이 아닌 안정적 지원체계로 구축되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도내 전 지역으로 확대해야 하는 과제 앞에서, 실무차원의 책임을 면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도와 대치를 하며 농성을 이어가는 가운데, 자립지원과의 요청에 따라 양측의 면담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윤진철 부모연대 사무처장은 “달라진 내용 없이 말만 서로 오갔다”며 “도의 구체적인 계획이 담긴 공식문서와 김동연 지사와의 면담이 잡히기 전까지는 농성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인디고 jsm@theindig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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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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