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고용은 1%대, 고용부담금은 정부·공공의 50%… 장애계 “10년 내 장애인 교원 100%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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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김헌용 위원장이 제도와 교육현장의 차별 문화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 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페연대
▲21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김헌용 위원장이 제도와 교육현장의 차별 문화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 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페연대

  • 장애인 교원, 공공·민간 통틀어 1.97%로 최저
  • 예비 교원 모집은 연 280명 수준… 20년 걸려야 달성
  • 세금으로 부담금 417억원 충당… 전체 납부액의 절반 수준
  • “교육부, 10년 내 장애인 교원 의무고용 이행 로드맵 촉구

[더인디고 조성민] 장애인 의무고용제도가 시행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의무고용률을 준수하지 못하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상당수 존재,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19년 기준 314개의 공무원 관련 기관 중 27.7%인 87곳에 달한다.

특히, 정부 부문에 속하는 17개 시·도 교육청의 ‘장애인 교육공무원’은 1.97%로 정부, 공공뿐 아니라 민간기업 중 최저인 대기업집단 2.38%에도 훨씬 밑돈다. 물론 이에 따른 고용부담금은 국민 세금이다. 그것도 정부(공무원, 근로자)·공공기관이 내는 금액의 절반 수준인 417억원이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장애인 교원이 부족한 것에 대해 ▲‘장애인 입학생 저조’와 ▲‘장애인 교원 양성 연구 필요’ 식으로 변명하고 있다. 또 의무고용 상향 조정을 위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장애인고용법)’이 개정되더라도 ▲현행 ‘고용부담금의 절반 수준 유지’를 요구하고 있어 장애인과 교육 단체의 비판이 거세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등 7개 장애인 교육 및 인권단체는 21일 오후 3시 열린우리당 강민정 국회의원과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공무원의 장애인 의무고용 이행 및 교육계 장애인 차별 철폐를 촉구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등 7개 장애인 교육 및 인권단체, 열린우리당 강민정 국회의원은 21일 국회 본청 앞에서 교육공무원의 장애인 의무고용 이행 및 교육계 장애인 차별 철폐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초했다. /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페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등 7개 장애인 교육 및 인권단체, 열린우리당 강민정 국회의원은 21일 국회 본청 앞에서 교육공무원의 장애인 의무고용 이행 및 교육계 장애인 차별 철폐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초했다. /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페연대

지난해 공공부문 의무고용이 3%에 진입했다지만 별반 다르지 않다.

2020년 말 기준 고용노동부의 ‘장애인 의무고용 사업체의 장애인 고용 상황’에 따르면 국가 및 지자체 316곳의 장애인 공무원은 평균 3%인 27,270명으로 의무고용률 3.4% 달성까지는 요원한 수치다.

특히, 전체 공무원 910,478명의 약 45%를 차지하는 17개 교육청 소속 공무원은 407,876명, 이 중 장애인 교원은 8,017명으로 의무고용률 충족을 위해서는 5,851명이 더 필요하다.

■ 이제야 “장애인 예비 교원 저조, 교원 양성 연구? 교육부 15년간 방치 책임져야”… 전담 부서 설치와 제도 개선 절실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이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것에 따르면 ‘19년 기준 교대 및 사범대에서 배출되는 장애인 예비 교원 수는 연평균 280명 수준이다. 현행 의무고용률이 그대로 유지되고 이들 전원이 교원이 되더라도 20년 이상이 걸려야 충족되는 수치다.

장애인 교원의 의무고용률 달성은 단순히 한두 해 찔끔찔끔 늘리는 것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심각한 상황임에도 오히려 교육 당국은 책임감은커녕 너무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김헌용 위원장은 “교육 현장에 장애인 교원이 부족한 것은 당연하다”면서 “1990년 의무고용제도가 실시됐지만, 장애인 교원은 15년 뒤인 2006년에 이르러서야 포함됐다. 이후 또 8년이 흐른 2014년에 교대 중심의 장애인 특별전형 실시에 이어 2018년부터 사범대학들이 장애학생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 모범이 되어야 할 교육계가 장애학생과 장애인 교원을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타 분야보다 후진적 문화를 보여줬다. 또 지난 4월에 알려진 ‘진주교대 입학성적 조작사건’처럼 교원 양성을 위한 대학 입문 과정에서부터 차별이 발생하고 있었음에도 교육부를 비롯한 행정당국이 구조적 문제를 제대로 개선하지 못한 것에 그 원인이 있다”고 직격했다.

올해로 교사 생활 12년 차인 김 위원장은 “이렇게 다양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20세 수준의 학교와 교사가 21세기의 학생들과 마주하기 위해서는 교육부 차원에서 장애인 교원을 담당하는 전담 부서가 설치와 종합적인 실태 파악 및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 상임대표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13년 동안 차별과 싸워왔지만, 학교라는 교육 현장은 대응하기 어려운 강력한 울타리와 같은 공간”이라며 “이 공간에서는 장애인을 배움과 동정의 대상으로만 봤지 가르치는 교사로서, 또 이들에게 정당한 편의를 보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지 못한 것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 세금 417억원을 장애인 인권과 맞바꿔… 10년 내 장애인 교원 의무고용 달성 로드맵 촉구!

교육부는 지난 15년 동안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오히려 고용부담금 감면 유지에 더 급급한 모습이다.

교육부는 지난 3월, 장애인 의무고용률 상향 조정(23년 3.6%, 24년 이후 3.8%)을 위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고용노동법안 심사소위에 참석, 지방교육재정을 이유로 개정안에도 적용해 다라고 요구했다. 특히, 의무고용률 상향 시 이에 따른 교육청뿐 아니라 국공립대학교까지 추가 고용부담금을 현행 수준(2분의 1)으로 감면해 달라는 것.

▲SBS가 17일 김예지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고용부담금의 일부자료, 교육청은 장애인 고용미달로 정부 부문에 417억원의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사진=SBS 방송 캡처)
▲SBS가 17일 김예지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고용부담금의 일부자료, 교육청은 장애인 고용미달로 정부 부문에 417억원의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사진=SBS 방송 캡처)

지난 17일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의 자료를 기초로 한 SBS 보도에 따르면 1,037개의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이 낸 고용부담금은 작년 기준 892억원이다. 이 중 17개 교육청에서 납부한 금액만 약 417억원이다. 정부 부문 교육청 공무원 38,460억원과 교육청 소속 근로자 3,265억원을 합한 금액이다. 소위 ‘반값 특례’가 아니면 800억원 이상을 물었어야 한다.

문제는 현행 장애인고용법 부칙 제2조(교육감의 부담금 납부에 관한 특례)에 따라 50% 감면이 면제되는 2023년부터는 더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권달주 전장연 상임대표는 “장애인이 교육공무원으로서 역량이 있음에도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서 소외되어 왔다”며 “특히, 교육 제도를 통해 장애인을 차별했고, 학교는 편의시설을 핑계로 장애인을 배제했음에도 이제는 고용부담금마저 국민 세금으로 납부하는 현실이 됐다”고 개탄했다.

앞서 강민정 의원도 “장애인 고용 대신 국민세금으로 400억원이라는 돈을 장애인 기본권과 맞바꾸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강 의원은 “인권과 민주주의 실현에 앞장서는 교육기관이 이 부담금을 세금으로 메꾸는 현실이 지속해서는 안 된다”며 “국회 차원에서 이를 막아 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 단체는 “법제사법위원회의 회부된 ‘장애인고용법’ 일부개정법률안 중 시도교육청의 고용부담금을 감면하는 부칙 조항 삭제와 교육공무원의 장애인 의무고용 준수 및 교육계의 장애인 고질적인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10년 내 장애인 교육공무원 의무고용 이행을 위한 로드맵 발표 ▲장애인 교원 전담 기구 설치 ▲장애인 교원 정책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촉구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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