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기간 지났다고 활동지원 박탈…중증장애인, 긴급구제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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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병변 중증장애인 조상래 씨가 3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시추가활동지원을 박탈한 부산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더인디고
뇌병변 중증장애인 조상래 씨가 3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시추가활동지원을 박탈한 부산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더인디고
  • 신규 활동지원 이용자 위해 매년 신청?…”예산 증액이 답”
  • 당사자 필요하면 언제든 신청… 인권위 긴급구제 신청

[더인디고=이호정 기자] 신청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중증장애인이 시에서 지원하는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되어 긴급구제 진정에 나섰다.

부산시 거주 뇌병변 중증장애인 조상래 씨는 작년 12월 20일경 지인에게 활동지원서비스 시추가 지원을 받으려면 신청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행정복지센터에 연락했으나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1년 동안 시추가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신청기간은 12월 12일부터 12월 18일까지였다.

이에 조 씨는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이하 장추련)와 함께 3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활동지원서비스는 장애인의 권리이다’며 시추가 활동지원을 박탈한 부산시를 규탄하고 긴급구제 진정 기자회견을 가졌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이하 장추련)는 3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활동지원서비스는 장애인의 권리이다’며 시추가활동지원을 박탈한 부산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더인디고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이하 장추련)는 3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활동지원서비스는 장애인의 권리이다’며 시추가 활동지원을 박탈한 부산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더인디고

현재 지방자치단체(지자체)들은 국가에서 제공하는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이 중증장애인에게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별도 예산을 책정하여 추가서비스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장추련에 따르면 시추가 활동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 조 씨는 곧바로 부산시청의 사회복지과 담당자에게 구제방법을 문의했다. 하지만 ‘구제방법이 없다는 점, 또 한정된 예산에서 매년 신규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어 기존 이용자를 그대로 지원하다 보면 신규 이용자가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매년 신청을 받는다’는 답변을 받았다.

실제 부산시 담당 공무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시비추가 활동지원을 받고자 하는 대기 인원이 많아 신청기간을 두고 홈페이지 등의 홍보뿐 아니라 활동지원사를 통해 알리도록 하고 있다”면서 “예산이 정해져 있고 형평성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조 씨는 “80시간의 활동지원서비스를 못 받는 황당한 일을 겪게 되었다”며 “이제 어떻게 살아가라는 건가? 그리고는 책임이 없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하루 24시간 가까이 활동지원이 필요한 조 씨는 현재 국가가 제공하는 월 391시간의 지원을 받고 있다. 여기에 시추가 80시간을 받았는데 이것을 받지 못함으로 인해 1년을 생명과 건강의 위협을 받을 상황에 처하게 됐다.

양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선희 사무국장은 “활동지원은 장애인이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고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할 지자체의 기본적인 책임이자 의무이다”면서 “부산시는 예산의 행정편의가 아닌 당사자가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장애특성과 환경을 고려하여 활동지원 추가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존 이용자의 시간을 신규 이용자에 줄 것이 아니라 증가하는 신규 이용자에 대해 예산을 늘려야 한다”면서 “매년 시추가를 신청하는 방식이 아닌 장애인 당사자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신청할 수 있도록 지원 방식도 변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추련에 따르면 대부분의 지역은 신청기간이 별도로 없이 언제든 신청이 가능하다. 서울시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신청기간을 따로 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박현 대외협력실장도 “활동지원서비스는 16년 전에 투쟁을 통해서 인정받은 권리다. 재계약하듯이 하는 것이 무슨 권리냐”면서 “인간이면 누구나 필요하면 받아야 하는 생존권이다. 부산시의 편의주의적 탁상행정은 철폐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 후 조 씨와 장추련은 인권위에 긴급구제 진정서를 제출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20년 넘게 과학교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1년간 더인디고 기자로 활동하며 사회적 소수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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