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가 한국수화언어법을 준수하는 모범 보여야“
- 수어로 국민청원할 수 있기를… 농교사 알권리 보장 요구
누구나 쉽게 민원을 올릴 수 있는 청와대 ‘국민청원’. 하지만 수어를 사용하는 청각장애인의 경우 수어로 접근하고 수어로 의견을 올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이하 장애벽허물기) 등 인권단체는 22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청와대 춘추관 수어통역사 배치, 수어를 통한 청원권 보장, 농교사 알권리 보장”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가졌다.
여러 가지 수어연구소 강재희 대표는 “코로나19 브리핑 수어통역을 계기로 수어에 대한 인식이 많이 나아졌다. 지난 한글날에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수어통역사들을 언급한 바 있으며, 지난 주에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공 수어통역 지원 사업에 대한 현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각장애인들의 일상에서 수어통역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등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특히 “정부 정책 브리핑 현장에 수어통역사가 배치되어 있지만 대통령의 기자회견장인 춘추관에 수어통역사가 없다.”면서 “한국수화언어법에 수어는 국어와 동등한 농인의 고유 언어라고 밝히고 있다. 춘추관 수어통역사 배치로 청와대가 한국수화언어법을 준수하는 모범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농교육･농학교 바로세우기 가족의 김여수 대표는 “과거에 비해 수어통역을 받을 환경은 많이 좋아졌지만 공공기관의 홈페이지를 수어를 통해 볼 수 있는 것이 없다. 특히 국민이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한 ‘국민청원’과 ‘국민신문고’도 마찬가지다.”면서 “공공기관에 요청하고 싶은 일들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수어로 올리고 싶다. 그리고 다른 이들이 올리는 청원도 중요한 내용은 수어로 보고 싶다.”고 주장했다. 또한 “수어로 소통하는 것은 농인들의 권리다. 수어로 청와대에 의견을 올리고, 의견들을 수어로 보는 것도 농인의 권리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지난달 한 청각장애인 교사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민원을 냈다. 코로나19 비대면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학생들과 교류는 물론 동료 교사와 학부모들과 소통이 어렵다는 내용이다. 그뿐만 아니라 교사로서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연수도 온라인으로 전환이 되었는데 대부분 속기 지원이 안 되어 이수조차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
청각장애인 교사는 “전국 200여 명의 청각장애 교사들이 학습활동이나 상담, 기타 활동에서 수어나 속기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줄 것과 교육부 차원의 문자통역지원센터 설립 및 웹 콘텐츠 접근성 준수 등”을 요청했다.
이날 국민청원을 낸 교사는 참석을 못하여 원심회 이재중 님이 대신 요구 사항을 발표했으며,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와대에 요구안을 전달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