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시설 아닌 ‘신아원 탈출’, 서울시는 답하라

4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서울시청 후문 앞에서 ‘신아재활원(신아원) 인권침해 해결 및 긴급탈시설 이행 촉구 농성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더인디고 조국 학생기자
4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서울시청 후문 앞에서 ‘신아재활원(신아원) 인권침해 해결 및 긴급탈시설 이행 촉구 농성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더인디고 조국 청년기자
  • 나가려는 차 막고 ‘탈시설’ 시급성 알려
  • 약물 복용으로 통제까지…인권침해 ‘심각’

[더인디고=이호정 기자] 집단감염이 발생한 신아재활원과 관련하여 석달째 서울시와 장애인단체 사이에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신아재활원(신아원) 거주 장애인 강 모 씨의 ‘탈출’은 ‘긴급탈시설’의 불씨가 됐다.

4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서장연) 등은 서울시청 후문 앞에서 ’신아원 인권침해 해결 및 긴급탈시설 이행 촉구 농성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작년 12월 경, 장애인거주시설 신아원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거주장애인 114명 중 56명 확진, 종사자 69명 중 20명의 확진이 발생했다. 이에 서장연 등은 거주인 전원에 대해 긴급탈시설 촉구하였고 서울시는 집단감염 긴급조치로 ‘긴급분산조치’를 이행해 최초 확진자 발생 후 18일 후에 완료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긴급분산조치 완료 3일만에 거주인의 재입소가 추진되어 현재 105명이 다시 신아원에 거주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서울시는 1월 27일 ‘신아재활원 탈시설 TF’ 운영계획 발표와 함께 ‘서울시 탈시설 민관협의체’에서 최종 결과를 논의할 것을 발표했으나 긴급탈시설 이행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여기에 신아원 거주 당사자 강 모 씨가 지난 2월 22일 오전, 탈시설을 하고 싶다는 편지를 장애여성공감과 송파구청에 발송함으로써 긴급탈시설 시급성에 불을 지폈다.

강 모 씨의 신아재활원 자필 퇴소 신청서
강 모 씨의 신아재활원 자필 퇴소 신청서/사진=장애여성공감

장애여성공감 진은선 팀장에 따르면 탈시설 요구 편지를 쓴 사실을 신아원에서 알아채자 강 씨는 위협을 받았고 이에 무서워 슬리퍼 차림으로 장애여성공감 사무실을 찾아왔다.

진 팀장은 “거주인들은 집단감염 이후 코로나 확진, 거처의 이동 등 자신의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다”면서 “또 장애여성공감과 연락을 취했던 거주인들의 휴대전화를 신아원 관리자가 압수하는 등 외부와의 소통을 차단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아원은 코로나 이전에도 거주인의 탈시설을 지원하려는 공감의 활동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탈시설 욕구를 의도적으로 제한하고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비판했다.

장애여성공감 진은선 팀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더인디고
장애여성공감 진은선 팀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더인디고 조국 청년기자

또한 “긴급 활동지원연계와 임시거처 마련 등 탈시설 지원을 진행하며 퇴소 조치를 위한 상담 진행 중 화학적 구속 정황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화학적 구속이란 거주시설 내에서 약을 복용하게 함으로써 거주인을 통제하는 것을 말한다.

진 팀장은 “강 씨는 성인이 되고 난 이후 음주 이유로 약물 복용을 하게 되었다”면서 “알코올 의존성 환자에게 사용하는 약물과 정신병적 약물도 처방되었다.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정신과 약을 매일 원장이 보는 앞에서 먹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서장연은 지난 2월 26일 서울시와의 면담에서 강 씨의 사례를 인권침해로 판단하여 신아원 인권침해 실태조사와 긴급대책마련을 요구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아무런 답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서장연 김준우 대표는 “신아원 거주인이 탈시설이 아닌 탈출을 했다. 송파구와 서울시에 긴급탈시설을 요구했는데 탈출을 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하 주차장에서 차가 못 나오자 경찰들이 진압을 하는데, 차가 못 나오는 것보다 장애인이 시설에서 못 나오는 것이 더 시급하다”며 “인권침해당하고 탈시설할 권리를 빼앗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긴급분산조치 후 탈시설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는데 헌신짝처럼 버렸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서울시가 약속을 지킬 때까지 투쟁할 것이다”고 피력했다.

지하 주차장 입구를 막은 활동가들과 경찰이 대치 중이다./사진=더인디고 조국 학생기자
지하 주차장 입구를 막은 활동가들과 경찰이 대치 중이다./사진=더인디고 조국 청년기자

김 대표가 발언하는 중에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오지 못한 차들은 경적을 계속 울렸으며 경찰과 장애인 활동가 사이에 언쟁이 있었다.

서장연 등은 ▲강 씨의 개별의사를 존중한 개인별지원계획을 수립할 것 ▲신아원 내 인권침해 민관합동 실태조사 진행할 것 ▲신아원을 30인 이하로 규모를 축소하고, 서울시 탈시설 민관협의체 구성할 것 ▲인권침해 시설에 대한 실태 조사 및 긴급분리조치 이행하고 탈시설 지원계획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기자회견 중 장애인 단체 대표와 서울시 간에 면담이 있었다. 서울시는 “신아원 측에서 연내 20여명 탈시설하겠다는 로드맵을 준비했고 인권침해 관련해서 서울시권익옹호기관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장연은 즉각적인 당사자 탈시설 지원과 민관 합동 신아원 실태조사을 요구하며 농성을 이어가기로 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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