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마크롱, 장애인 접근성 ‘2조 투자’…장애계, ‘보편성’ 갖췄나?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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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마크롱, 장애인 접근성 ‘2조 투자’ 약속...장애계, ‘보편성’ 갖췄나? 의문
▲지난 4월, 프랑스의 장애당사자들은 프랑스 장애인 전국 회의를 하루 앞둔 26일 대통령 엘리제궁과 멜룬시 국유철도역(SNCF) 앞에서 장애인 접근성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 APF 프랑스 핸디캡 홈페이지 갈무리
  • 2024 올림픽 앞둔 프랑스, 장애인 접근권 위해 ‘2조’ 투자 선언
  • 프랑스 장애인 전국 회의에서 마크롱 ‘보편적이고 포용적 접근’ 올림픽 과제
  • APF 프랑스 핸디캡 등 장애계, ‘제한적 접근권’ 시민 권리 아냐…‘유감’
  • 회의 참석 위한 장애인 대표 열차 탑승 투쟁… ‘가택연금 같다’ EU의원 탄식

[더인디고 = 이용석 편집장]

정년을 64세로 2년 늘리기로 한 연금개혁을 밀어붙이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에 반발해 프랑스민주노동연합(CFDT) 등 5대 노조·사회단체는 총파업과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는 프랑스에도 장애당사자들의 이동권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프랑스 장애인권리협회인 APF 프랑스 핸디캡은 프랑스 장애인 전국 회의를 하루 앞둔 지난 4월 26일, 대통령 엘리제궁과 멜룬시 국유철도역(SNCF) 앞에서 ‘프랑스는 수백만 명의 장애인들이 단지 접근권 차별로 인해 교육, 주거, 고용, 의료 등의 기본권을 박탈당하고 있다’며, 이를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그러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시위를 벌인지 하루 만에 장애인의 접근성 개선을 위해 15억 유로(한화 약 2조 2,111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FRANCE 24 보도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27일 프랑스 장애인 전국 회의의 기조연설을 통해 “이 세상은 평등하지 않다”면서, 장애인 접근성 정책의 실패와 더딘 진전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식당부터 행정 구역, 택시, 기차역, 기차 등 대중이 이용하는 소규모 시설을 대상으로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15억 유로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하고, “올여름 이전에”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2024년에는 휠체어 구매 비용 전액을 환급하겠다는 약속도 덧붙인 마크롱 대통령은 “나는 이 세상이 침묵의 세상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장애인이 우리 사회 어디에서나 목소리를 내고, 존재감을 드러내고, 눈에 띄기를 바란다”며 기조연설을 마쳤다.

프랑스 올림픽조직위원회도 “장애인 선수와 방문객에게 최상의 조건을 제공할 계획”이라면서, 경기장의 100%를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모든 자원봉사자는 “장애인 관람자가 장애가 있다고 느끼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프랑스의 장애인 접근성 시위를 주도했던 크리스토프 세네는 프랑스 전국 장애인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열차 탑승 과정에서 접근성 미흡으로 온갖 곤혼을 치뤄야만 했다. ⓒ FRANCE 24 갈무리

하지만, APF 프랑스 핸디캡 등 프랑스의 장애인단체들은 마크롱 대통령의 이 같은 약속을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다. 파스칼 리베스 APF 프랑스 핸디캡 회장은 2024년 8월부터 열리는 파리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통해 프랑스 사회의 미흡한 장애인 접근성 문제가 부각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장애를 가진 관중들의 방문 시 호텔 숙박이나 경기장 및 관광지 등 프랑스의 장애인 접근권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

실제로 마크롱 대통령은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내년에 치러질 파리올림픽의 우선 과제는 “보편적이고 포용적 접근”과 “포용적 접근성”이라고 강조했지만, 파리시 장애인콜택시의 물리적 증차만을 언급해 보편적 접근권에 제한을 두겠다는 발언으로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한편, 이번 프랑스의 장애인 접근권 시위를 주도한 휠체어 사용 장애인인 크리스토프 세네는 프랑스 장애인 전국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열차 탑승 과정에서 여러 명의 조력을 받아야만 했다. 동행했던 프랑스 EU의회 의원인 살리마 옌부는 세네의 열차 탑승 투쟁은 “가택연금과 같다”면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탄식하기도 했다.

한편, 프랑스는 지난 4월 EU 최고 인권 기구인 유럽평의회로부터 “장애를 가진 시민들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면서 사회 및 경제적 권리에 관한 유럽 조약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더인디고 yslee506@naver.com]

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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