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숍 내고 싶었지만…” 자격시험장에서 퇴실당한 청각장애인, 인권위 ‘차별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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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 노만호(사진 왼쪽) 씨와 권홍수 씨가 반려견 미용 자격시험에서 청각장애인을 응시제한한 것은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냈다 ⓒ더인디고
▲청각장애인 노만호(사진 왼쪽) 씨와 권홍수 씨가 반려견 미용 자격시험에서 청각장애인을 응시제한한 것은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냈다 ⓒ더인디고
  • ‘장애’ 이유로 실기 시험장에서 강제 퇴실
  • “자격증 시험에 장애인 응시 제한 차별”… 인권위 진정
  • 장애벽허물기 ‘장애인에게 가위가 위험하다’는 애견협회 성토
  • 농축산부, “잘못 인정… 개선검토 하겠다”

장애벽허물기와 청각장애인들은 23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응시 제한하는 반려견 스타일리스트 자격시험(자격시험)은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앞서 장애벽허물기는 지난 17일, 자격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애견협회(애견협회)에 대해 비판 성명을 내고 개선을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어제 22일까지 서면으로 답변을 한다던 애견협회는 오늘(23일) 오전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고 한다.

*본지 3월 17일 자 기사(장애인 응시 제한하는 반려견 스타일리스트 자격시험은 ‘차별’… 개선해야) 참조

▲23일, ‘반려견 미용 자격시험에서 청각장애인을 응시제한한 것은 차별’이라며 장애벽허물기가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더인디고
▲23일, ‘반려견 미용 자격시험에서 청각장애인을 응시제한한 것은 차별’이라며 장애벽허물기가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더인디고

청각장애인 A(여) 씨는 지난 2월 7일, 반려견 미용자격증(스타일리스트) 취득을 위해 능동 어린이 대공원 실기시험장을 찾았지만 시험 감독관에 의해 퇴실 조치를 당했다.

메이크업 관련 일에 종사하던 그는 평생 일터로 애견숍을 운영하기 위해 작년 11월 필기시험에 합격까지 했다. A 씨는 양쪽 보청기를 사용하고는 있지만 듣는 데 어려움이 있어 필기시험 감독관에게 장애인등록증을 보여주었고, 이를 본 감독관은 오히려 시험을 잘 볼 수 있도록 배려까지 해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달 7일에 열린 실기시험장에서는 장애인증을 확인한 감독관이 ‘장애인은 시험을 볼 수 없다’며 강제 퇴실 조치를 한 것.

장애벽허물기는 “처음부터 자격증 시험안내에 장애인 응시 제한 내용이 없었고, 필기시험 때도 아무런 자격 제한을 두지 않은 채 실기시험에 제한을 두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해당 응시 제한은 2021년도 2회 때부터 공지된 것으로 그 이전에 응시했던 A 씨를 퇴실 조치한 것은 부당하다”면서 “애견협회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모든 장애인에게 응시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와 장애인 차별”이라며 진정 배경을 설명했다.

확인 결과 지금도 필기시험에 장애인 응시 제한은 없으며, 올해 2회 실기시험 공고(3월 10일 게재)에서부터 장애인에 대한 자격 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

▲애견숍을 운영하는 미국의 청각장애인 / 유튜브 캡처
▲애견숍을 운영하는 미국의 청각장애인 / 유튜브 캡처

하지만 국내에서는 청각장애인들이 미용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미용 관련 활동을 하고 있고, 해외에서는 애견숍을 운영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청각장애인 권홍수 씨는 “문제의 책임은 자격증을 주관하는 애견협회에 있다. 열심히 살려 노력했던 한 여성 농인을 좌절하게 게 만든 애견협회를 규탄한다”며 “인권위가 농인도 실기시험을 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처를 해줄 것”을 촉구했다.

▲23일, ‘반려견 미용 자격시험에서 청각장애인을 응시제한 한 것은 차별’이라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왼쪽 권홍수 씨, 오른쪽 장애벽허물기 김철환 활동가 ⓒ더인디고
▲23일, ‘반려견 미용 자격시험에서 청각장애인을 응시제한 한 것은 차별’이라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왼쪽 권홍수 씨, 오른쪽 장애벽허물기 김철환 활동가 ⓒ더인디고

장애벽허물기를 비롯해 청각장애인들은 “이러한 피해가 비단 농인만이 아닌 모든 장애인에 해당한다”며 “▲관련 제한을 삭제하고, 자격취득 제한이 필요하다면 제한적으로 공지할 것 ▲A 씨에게 실기시험에 우선적 응시 기회 부여와 ▲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응시를 할 수 있도록 시설 마련 및 정당한 편의제공”을 촉구했다.

한편 반려견 스타일리스트는 2019년 11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국가공인 자격을 인정받아 2020년 1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농축산부 동물복지정책과 담당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모든 장애인을 대상으로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해당 자격증이 국가 공인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또 민간에서 시행하다 보니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 산하 직업능력개발원과 논의해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더인디고 THE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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