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선수에 상습적인 폭언과 비하… 먹고 사는 것도 컬링협회장 덕?

SBS는 13일, 컬링협회 A 회장이 선수위원장인 민병석 선수에게 전하를 걸어 다른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욕설을 퍼부었다고 보도했다 / 사진 = SBS 방송화면 캡처
SBS는 13일, 컬링협회 A 회장이 선수위원장인 민병석 선수에게 전하를 걸어 다른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욕설을 퍼부었다고 보도했다 / 사진 = SBS 방송화면 캡처

“나 때문에 먹고 사는 새끼들이 까불어”… “청각장애인은 백날 해도 안 돼”
컬링협회 선수 이외에도 제보 잇따라

[더인디고 = 조성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대한장애인컬링협회 A 회장의 전횡을 막아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와 파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상파 방송 보도 이후 본지에도 제보가 들어오고 있어 그동안 밝혀진 것 외에도 문제가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A 회장은 지난 연말 대한장애인컬링협회(컬링협회) 3선 연임에 성공, 2025년 총회까지 4년간 협회를 맡게 됐다.

법무법인 엑셀시어는 12일 컬링협회 선수위원장인 민병석 선수 등의 위임을 받아, “A 회장이 장애인 선수 비하와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데 선수와 협회를 이용하고 있어 이를 막아달라”며 국민청원(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5575)을 했다.

장애인컬링협회 선수위원장 등의 위임을 받은 법무법인 엑셀시어가 컬링협회 회장의 전횡을 막아달라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 사진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장애인컬링협회 선수위원장 등의 위임을 받은 법무법인 엑셀시어가 컬링협회 회장의 전횡을 막아달라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 사진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급기야 이 글은 13일 SBS 뉴스에서도 ‘장애인이 대단해?, 장애인컬링회장이 비하?’라는 제목으로 보도됐다. 해당 방송사의 보도는 국민청원의 내용과 크게 다를 것 없었다. 오히려 A 회장의 막말과 인격 모독적인 발언이 녹음된 내용이 그대로 전해졌다.

내용을 종합해 보면 A 회장은 8년 이상 협회장을 맡으며 장애인 선수와 코치진에게 폭언과 모욕을 상습적으로 일삼았다. 대회 우승상금이나 승리수당 횡령에 이어 국제대회나 전지훈련 등에서의 선물 강요 등 상식 밖의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게 된 것은 A 회장이 지난 선거 과정에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다며 늦은 시간 민 위원장에게 전화를 건 내용이 공개되면서부터다.

SBS 보도에 따르면 A 회장은 자신을 안 찍었다는 이유로 민 위원장에게 “인간쓰레기야. XX야. 알았어? 녹취해, 개XX야, 넌 아주 아작을 내 죽일 거야. 내가 칼로 X을 따버려. 너 지금 어디야. 당장 갈게 개XX야”라며 전화 통화에서 욕설을 퍼부었다.

문제는 비하와 욕설뿐 아니라 비장애인인 A 회장이 자신 때문에 장애인이 먹고 산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다.

민 위원장이 “지금 장애인이라고 이렇게 무시하고…”라고 하자 A 회장은 “개XX놈아! 장애인이 뭐 대단해? 몸이 불편할 따름이야. 니가 무슨, 농아야? 뭐야? 어? 개XX. 나 때문에 먹고 사는 새끼들이 까불어”라며 폭언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A 회장은 “취중에 욕을 한 건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도 장애인 비하 의도는 없었고, 다른 의혹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SBS에 전했다.

하지만 보도가 나간 직후 한 제보자는 A 회장의 위험한 발언과 상식 밖의 행동이 더 있음을 본지에 알려 왔다.

제보자 B씨는 전화 통화에서 “A 회장은 2019년 12월 8일부터 23일까지 이탈리아에서 열린 동계 청각장애인올림픽(데프림픽) 국가대표팀 선수단장을 겸했다”며 “당시 폐회식이 끝난 이후 농인과 청인 선수단 관계자들이 있는 곳에서 ‘청각장애인은 백날 해도 안 돼’라는 말을 했고, 이 때문에 일순간 긴장감이 돌았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또 “국내 공항에 도착해서는 환영 나온 장애인체육회 관계자들을 향해 선수들에게 ‘손가락으로 하트를 날리라’라고 강요하는 등 20대 이상 선수들을 마치 아이 다루듯이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장애인단체 관계자도 전화 통화에서 “시도 때도 없이 체육회 관계자들의 지속된 장애인 비하 발언이 이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장애인이 자신들 때문에 먹고 산다는 말을 하는 것 자체에 어이가 없다”며 “도대체 누가 누구를 등쳐먹고 사는지, 또 장애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이는 마치 장애인 단체 및 유관 기관 간부나 대표자들의 경우 조직이 자신들의 소유물처럼 생각하는 데서 비롯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청원 내용에 따르면 A 회장의 경우 특별한 이유 없이 선수들의 전지훈련 등에도 동행하면서 규정에 없는 체류비용을 협회 예산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협회 구성원들에게 돈을 빌리고도 이를 장기간 변제하지 않고 있다는 점과 배임 및 횡령 정황까지 의심이 된다고 전했다.

민 위원장 등은 “협회의 구체적인 입출금 내역을 알 수가 없다”면서도 “1년에 13억 가량 지원금과 별도의 후원금이 들어오고 있지만 선수들이 필요한 용품 구매를 요청하면 돈이 없다며 거절하기 일쑤였다”며 “배임 및 횡령은 수사 기관에 수사 의뢰” 등 이후 계획도 밝혔다.

한편 이런 상황 이외에도 최근 시설에서의 코로나19 집단감염과 지역사회 감염에 따른 대응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여의도 장애인단체가 침묵하고 있어 의아하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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