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청년드림팀]⑤ 세계적 기업 MS에서 확인한 ‘당사자주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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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에서의 임프티팀 단체사진, Rylin Rogers(사진 중앙 빨간색 원피스)와 임프티팀 류현수 청년(사진 중앙 하얀색티), 그리고 김요한 청년(사진 우측 줄무늬티, 수어로 사랑해요를 나타내고 있다)아 함께하고 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마이크로소프트에서의 임프티팀 단체사진, Rylin Rogers(사진 중앙 빨간색 원피스)와 임프티팀 류현수 청년(사진 중앙 하얀색티), 그리고 김요한 청년(사진 우측 줄무늬티, 수어로 사랑해요를 나타내고 있다)아 함께하고 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EMFT(미국1)팀 류현수, 김요한]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는 신한금융그룹과 한국장애재활협회가 함께하는 국내 유일, 장애청년 중심의 해외연수 프로그램이다. 2005년부터 매년 장애·비장애청년이 팀을 이루어 자신들이 선택한 국가에서 연수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긴 코로나19로 연수 역시 중단됐고 4년 만에야 재개됐다. <더인디고>는 ‘Digital IT for Humanity’라는 주제로 미국의 IT와 고용 정책 및 현장 등을 살피고 돌아온 3개 팀 청년의 이야기를 연재한다.<편집자 주>

EMFT 팀은 2023년 여름 10박 12일의 일정을 통해 디지털IT, 고용의 다양성을 주제로 IT기술이 디지털 격차 해소와 장애인 고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미국 워싱턴 D.C.와 뉴욕 두 도시로 연수를 다녀왔다.

우리는 세계적인 기업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이하 ‘MS’)에 방문해 장애인의 고용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미국 내에 많은 MS 지부가 존재하지만, 워싱턴 D.C. 소재 지부는 현재 ‘다양성 부서’를 운영하며 고용의 다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인터뷰에는 Rylin Rogers(난독증, 특발성 폐섬유증)와 Christina Mallon(뉴런증) 씨가 참여했다. 지면을 빌려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MS는 이미 널리 알려졌듯이 세계 최대 규모의 소프트웨어 회사다. 클라우드, 오피스, 윈도우, 엑스박스, 서페이스 서비스를 비롯해 최근에는 하드웨어 제품까지 선보이고 있다. 드림팀 참가를 통해 MS에 대한 사전조사에 이어 직접 탐방까지 해보니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이유를 더 알 수 있었다.

특히, MS는 장애유무, 인종, 성별, 종교 등 그 어느 것에도 관계없이 다양한 인재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직장생활과 직무가 모든 사람이 접근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운영하고 있었다. 채용 과정에서도 ‘자폐증 고용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직무 관련 역량이 있는 발달장애인이 본인의 역량을 충분히 어필하여 취직할 수 있도록 한다. 기존 채용 관행을 타파하고 인재 발굴에서부터 접근성 제고를 위한 노력에도 공을 들인다. 예를 들면 면접자의 재능과 능력을 뽐낼 수 있도록 타인이 인터뷰에 도움을 주거나 ‘마인크래프트’ 게임을 통한 인터뷰도 진행한다고 한다.

‘장애인을 위한 기술개발은 당사자가 더 잘한다’는 기업 문화도 자리 잡고 있었다. 한 연구에 따르면 기업의 성과 측면에서도 장애가 있는 인재를 고용, 지원 및 홍보하는 회사는 타 동종기업과 비교했을 때 재정적으로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애인 직원을 채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들이 접근가능한 디지털·물리적 작업환경 및 공급망 구축 및 파트너의 접근성까지 지원하여 효과적인 업무가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MS는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업무를 제한하지 않고 관련분야 역량만 가지고 있다면 어느 분야라도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직원들의 장애 유형이나 정도에 상관없이 모두가 직장생활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누구나 해당 직무에 대한 지식만 있으면 MS에서 제공하는 업무편의를 통해 해당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채용 후에도 동료들과 어우러져 협업하고, 조직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직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추가 교육을 받도록 함으로써 안정적인 직장생활에도 힘쓰고 있다.

이러한 차별 없는 고용은 MS의 사내 문화뿐만 아니라 제품개발, 서비스 방식에도 장애포괄적인 모습을 만들어냈다. 더불어 인상 깊었던 점은 미국 내 다른 기관들과 다르게 장애가 있는 직원의 비율을 공개하고 있었는데, 약 7% 이상이라고 했다. 자신이 장애인임을 밝히지 않은 직원을 포함하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는 공공기관은 3.4%, 50인 이상의 민간기업은 3.1%의 의무고용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준수하지 않는 데다 ‘차라리 벌금을 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MS는 AI 기술을 자사 제품에 적용해 기술적 측면에서 큰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도 애쓴다. 장애가 있는 직원들의 업무가 더욱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이 AI가 이들의 재능이나 능력의 한 부분이 되도록 한다. 따라서 MS에서는 디지털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사람들이 일자리를 빼앗기는 상황은 고려하지 않으며, 오히려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장애와 관계없이 직원들이 더욱 유능한 직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음을 알게 됐다. 더불어 장애 당사자 직원들의 디지털 기술 활용을 통해 직접 접근성을 개선하는 ‘당사자주의’의 철학도 엿볼 수 있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를 하나 꼽으라면 ‘Diversity’이다. 모든 사람이 각각의 색을 가지고 서로의 색을 존중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MS는 그 ‘Diversity’의 가치를 담아내기 위해 장애가 있는 직원들의 능력을 존중하고 그 능력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미 세계적 기업이지만 더 포괄적이고 색다른 변화를 만들기 위해 큰 노력을 하는 MS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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