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공단, 보조공학기기 지원에 ‘10% 자부담 부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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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공단, 보조공학기기 지원에 ‘10% 자부담 부과’ 왜?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보조공학기기 보급 시 10%의 자부담 제도를 신설하자 한국장총이 '장애인제도개선솔로션'을 통해 규정 철회를 고용노동부에 요청할 예정이다.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내 보조공학기기 전시장_장애인고용공단 홍보영상 갈무리
  • 자부담 10%, ‘도덕적 해이’와 ‘무분별한 반납’이 이유
  • 보조공학기기 대부분 고액…당사자들 10% 자부담 ‘날벼락’
  • 보조공학기기 사용자 중증장애…고용유지 더 힘들어져
  • 한국장총, 고용노동부에 10% 자부담 규정 철회 요구 예정

[더인디고 = 이용석 편집장]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하, 고용공단)에서 그동안 무상으로 지원되던 보조공학기기가 내년부터는 10% 자부담이 더해질 예정이다.

그동안 고용공단은 2년간의 고용유지를 조건으로 장애인 1인 1,500만 원(중증 2,000만 원) 한도로 보조공학기기를 지원해 왔다. 고용유지 기간을 채우지 못할 경우에는 기기를 반납하거나, 기기에 상응하는 금액을 환수하도록 되어있었으나, 자부담 규정이 도입되면서 기기 반납 규정은 올해부터 삭제되었다는 것.

이와 관련해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하 한국장총)의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이하, 솔루션)’은 보조공학기기 10% 자부담이 장애를 가진 노동자들의 보조공학기기 접근성을 떨어뜨릴 것을 우려해 규정 철회를 고용노동부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솔루션 관계자에 따르면 “지원되는 보조공학기기는 대다수 고가인 반면, 장애인 가구 소득은 매우 낮은데, 그동안 무상지원을 해왔던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2년 지원된 보조공학기기 품목별 금액은 최소 78,000원에서 최대 1천만 원이 넘는 기기도 있었다. 또한 지원 건수의 약 30%가 품목 금액이 1백만 원을 초과한다는 것. 이에 반해 장애인 가구의 1개월 평균 수입액(2020)은 ‘149만 원 미만(48.3%)’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현실에서 자부담을 부담하면서까지 보조공학기기를 구매할 엄두가 나겠느냐는 것이다.

2020년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장애인 중 약 75만 명(29.5%)이 취업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중에서 약 1만 1천여 명 정도가 보조공학기기를 지원받았으며, 집행 결산은 약 146억 원이며 일반 예산이 아닌 장애인 의무고용을 지키지 않는 기업주들이 낸 고용분담금으로 구성된 고용촉진기금 예산이다.

보조공학기기 지원에 자부담 10%를 부과하겠다고 나선 고용공단은 제도 개편의 이유로 ‘도덕적 해이와 무분별한 반납 문제’를 들고 있다. 이에 대해 이찬우 솔루션위원(한국척수장애인협회)는 “(반납하는 개인뿐만 아니라) 업체나 공단의 관리 문제도 다뤄야 한다. 충분하게 현장의 의견이 반영됐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애계의 한 관계자는 “정작 장애인 고용율을 높이기 위해 보조공학기기 무상지원을 유인책으로 활용했던 고용공단이 이제와서 장애인 노동자에게 그 도덕적 해이를 핑계로 관리 미비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무분별한 반납 운운하지만 반납의 이유가 고용 중단 때문이라면 2년을 지속하지 못하는 고용환경을 탓할 일이다. 또한 장애 정도에 적합한 질 좋은 보조공학기기 보급을 위한 노력을 해왔는지 되묻고 싶다”고 질타했다.

솔루션위원회 또한 10% 자부담으로 인해 “실제로 필요한 사람들은 과한 비용 부담으로 지원받기를 주저하게 되고, 나아가 근로의욕이 저해될 수도 있다”면서, “자부담 규정 도입과 함께 삭제된 ‘기기 반납’ 규정 삭제만으로도 도덕적 해이 및 무분별한 반납 문제가 상당히 해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용공단은 “필요한 사람에게 적절한 보조공학기기를 제공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고민할 것”을 제안했다.

해당 안건에 대한 진행 경과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홈페이지(http://kodaf.or.kr/) 제도개선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장총의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은 20명의 장애인단체 실무책임자이자 장애전문가들이 모여 일상 속 문제해결을 위해 논의하고 건의하는 회의다.

[더인디고 yslee506@naver.com]

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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