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충치치료 최대 1년 대기…전신마취비 4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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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유튜브 화면 캡처/https://www.youtube.com/watch?v=gBhZkcs6vos
  • 장애인 구강진료 전담마취의사 전국 4명뿐… 부산은 한 명도 없어
  • 비급여 전신마취비 1인당 평균 자부담액, 39만7천 원

장애인은 장애유형과 정도에 따라 스스로 치아 관리가 어려워 구강건강에 취약하고, 일부 행동조절이 어려운 장애인은 전문인력 및 전신마취 시설이 없는 치과에서는 진료가 불가능하다. 정부는 장애인의 치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장애인 구강진료센터(이하 구강진료센터)를 설치·운영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진료비도 지원하고 있지만, 충치치료에 최대 1년을 기다리거나 전신마취비로 40만 원을 내야 하는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장애인 구강진료센터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8년에 시작한 사업이 12년이 다 된 지금까지도 최소 권역 단위에 1개도 설치하지 못하고 있었다.

올해 7월 기준 구강진료센터는 중앙센터 1개소, 권역센터 10곳을 포함해 총 11개소가 운영 중이다. 현재 4개소를 추가로 구축하고 있으나 개소 시기는 미정이며 서울시, 전남, 경북, 세종시는 아직 설치 계획조차 없다.

최근 5년간 구강진료센터 전체 환자 수가 2015년 2만 9천여 명에서 2019년 6만 7천여 명으로 2배 이상 급증해 센터 설치가 시급함을 알 수 있다.

중증장애인은 충치치료와 같은 단순 치료에도 저항하거나 움직이게 되면 구강이나 얼굴에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 있어 전신마취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민간 치과에서는 조금이라도 난이도가 있으면 구강진료센터에 의뢰하는 실정이라 구강진료센터의 환자 쏠림과 적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구강진료센터별 진료 평균 대기시간을 분석해 본 결과, 전신마취가 필요한 중증장애인의 경우, 진료 예약에서 초진까지 평균 22일 이상, 초진에서 전신마취 진료까지 평균 106일로, 예약에서 전신마취 진료까지 4개월 이상 대기해야 한다. 충남센터의 경우, 예약에서 전신마취진료까지 1년을 기다려야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또 다른 이유는 전담인력 부족이다 구강진료센터 인력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9월 기준 총 376명으로 이중 전담인력은 14%인 55명이다. 특히, 마취의사는 전국에 단 16명이며 이중 12명은 겸임이고 전담인력은 4명에 불과하다. 부산센터는 마취의사가 없다.

장애인 구강진진료센터 인력 현황

마취통증의학과 의료진 부족으로 전신마취에 차질이 발생하니 대기시간이 1년까지 늘어나는 것이다.

전신마취로 인한 어려움은 대기시간뿐 아니라, 비용에서도 나타난다. 정부는 국민기초생활수급 장애인은 비급여 본인부담 진료비 총액의 50%를, 치과영역 중증장애인은 30%, 경증장애인은 10%를 지원하고 있지만, 전신마취비가 고가여서 지원을 받아도 장애인에게는 역부족이다. 장애인들이 치과 진료를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이런 높은 비급여 비용이다.

지난해 비급여 전신마취비 1인당 평균 자부담액을 보면,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은 39만7천 원을, 전신마취가 필요한 비수급 중증장애인은 38만4천 원을 부담했다.

2019년 비급여 전신마취비 1인당 평균 자부담액

최혜영 의원은 “매해 대기시간, 전담인력 등의 문제가 지적되지만, 복지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비용 부담에 대해서도 “기초수급자가 아니더라도 장애인의 소득이 비장애인 대비 낮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비급여 전신마취비 지원을 확대해서 장애인들의 비용 부담을 경감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장애인 구강진료센터는 장애인 환자 진료비 지원 예산이 부족해, 센터 운영비를 진료비로 전용하거나 병원(센터)이 자비용으로 부담하고 있다. 그 금액이 17억7천만 원에 달한다.

설립한 지 1년 남짓된 중앙센터의 경우, 지난해 장애인 진료비 감면 지원액 및 재료구입비에 대한 자부담액이 1억 4천7백만 원에 달했다. 올해에는 약 5억 6천만 원의 자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 의원은 “장애인 구강진료센터의 부담이 커지는 것은 센터 운영의 어려움으로 그치지 않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장애인에게 돌아오게 된다”며, “장애인 구강진료센터의 인력, 예산 부족에 대해 시급히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20년 넘게 과학교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1년간 더인디고 기자로 활동하며 사회적 소수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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