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 35] ① 류희선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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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35차 화요집회서 부모연대 충북지부 보은지회 류희선 회원이 발언하고 있다. ⓒ부모연대
▲25일 35차 화요집회서 부모연대 충북지부 보은지회 류희선 회원이 발언하고 있다. ⓒ부모연대

[더인디고] 보은바하센터 제공인력 사회복지사 류희선입니다. 발달지연경계성 남아를 키우는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합니다. 아이의 재활치료를 시작하고 7년, 끝이 보이지 않는 오랜 재활치료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제가 없이 살아가야 할 날이 많은 아이의 사회생활 적응을 위해 사회로 나와 사람들과 소통을 시작했고, 부모연대를 만났습니다.

오랜 재활치료로 경계성을 유지하고 있기에 장애등급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나라에서 장애라는 단어로 한계를 정해주는 걸 바라는 것보다는 한계 없이 장애든 비장애든 평범하게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고 싶습니다. 아이랑 같이 병원에서 집에서 죽기보단 엄마 없이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 국민에서 살고 싶습니다.

8살이 되어 학교에 가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학교에 남자 특수교사가 없어 남학생들은 이론교육으로 생존수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홍수가 나면 내 아이가 제일 먼저 죽겠다는 생각에 여러 방면으로 장애인 수영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하지만 장애인증이 없어서, 학교가 달라서, 단체가 아니라서라는 답변을 들어야 했습니다. 저와 같은 처지에 놓인 장애인 부모, 특수교육대상자 부모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2019년부터 보은군장애인부모연대에서 총무와 사무 일을 보며 사회를 향한 첫걸음을 시작했습니다.

오랜 재활로, 알고 있는 재활병원 정보와 장애 진단의 필요성에 대해 공유했습니다. 오늘도 평범한 일상을 바라는 엄마들의 마음을 모아 ‘오일만’이란 부모 모임을 바탕으로 보은군 장애인부모연대에서 함께 투쟁하고 있습니다. 정보공유를 위해 장애등급이 있으면 이용할 수 있는 바우처 서비스 등의 정보를 찾아보고 엄마들과의 소통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내 아이, 내 아이처럼 평범하게 살기를 바라는 아이들을 위해 또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해서 다른 부모님들과 사회복지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2020년 5명이 시작해 올해 저를 포함한 4명의 어머님의 사회복지사를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보은 바하 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보은지역은 장애인가족지원센터가 없다 보니 장애인에 대한 복지 사각지대가 많습니다. 선별적, 신청주의 대한민국에서 몰라서 신청하지 못하고, 알아도 방법을 몰라서, 설명해 주지 않아서

일상의 하루를 평범하게 사는 것만을 바라는 저에게는 힘든 곳입니다. 하지만 혼자라면 어렵고 앞이 보이지 않을 테지만, 부모님들과 함께라면 서로 다독여 주며 함께 투쟁한다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또한 저희가 이렇게 장애인차별철폐와 장애인 권리에 대해 투쟁하다 보면 나라에서 응답해 주실 거라 믿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크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한나라의 국민으로 일상을 평범하게 사는 것이 단지 엄마로서, 사람으로서 바라는 일입니다. 아이들의 평범한 일상을 위하여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2023년 4월 25일 오전 11시, 화요집회 35차 중에서–

[더인디고 THE INDIGO]

반복되는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죽음을 멈춰달라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삭발과 단식에 이어 고인들의 49재를 치르며 넉 달을 호소했지만, 끝내 답이 없자 장애인부모들이 다시 거리로 나왔다. 2022년 8월 2일부터 ‘화요집회’를 통해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더인디고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의 협조로 화요집회마다 장애인 가족이 전하는 이야기를 최대한 그대로 전하기로 했다.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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