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가 내린 장애인 보조석 탑승 거부, 행정심판에서 뒤집힐까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26일 인권위 앞에서 ‘발달장애인의 장애인콜택시 이용시 좌석선택권 제한은 차별이 아니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에 행정심판을 청구한다’며 기자회견을 가졌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26일 인권위 앞에서 ‘발달장애인의 장애인콜택시 이용시 좌석선택권 제한은 차별이 아니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에 행정심판을 청구한다’며 기자회견을 가졌다./사진=더인디고
  • 장애인 단체, “인권위 차별적 판단에 분노”… “자기결정권 제한 이해 불가”
  • 김재왕 변호사, “인권위 여러 판단 사례로 볼 때 차별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운전상 안전을 위해 발달장애인은 장애인 콜택시 보조석에 탈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려 장애인 인권단체가 문제 제기에 나섰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이하 장추련)는 26일 인권위 앞에서 ‘발달장애인의 장애인콜택시 이용시 좌석선택권 제한은 차별이 아니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에 행정심판을 청구한다’며 기자회견을 가졌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26일 인권위 앞에서 ‘발달장애인의 장애인콜택시 이용시 좌석선택권 제한은 차별이 아니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에 행정심판을 청구한다’며 기자회견을 가졌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26일 인권위 앞에서 ‘발달장애인의 장애인 콜택시 이용시 좌석선택권 제한은 차별이 아니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에 행정심판을 청구한다’며 기자회견을 가졌다./사진=더인디고

장추련에 따르면 지난해 8월 27일 자폐성장애가 있는 19세의 당사자가 보호자와 함께 서울시공단에서 운영하는 장애인 콜택시 보조석에 탑승하려고 하였으나 운전기사는 위험하다는 이유를 들어 승차를 거부했다.

이에 장추련은 작년 12월 19일 인권위에 위 차별에 대한 시정권고를 요청하는 진정을 했으나, 인권위는 장애인 차별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올해 6월 29일 기각 결정을 내렸다.

기각 이유는 ‘탑승시 어느 좌석에 앉을 것인지는 자기결정권의 한 영역으로 존중되어야 하고 비장애인들의 욕설이나 폭행 등의 사건들과 비춰보아도 특별히 위험하다고 볼만한 사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장애인 콜택시의 기본 목적이 편리하고 안전한 이동편의를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제거해야 하는 책임이 특별교통수단 운영자에 있고 이는 이동을 거부하거나 제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장추련 나동환 변호사는 “발달장애인의 보조석 탑승을 자기결정권의 한 영역이라 보고 비장애인들이 일으키는 각종 사고에 비취어보아도 위험하지 않다”면서도 “위험이 있을 수 있으니 행동의 자유와 장애인의 자기결정권과 선택권을 제한해도 된다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취객이 택시기사를 폭행한 건과 같이 비장애인의 공격행위로 인하여 운전상의 안전이 심하게 위협받는 사례가 매년 약 3000건에 이를 정도로 많다. 이에 반해 발달장애인이 장애인콜택시의 보조석에 탑승하여 실제 사고가 났다고 보고된 건은 지금껏 한 번도 없었다.”면서 “운전상 안전의 위험성이라는 측면에서 발달장애인이 특별히 위험한 존재라고 판단하는 것은 뿌리 깊은 편견의 결과다.”고 지적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나동환 변호사(좌), 당사자 어머니 장현아 씨(우)가 발언을 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나동환 변호사(좌), 당사자 어머니 장현아 씨(우)가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더인디고

기자회견에 나선 당사자의 어머니 장현아 씨는 “시혜와 동정의 눈빛 때문에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고 싶지 않았고 쉽게 이용하기도 어렵다”면서 “어느날 아이가 일반 콜택시의 앞 보조석에 앉아 행복해 한 적이 있었고 선택권이 존중되었다고 여겼다. 이후 장애인 콜택시를 탈 때 앞좌석을 탈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 씨는 “발달장애인은 루틴이 있어 아이는 계속 앞좌석에 앉기를 요청했고 이를 거부하는 택시 기사님과 충돌하게 되었다.”면서 “일반택시에서 거부하지 않는 것을 장애인의 편리하고 안전한 이동을 위해 만들어진 장애인 콜택시가 거부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김재왕 변호사는 “15년, 20년 전에 장애인은 보험가입을 할 수 없어 인권위에 진정했다. 인권위는 사람마다 각각 다르므로 보험사가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무조건 보험가입을 금지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지자체 단체에서 운영하던 복지관에서 정신정애인의 이용제한이나 발달장애인이 승마를 하고 싶을 때 장애가 있으면 위험하니 재활승마를 이용하라는 것도 인권위는 차별로 판단한 적이 있다. 또 발달장애인이 수영장 이용 시 장애를 이유로 보호자와 함께 이용해야 한다는 것도 차별이라고 판단했다.”며 인권위가 내린 여러 차례의 판단 사례를 들었다.

김 변호사는 “그동안 인권위 사례를 근거로 할 때 서울시설공단의 발달장애인의 앞좌석 이용 금지는 차별로 판단해야 한다. 행정심판 청구 결과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이 보조석 판단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김재왕 변호사(좌), 피플퍼스트서울센터 김대범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김재왕 변호사(좌), 피플퍼스트서울센터 김대범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사진=더인디고

피플퍼스트서울센터 김대범 대표는 보호자와의 동승도 지적했다. “발달장애인이 콜택시를 이용하려면 반드시 보호자와 함께 타야 한다는 것은 보호자가 없으면 발달장애인이 아무것도 못한다는 편견이다.”면서 “발달장애인은 위험할 수 있으니 앞좌석에 앉지 못한다는 것도 차별이다.”고 인권위를 질타했다.

장추련은 “비장애인이나 다른 유형의 장애인에 대해서는 보조석 탑승을 허용하면서 유독 발달장애인 당사자에 대해서만 보조석 탑승을 거부하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면서 “장애인콜택시 운영기관인 서울시설공단에서는 모두의 안전을 위한 보완대책을 마련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안전상 위험으로부터의 보호와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기본권 사이에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달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사실상 용인하고, 편견을 확산시키는 결정을 내린 인권위가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을 것을 촉구한다.”며 행정심판청구 취지를 밝혔다. [더인디고 THEINDIGO]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