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물고문 학대한 거주시설 ‘성락원’, 폐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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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장애인차별철폐경산공동투쟁단은 18일 오전 11시 경산시청 앞에서 거주인을 물고문 학대한 성락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어 이들은 경산시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하며 시장실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가려고 하자 경산시 측에서 엘리베이터를 잠그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사진은 참가자들이 1층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장면이다. ⓒ420경산공동투쟁단
▲420장애인차별철폐경산공동투쟁단은 18일 오전 11시 경산시청 앞에서 거주인을 물고문 학대한 성락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어 이들은 경산시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하며 시장실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가려고 하자 경산시 측에서 엘리베이터를 잠그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사진은 참가자들이 1층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장면이다. ⓒ420경산공동투쟁단
  • 반응행동 보이자 수도꼭지 밑으로 머리 밀고 물 틀어
  • 수년째 인권유린에 배임 의혹으로 권익옹호기관 조사 중
  • 경산 장애인단체, 인권위 긴급진정… 시에 시설폐쇄 압박

[더인디고 조성민]

경북 경산시 소재 대형 거주시설인 ‘성락원’에서 물고문 학대행위가 있었다는 제보가 이어지면서 지역 장애인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회 긴급 진정에 이어 해당 시설 폐쇄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종한 경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장은 더인디고와의 전화 통화에서 “4월부터 제보를 받았는데 사건은 그 이전에 발생한 것 같다”며 “성락원 시설 거주 장애인이 반응행동을 나타내자 종사자가 싱크대로 끌고 가 머리를 수도꼭지를 밑으로 집어넣고 수돗물을 트는, 소위 ‘물고문 학대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또 “가혹행위 과정에서 가해자 외에 서너 명의 종사자들이 있었지만 이를 방조했고, 이후 성락원 측도 해당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나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가해자가 연차휴가를 쓸 수 있도록 편의까지 보장했다”고 말했다.

▲420장애인차별철폐경산공동투쟁단은 18일 오전 11시 경산시청 앞에서 거주인을 물고문 학대한 성락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420경산공동투쟁단
▲420장애인차별철폐경산공동투쟁단은 18일 오전 11시 경산시청 앞에서 거주인을 물고문 학대한 성락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420경산공동투쟁단

경산IL센터와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경산시지회 등 15개 단체로 구성된 ‘420장애인차별철폐경산공동투쟁단(420경산공투단)’은 17일 인권위에 피해자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이어 오늘(18일) 오전 11시에는 경산시청 앞에서 ‘장애인시설 성락원의 거주인 물고문 학대행위’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420경산공투단은 성락원에서 발생한 거주인 물고문 학대행위 사태를 강력 규탄하며, 경산시 차원의 ▲피해자 긴급 조치와 ▲인권실태 조사, ▲성락원 즉각 폐쇄 등을 촉구했다.
특히, 성락원의 인권유린 사건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음에도 관리·감독의 책임을 가진 경산시가 해당 시설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불신이 높다는 의견이다.

기자회견 이후 이들 단체 관계자들은 경산시장의 의견을 듣고자 했으나 시는 엘리베이터를 잠가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경산시 측에서 엘리베이터를 잠그자 해당 일부 장애인 활동가들이 420경산공투단 관계자들의 지원을 힘겹게 2층까지 기어오르고 있다. ⓒ420경산공동투쟁단
▲경산시 측에서 엘리베이터를 잠그자 해당 일부 장애인 활동가들이 420경산공투단 관계자들의 지원을 힘겹게 2층까지 기어오르고 있다. ⓒ420경산공동투쟁단

기자회견에 참석한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결국 장애인 활동가들이 휠체어에서 내려 시장실이 있는 2층까지 기어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며 “그래도 만나주지 않자 시 관계자에게 요구 사항을 전달한 데 이어 책임 있는 답변을 기다리며 대회의실에서 농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420경산공투단은 시장의 답변을 기다리며 2층 대회의실에서 농성을 이어갔다. ⓒ420경산공동투쟁단

▲420경산공투단은 시장의 답변을 기다리며 2층 대회의실에서 ‘시설은 집이 아니다. 감옥이다’ 등이 적힌 피켓을 설치하며 농성을 이어갔다. ⓒ420경산공동투쟁단
 

한편 성락원 측에 해당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와 후속 조치 여부 등을 확인하고자 오전에 전화를 걸었다. 원장이 시설 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메모까지 남겼으나 퇴근 시간이 지나도록 어떠한 답변도 받지 못했다.

1955년 설립된 사회복지법인 성락원은 지역 내 최대 거주시설로 작년 기준 154명의 지체·지적·뇌병변 장애인 등이 거주하고 있다. 해당 시설은 최근 수년째 인권유린에 이어 시 보조금이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후원금 등을 배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와 성락원분회 노조원들은 지난 3월 19일 기자회견에서 “성락원에서 생활하는 모든 거주인은 부실한 급식과 냉난방, 피복 등을 제공받고 있으며, 심지어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어도 치료식조차 못 받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이번 물고문 의혹은 최근 경상북도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학대 조사를 하고 있는 과정에서도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한 인권기관 관계자는 “대형시설인 만큼 기존 제보된 한두 사건 중심의 조사보다는 빠른 시일 내 제대로 된 전수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여주라파엘의집 등 거주시설에서의 인권침해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경산시를 비롯한 지자체뿐 아니라 운영비를 지원하는 보건복지부조차도 적극적인 해결에 나서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더인디고 THE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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