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은 방역 취약계층 아니다”…박 장관 장애인 인식 한계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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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정기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종성 의원이 박능후 장관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17일 정기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종성 의원이 박능후 장관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정기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화면 캡처
  • 4차 추경 두고 이종성 의원과 박능후 장관 격돌
  • 박 장관, “광부, 농부도 없다. 장애인 예산 없다는 지적은 과해”
  • 이 의원, “차라리 장애인정책국 없애라”

[더인디고 조성민]

4차 추가경정예산에서 장애인 예산이 빠진 것을 두고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과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이 격돌했다. 또 방역 취약계층에 장애인이 포함되느냐를 두고도 박 장관의 인식에 대해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오전에 열린 정기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종성 의원은 “지난 3차 추경 때도 170억이나 삭감하더니, 이번 4차 추경에서는 장애인 예산은 한 푼도 편성하지 않았다.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박 장관은 “광부나 농부라는 말도 없다. 어떤 특정한 용어가 없다고 해서 그 계층이 빠졌다고 지적하는 것은 과하다.”고 응수했다. 이에 이 의원은 “그러면 장애인정책국 없애라, 장애인정책국이 왜 필요하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 의원은 “사회복지시설들이 장기간 휴관 상태로 장애인과 그 가족이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코로나 장기화로 직업재활시설들이 일거리가 끊겨서 소속된 장애인들이 출근도 못 하고 몇 푼 안 되는 급여소득마저도 끊겼다.”면서 “이번 긴급생계지원으로 3500억 원 편성했지만, 대상 가구별 특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소득재산 기준으로, 거기에 공적이전소득이 한 푼도 없어야 받을 수 있고 기준도 애매모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초등학생 이하 아동양육 한시지원에 1조 가량 편성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로 돌봄 공백이 가장 큰 가정이 바로 청소년 발달장애인 가정이다. 초등학생뿐만 아니라 중고생들도 돌봄, 양육에 문제가 있다.”며 4차 추경 문제점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박 장관은 이 의원의 말에 동의하면서도 “다만 방역 차원에서 볼 때는 장애인이 취약계층이라고 분류하는 것은 오히려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다. 방역 차원에서는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 감염되었을 때 다른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방역의 우선 대상자이지 ‘장애인’이라는 그 이름 하나로 방역차원의 취약계층으로 본다는 것은 바른 시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장애인 중에서도 나이가 어리거나 또 집단생활로 인해 여러 가지 감염의 위협이 있는 집단을 우선으로 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발언을 전해 들은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장애인에 대한 장관의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어 “장애인이 무조건 기저질환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로 감염으로 인해 사망한 신장장애인이 두 자리 숫자다. 활동지원을 제때 받지 못해 위험에 처한 중증장애인,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접근조차 못 하는 감각장애인 등의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게다가 일자리마저 잃고 ‘코로나 블루’라는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는 장애인들이 수두룩한데 방역 취약계층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이 의원의 질의에 대한 박 장관의 답변에 대해) ‘나이가 62세 이상이 되면 (독감) 무료접종을 받을 수 있고, 또 긴급지원 대상자가 되면 장애인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국민 기본권 측면에서는 본다면 이해된다.”면서도 하지만 “왜 우리가 여성과 아동,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권리를 강화하는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서도 유독 장애여성 조항을 별도로 구성했는지, 장애인정책과 예산을 왜 만드는지를 보건복지부 장관이 아직도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전 국민이 힘든 것은 마찬가지이겠지만, 장애인의 경우 생존권과 건강권마저 위협받는 상황에서, 4차 추경에서 이를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한 것에 대한 지적을 정부, 특히 보건복지부는 겸허하게 받아들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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