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 관련 판결 120여 건 중 14건 선정
- 사법종사자의 장애인권감수성 제고에 기여
- 장애인권리협약 법 앞의 평등 이행되어야
[더인디고=이용석편집장]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이성재 상임대표)는 지난 5월 31일 2021년도 장애인 인권 디딤돌·걸림돌 판결 선정 보고회를 가졌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올해 수집ㆍ분석된 대상 판결은 2019년 7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선고된 장애 관련 판결로 총 120여 건에 달한다며, “장애ㆍ인권ㆍ법률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 8명이 두 차례 회의를 거쳐 디딤돌 판결 5건, 걸림돌 판결 4건, 주목할 판결 5건 총 14개의 판결이 선정”했다고 밝혔다.
■ 뚜렛증후군 등 장애 범위 확대도 디딤돌 판결 포함
장애인의 실질적인 권리구제가 판결을 통해 이루어진 디딤돌 판결로는 ①대통령령에 규정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장애인복지법상의 장애에 해당한다면 장애인등록을 거부할 수 없다고 판시한 사례, ②청각장애인 공무원 채용 과정에서 면접위원의 질문을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판단한 사례, ③단순히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는 공무원의 신분을 박탈하는 해임사유가 될 수 없다고 명시한 사례, ④일하면서 기존 장애가 심해졌지만 이를 산업재해로 인정하지 않은 공단의 처분을 장애차별로 판시한 사례, ⑤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는 공무원 신분을 박탈할 수 없다고 판시한 사례 등이 선정되었다.
■ 편의시설을 편의시설로 인정하지 않은 판례 걸림돌 판결로 선정돼
걸림돌 판결로는 ①군복무 중 청각장애를 갖게 된 원고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입증책임을 요구해 보훈 대상자로 인정하지 않은 사례, ②반드시 갖추어야 할 시설인 ‘구조부’에 장애인등편의법상 문턱, 출입문, 손잡이, 점형블럭을 배제시킨 사례, ③장애인콜택시 이용자를 특정 유형의 장애인에게만 한정시킨 성남시 조례로 뇌병변 장애인이 특별교통수단을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위법하지 않다는 사례, ④장애로 인해 직접 경작 요건이 충족시킬 수 없는데도 농지를 양도함에 있어 양도소득세를 부과한 처분이 위법하지 않다는 사례 등을 선정하였다.
또한 디딤돌이나 걸림돌로 구분하기 어렵지만 장애인 인권과 관련하여 많은 고민을 하게 한 주목할 판결로는 ①지적장애인 여동생의 명의를 도용하여 체결된 분양계약을 의사무능력을 이유로 무효라 판결한 사례, ②지적장애인의 장애로 인한 일관되지 않은 진술을 신빙성을 낮추는 요소로 보지 않고 성폭력 피해를 인정한 사례, ③학교폭력 피해자인 장애 학생의 부모가 이에 대한 구제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학교로부터 받은 부당한 처우를 언론 등에 제보한 행위로 인하여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한 사례, ④태아의 선천적 질환을 어머니의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지만 태아 자체의 권리 주체성은 부정한 사례, ⑤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준수해야 하는 50인 이상 근로 사업장은 개별 사업장이 아닌 전체 사업장에서 근로하는 근로자의 수를 모두 합산해야 한다고 판시한 사례 등을 선정하였다.
이번 ‘2021년도 장애인 인권 디딤돌·걸림돌 판결 선정 사업’에 참여했던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찬우 사무총장은 선정사를 통해 “장애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환경의 문제”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입법, 정책변화, 능력 개발, 기술 개발 등이 필요하며, 우리의 권리를 빼앗기지 않고 행복할 권리를 갖기 위해서는 이번 사업에서 선정한 사례들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장애인 인권에 디딤돌과 걸림돌이 된 판결을 선정해 보고하는 ‘사법 모니터링 사업’을 6년째 진행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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