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플랫폼 ‘전자책 뷰어’, 시각장애인에겐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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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 안에서 전자책을 읽는 모습. ⓒ픽사베이
▲전철 안에서 전자책을 읽는 모습. ⓒ픽사베이

  • ‘불편한 편의점’ 읽고 싶지만… 접근불가
  • 한시련 “모든 독자의 정보접근성 보장해야”

[더인디고 조성민]

‘재벌집 막내아들’, ‘파친코’ 등 소설이나 웹툰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서 원작을 전자책으로 찾아 읽어보는 독자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시각장애인은 엄두도 못 낼 일이다.

YES24 등 도서 플랫폼들이 전자책 구매 고객의 편리한 독서를 위해 자체적으로 전자책 뷰어를 제공하지만, 시각장애인의 접근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산하 한국디지털접근성진흥원은 YES24, 교보문고, 알라딘, 리디북스, 밀리의 서재, 국립장애인도서관 총 6곳의 도서 플랫폼 전자책 뷰어(PC 웹/Android/iOS)를 대상으로 시각장애인의 접근성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국립장애인도서관을 제외하면 이들 모두 전자책 뷰어에 대한 시각장애인의 서비스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각장애인의 도서 플랫폼 전자책 뷰어 서비스 이용 조사. 한시련
▲시각장애인의 도서 플랫폼 전자책 뷰어 서비스 이용 조사. 한시련

구체적으로 뷰어 실행과 도서 읽기 서비스 이용을 조사한 결과, 시각장애인이 모든 플랫폼에서 온전히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은 없었다. 전체적으로 화면에 보이는 페이지만 인지되고 다른 페이지로의 이동을 할 수 없었다. 버튼에 버튼명이 제공되지 않아 기능을 알 수 없어 이용할 수 없는 경우도 많았다.

기기 유형별로는 PC 웹의 경우 시각보조기기로 뷰어에 접근이 안 되거나 제한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접근하더라도 내려받은 책의 내용이 인지되지 않아 이용이 불가했다. Android/iOS에서는 제어 버튼이 화면에 제공되지 않아 알기 어려웠고, 일부 버튼에도 버튼명이 제공되지 않아 어떤 기능의 버튼인지 알 수 없어 이용이 매우 불편했다.

다만 밀리의 서재의 경우 PC 웹에서는 리디북스와 마찬가지로 시각보조기기로 뷰어에 접근은 가능했지만, 내려받은 책의 내용이 인지되지 않아 접근이 불가능했다. Android에서는 전자책 뷰어에 접근이 되지 않고 다수 버튼에 버튼명이 제공되지 않아 어떤 기능의 버튼인지 알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iOS에서는 전자책 뷰어에 접근은 가능했지만, 제어버튼이 화면에 제공되지 않아 제어 버튼이 제공되었음을 알 수 없었다. 또한, 다수 버튼에 버튼명이 제공되지 않아 어떤 기능의 버튼인지 알 수 없으며, 탐색 도중 사라지는 등 이용이 매우 불편했다.

국립장애인도서관은 PC 웹에서는 시각보조기기로 뷰어에 접근할 수 있어 책 내용 확인은 가능했다. 하지만 뷰어 음성정보와 시각보조기기 음성이 동시에 출력되어 구분이 어려운 등 이용이 불편했다. Android에서는 듣기 기능으로 책 내용은 확인할 수 있었지만, 설정 서식에 서식명이 인지되지 않아 어떤 항목을 설정하는지 알 수 없었다. 또 목차 화면에서 탭메뉴 선택 정보가 인지되지 않아 이용이 불편한 것으로 확인했다. iOS 또한 Android와 마찬가지로 듣기 기능으로 책 내용은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목차 리스트에 페이지 정보가 인지되지 않고, 읽어주는 단위 변경 버튼의 버튼명이 현재 설정된 단위로 읽어주어 기능 이용이 불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시련은 전자책 읽기와 보기 설정뿐 아니라 전자책 뷰어와 관련된 다른 기능 또한 시각장애인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회원가입, 로그인, 도서 플랫폼 내 도서 찾기, 뷰어 다운로드, 뷰어 설치 및 실행 등 전자책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 모두 시각보조기기 접근이 불가했다. 대체텍스트 미제공, 버튼명 미제공, 레이어팝업창도 초점 분리 등으로 인해 각각 이용이 원활하지 않았다.

전자책 시장이 점차 커짐에 따라 2022년 5월에 ‘독서장애인을 위한 전자책 접근성’ 국가표준이 제정됐다.

이에 한시련은 “전자책 제작 시장 또한 장애로 인한 독서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PDF와 EPUB 2.0 위주의 전자책 형태에서 장애인 접근성을 지원하는 EPUB 3.0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며 “접근성 좋은 전자책이 많이 발간돼도 시각장애인이 사용하기 불편한 전자책 뷰어로 독서를 할 수밖에 없다면 무용지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전자책을 맛있는 음식에, 전자책 뷰어를 안전하고 편리한 식기류 비유한 뒤 “모두 모든 시각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고, 정보 접근권 향상을 위해 전자책 접근성이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시련은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과 ‘전자책 접근성 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오늘(13일) 오후 2시부터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진행한다.

[더인디고 jsm@theindigo.co.kr]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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