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복지 전달체계] 지자체 평가 통한 지역사회 수요자 중심 복지체계로 자리 잡아야

이용석 편집위원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이용석 정책실장 겸 더인디고 편집위원

[이용석 =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정책실장]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이후 지역복지 변화

2019년 7월부터 의학적 심사에 기반해 장애인을 1∼6급으로 구분하던 장애등급제가 도입된 지 31년 만에 폐지되었다. 장애등급은 장애인의 복지서비스 대상 및 지급기준으로 활용됐지만 장애인의 개별적 욕구를 파악할 수 없는 제도라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2017년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으로 등록했지만 아무런 서비스를 못 받고 있다는 응답이 64.2%에 달할 만큼 장애등급은 서비스 대상을 걸러내고 급여량을 조절하는 그물망 역할을 해왔다. 이에 정부는 그물망을 걷어내고 장애인이 서비스를 몰라서 지원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e음)을 통해 장애유형, 장애정도, 연령에 따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관리하고, 읍면동의 ‘찾아가는 복지’를 통해 위기가구 장애인을 발굴하겠다는 것, 그리고 시군구 중심의 장애인전담민간협의체를 설치해 사례관리를 함으로써 복지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등 지역사회 중심의 장애인복지 환경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즉, 지역사회 장애인의 대한 복지서비스를 강화함으로써 이른바 ‘수요자 중심 장애인 지원체계 구축’을 통하여 지원이 필요한 장애인에게 적절한 복지서비스를 연계하고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는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와 지역사회 복지협의체의 구성 및 운영 의무화에 발맞춰 수요자 중심으로의 정책 변화를 위한 교육, 주거, 일자리, 자립지원, 의료, 이동 등에 대한 장애인의 욕구 증가에 따른 맞춤형 복지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이를 계기로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자체 중심의 전달체계 운영 현황과 정책의 성과를 평가하여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자 하였다. 우리나라의 229개 시군구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장애인복지정책의 실천적 과정과 결과에 대한 평가는 지역 중심의 사회보장 전달체계의 개선을 유도하고 나아가 지역 특성을 고려한 장애인 복지서비스의 효율적인 운영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각 지역별 장애인복지 전달체계 운영을 들여다봄으로써 지역 간 불균형을 확인함으로써 향후 장애인 정책의 양적, 질적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다.

수요자 중심 장애인 지원 체계 확립 필요

지난해 처음으로 이뤄진 지역복지사업평가는 229개 시군구 지자체를 대상으로 장애인개발원의 주도로 시행되었다. ①장애인 자립 지원, ②장애인 서비스 지원, ③장애인복지 전달체계, ④우수사례 자체 평가 등 모두 네 가지 평가분야와 각 평가분야별로 세부적으로 장애인 현금급여 수급 달성율, 장애인 일자리 참여율, 중증 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 실적 달성 여부, 지역사회 재활협의체 운영 실적,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 이용률, 발달장애인 서비스 대상자 발굴 실적, 저소득 장애인 등록비용 경감 실적, 장애인 등록 신청 충실성, 수요자 중심의 장애인 전담 민관협의체 개최 실적 등의 세부지표에 대한 보건복지부 등 평가위원회의 심의를 통해서 최종 선정되었다. 정량평가의 결과는 주로 각 지자체가 제출한 세부지표의 증빙자료와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e음)에 입력된 값이고, 정성평가는 정량평가 값에 근거한 평가위원의 서비스 체감도로 이뤄졌다.

평가 결과 각 지자체별로 이뤄지고 있는 장애인복지체계의 현황과 운영 방식은 서비스 수요자들의 정량적 수, 각종 협의체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사례 발굴 및 관리 상황 등 정성적 결과를 통해 현재 지역사회 중심으로 한 수요자 중심의 장애인 맞춤형 복지서비스 지원의 내용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었다. 또한 각 지자체별 복지서비스 비교를 통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지자체와 지방간의 현격한 불균형이 고스란히 드러났는데 특히 장애인 전담민관협의체를 통한 ‘수요자 중심 장애인지원 체계’ 분야에서 현격하게 드러났다.

그 이유를 거칠게 지적해 보자면 우선 수요자 중심 장애인 지원 체계 즉 장애인복지서비스 전달체계의 구체적인 내용과 범위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인 듯하다. 지역사회 중심의 장애인복지 서비스는 장애인당사자의 요구도를 파악해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마땅한 서비스가 없다면 신규로 개발해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자체는 현재 운영되는 서비스를 기계적으로 제공하는데 급급할 뿐 신규서비스를 개발해서 제공할 만큼 살림살이가 녹록치 않을뿐더러 지지체장들이나 담당 공무원들의 의지도 그다지 있어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지역복지평가는 지자체 및 담당공무원들이 지역사회 중심의 특화된 복지서비스 개발 및 보급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지역의 특성에 맞는 장애인복지서비스가 마련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역복지평가의 필요성

지역복지평가는 계속되어야 한다. 지자체 재정자립도에 따라 서비스의 내용이나 규모면에서 크고 작은 편차를 평가에 반영할 수밖에 없는 한계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이후 새롭게 시행되고 있는 ‘수요자 중심의 장애인서비스 지원체계’가 지역별로 장애인 복지서비스 지원체계의 큰 축으로 자리 잡게 하기 위해서는 평가를 통해 각 지지체 담당 공무원들의 실무적 역량을 강화시키고 보다 전문화된 체계를 구축하는 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각 평가 영역이나 평가 내용, 평가 결과를 토대로 서비스 전달체계의 보완이나 개선 방안 등이 제시되어 향후 지자체의 장애인 복지사업의 발전을 긍정적으로 모색할 수 있으며, 정량평가의 단조로움을 정성평가를 통해 보완함으로써 보다 두텁게 평가의 질을 높여야 한다. 또한 평가결과를 통해 서비스 제공 시 애로사항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정책적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렇듯 지역복지평가는 실제 현장에서 이뤄지는 장애인서비스 지원체계는 지자체별 장애인 복지정책의 기본계획수립과 사업 수행, 모니터링, 평가, 정책 제언 등 일련의 순환적 흐름을 촉진하게 될 것이다. 지역복지평가는 향후 지자체장 선거 시 지역복지와 관련한 실천적 장애인 정책공약을 촉진하는 근거로도 작용될 것이다.

아무쪼록 지속적인 지역복지평가는 각 지지체 간 장애인 정책 분야의 복지수준을 비교, 파악하여 지역 간 복지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자체의 장애인복지 수요대응 및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기초 자료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는 정치적 레토릭이어서는 결코 안 된다. 등급제 폐지를 근거로 한 장애인복지서비스 전달체계 개편이 장애인복지환경을 변화시키는 정책적 패러다임이 되기 위해서는 그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촘촘한 체계를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한 첫 준비과정이 지역복지평가를 통한 지역 중심의 장애인복지 전달체계의 안정적인 구축이다.

이용석 실장은 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하지만 소설쓰기는 호구지책이 못되어서 세상을 배회하다 지금은,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뿐입니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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