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가족의 삶의 질 만족도, 전체 국민에 비해 문화여가·건강 등 모든 영역에서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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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이룸센터에서는 ‘장애인 가족지원에 대한 부모욕구조사 결과발표와 정책제안 토론회가 한국장애인부모회와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 등의 공동주최로 개최됐다 ⓒ더인디고
▲26일 오전 이룸센터에서는 ‘장애인 가족지원에 대한 부모욕구조사 결과발표와 정책제안 토론회가 한국장애인부모회와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 등의 공동주최로 개최됐다 ⓒ더인디고

  • 장애인 가족이 겪은 어려움, 2~30년 전과 다를 것 없어
  • 장애인 가족 삶의 질 만족도 평균 5.3점… 전체 국민 6.1점
  • 부모, ‘휴식 지원’ 선호↑, 활동지원서비스 불신↑
  • 부모의 걱정거리는 장애인 자녀의 직업과 성·결혼 문제

[더인디고 조성민] 장애인 가족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욕구에 맞는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서비스 전달은 가능할까!

발표와 토론자 등 참석자 대부분은 “장애인 가족의 어려움과 해결 방안은 지금까지 연구·조사 결과 등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다만 이를 지속해서 알리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이유는 지난 2~30년 동안 서비스는 조금씩 늘어났지만, 장애인 부모 등의 체감도는 과거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국장애인부모회(부모회)가 작년 6월부터 12월까지 총 727명의 장애인 부모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욕구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연구를 맡은 김주영 한국복지대학교 유아특수보육과 교수와 강은영 중부대학교 초등특수교육과 교수 등은 선행연구와 해외 가족지원 동향, 초점집단면담 및 설문조사를 토대로 ‘장애인 가족이 겪는 어려움’을 ▲상대적으로 낮은 삶의 질 ▲양육 분담의 어려움 ▲높은 부모의 스트레스 ▲정보 제공 부족 ▲경제적 지원 부족 ▲가족 구성원을 제한하거나 활동지원사의 전문성 등 현행 활동지원서비스 등을 꼽았다.

▲연구 책임을 맡은 김주영 교수가 연구개요와 초점집단면담 결과 등을 설명하고 있다. ⓒ더인디고
▲연구 책임을 맡은 김주영 교수가 연구개요와 초점집단면담 결과 등을 설명하고 있다. ⓒ더인디고

부모 그룹,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휴식지원’… ‘활동지원은 불신 높아

특히 참여한 부모들의 집단을 자녀의 생애주기별 다섯 단계(나누어 학령 전, 초등학령기, 중등학령기, 성인 초기, 성인기)로 나누어 23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초점집단면담(FGI)을 한 결과 그동안 가장 유익했던 가족지원 서비스 프로그램으로 가족 캠프나 원거리 여행 등 ‘휴식지원’을 꼽았다.

반면, 모든 부모 집단에서는 생애주기별 각기 다른 특성은 있지만 공통으로 ▲양육 스트레스와 자기 지원 ▲비장애 자녀에 대한 관심과 지원 ▲활동지원 서비스 등 세 가지 요구가 도출됐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정보 제공도 성인기 장애 자녀의 부모를 제외한 나머지 집단의 공통적 특성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의 주목할 만한 요구다.

활동지원서비스는 면접에 참여한 다섯 집단 모두 장애가 심한 자녀를 피하거나 장애아동 하대 등을 이유로 ‘활동지원사의 낮은 인성과 자질’을 꼽는 등 불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라리 경제활동을 멈추고 그 비용을 받으며 자녀를 직접 돌볼 수 있기를 부모들에게도 활동지원사 자격을 줄 것을 요구했다.

▲공동 연구자로 참여한 강은영 교수가 72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더인디고
▲공동 연구자로 참여한 강은영 교수가 72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더인디고

장애인 가족, 전체 국민보다 삶의 모든 영역 만족도 낮아개선 시급

연구진은 또한 727명을 상대로 온라인(655명)과 오프라인(71명) 설문조사를 실시, 전체 국민의 ’전반적인 삶의 질 만족도(만족도)’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장애인 가족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평균 5.3점으로 일반 국민 6.1점에 비해 0.8점 낮았다. 특히 문화·여가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장애인 가족과 전체 국민 간의 격차가 각각 4.2점과 5.7점으로 가장 컸으며 건강·의료도 각 5.4점과 6.8점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가족과 전체 국민간의 8대 영역별 삶의 질 만족도 평균 점수 비교 / 자료 = 토론회 자료집 재편집
▲장애인 가족과 전체 국민간의 8대 영역별 삶의 질 만족도 평균 점수 비교 / 자료 = 토론회 자료집 재편집

복수 응답 포함 1,922개 응답을 분석한 결과 ‘장애인 가족에게 가장 큰 걱정거리’는 ▲사회보장과 복지가 24.9%로 가장 높았고, 이어 ▲건강과 의료 22.5%, ▲자녀 양육과 교육 20.6%, ▲일자리와 소득 15.8% 순이었다. 부모의 노후, 장애 자녀의 미래 및 노후, 부보 사후의 자녀, 감정조절, 스트레스 관리 등도 기타 의견으로 응답했다.

걱정거리는 정부의 바람으로도 나타났다. 사회보장은 62.4%로 가장 높았고, 일자리와 소득이 17.3%, 건강과 의료 지원이 7.4%로 뒤를 이었다.

또한 부모들의 경우 장애 자녀로 인해 겪는 어려움은 자녀의 직업과 취업이 10점 만점 평균 4.6점으로 가장 높았고, 성과 결혼 문제가 4.54점, 정책·정보지식 부족이 4.48점, 교육과 치료가 4.23점으로 나타났다.

이어 연구진은 다양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종합적인 가족지원 체계 구축 ▲양육 스트레스에 대한 지원정책 마련 ▲발달장애인의 성인기 교육 지원체계 마련 ▲비장애 자녀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정책과 제도 마련 ▲자녀 돌봄 및 보호 지원제도 개선 및 확대 ▲경제적 지원정책 개선 등을 제시했다.

■ 정부 예산, 인력 등 근본 대책 전환해야… 부모 아닌 ‘가족 연구’ 필요

토론자로 나선 신영은 의왕시장애인가족지원센터 사무국장은 “장애인 가족의 종합적인 지원을 일부 지역에서는 장애인 가족지원의 필요성을 공감하여 조례를 제정했지만, 조례만 있을 뿐 장애인가족지원센터가 없는 곳도 많다”며 전국 지자체별 조례제정과 센터 설치 및 운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장애인 가족이 가족 유익하다고 꼽은 ‘휴식 지원’ 등 지역사회 다양한 프로그램은 많은데 문제는 인력과 예산이 단발성으로 그치고 있어 장애인 가족이 실질적으로 체감하기 어렵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치훈 발달장애인학생 대안학교 ‘꿈더하기학교’ 교장은 우선 “이번 연구 역시 이전과 유사하게 장애인 자녀 당사자 등 다양한 가족 구성원이 아닌 부모, 특히 어머니의 욕구조사였기에 결과도 비슷했다”며 “가족 연구에 대한 다양한 이론과 방법론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언에 대해서도 “결국 지속해서 나타나는 문제 때문에 발달장애인법 등을 제정했고 여러 서비스를 만들어냈지만, 우리나라 복지정책은 늘 뭐 하나 제대로 배부르게 먹어보지도 못하는 ‘먹을 것 없는 뷔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책제언이 실효성을 발휘하려면 개인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살피고 그것에 맞게 예산을 짜야 함에도 우리는 어느 정권 가릴 것 없이, 예산부터 정해놓고 거기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자격과 대상을 설정하기 때문”이라며 “이 구조를 바꿔내지 않으면 공허한 요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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