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다올의 새연소] 코로나19와 장애인, ‘감옥에 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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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쓰고 밖이 보이지 않는 창문을 응시하고 있다 /사진=언스플래쉬
▲마스크를 쓰고 밖이 보이지 않는 창문을 응시하고 있다 /사진=언스플래쉬

[더인디고=윤다올 집필위원]

윤다올 더인디고 집필위원
윤다올 더인디고 집필위원

코로나19 상황에서 모두가 힘들고 긴박한 시간을 보냈지만, 특히 장애인들의 삶이 더욱 고단했던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다.

최근 얼마간 인터뷰와 회의를 통해 지역사회에 사는 아주 평범한 장애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떠올린 단어는 ‘감옥’이다.
이 얘기들을 공유함으로 지역사회 수많은 장애인이 얼마나 제한적이고 갑갑한 삶을 살고 있는지를 좀 더 많은 사람이 알 수 있길 바라며, 누군가의 꾸준함으로 발전되길 바란다.

아주 넓은 감옥

지체장애 1급인 장애당사자 A씨는 코로나19가 발발한 지난해 3월부터 인터뷰가 있던 지난 5월까지 약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집 밖에 외출을 거의 하지 않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 극도로 조심했으며, 평소 왕래가 있던 센터마저 오가지 않았다. 평소 앓던 기저질환이나 질병을 염려하여 그렇기도 하고, 자신에게 배정된 8명의 활동보조인을 위해서도 그런 선택을 하였다.

더욱이 백신 우선접종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A씨의 외부활동은 철저히 단절되었다. A씨는 자가격리에 들어간 동료를 통해 불편했다는 얘기를 듣고 자신이 자가격리에 들어간다면 스스로 물 한 모금도 마실 수 없을 것이라며, 누가 자신을 돌보러 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하였다. A씨를 1년 넘게 휩싸고 있는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은 백신을 맞으면 조금 나아질 수 있을까.

코로나 4단계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극도로 강화된 지금, A씨는 찜통 같은 여름 더위에 어떤 삶을 보내고 있을까. 장애인에게 일상이 있는 집과 지역사회라는 보기 좋은 떡은. 코로나19와 함께 아주 넓은 감옥으로 펼쳐지고 있었다.

생각보다 더 좁은 감옥

시각장애 1급인 장애당사자 B씨는 얼마 전 다니던 직장에 확진자가 다녀가면서 2주간 자가격리를 하게 되었다. 요즘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여기저기 자가격리 대상자가 늘었다고 하지만 시각장애인의 자가격리 이야기는 굉장히 불친절한 시간으로, 생각보다 더 좁은 감옥이었다.

먼저 자가격리 자에게 일괄적으로 보내지는 정부 소관의 문자 메시지가 있는데, 안내 내용이 이미지로 되어 있어 시각장애 당사자인 B씨는 그 내용을 읽을 수 없었다. 또한 지침에 따라 앱을 다운로드받았지만 해당 앱의 접근성이 좋지 않아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나이 드신 부모님께는 앱 작동방법을 도움받기도 어려웠다.

  ▲사진설명. 왼쪽부터 자가격리 자에게 일괄적으로 보내지는 안내메시지, 키트에 들어있는 안내문, 소리나지 않는 체온계 /사진=인터뷰이
▲사진설명. 왼쪽부터 자가격리 자에게 일괄적으로 보내지는 안내메시지, 키트에 들어있는 안내문, 소리나지 않는 체온계 /사진=인터뷰이

제공되는 키트에도 문제가 있었다. 키트에 들어있는 안내문이 인쇄된 종이로 들어있다 보니, 해당 내용을 직접 확인할 수 없어 가족이 읽어줘야 했다. 그리고 자가격리 기간 매일 열을 측정하여 발열 시 지자체에 보고하라는 의미로 체온계가 들어 있었는데, 해당 체온계는 소리가 나지 않는 체온계로 B씨는 정부의 방침대로 매일 스스로 열을 측정하지만, 자신의 체온을 확인할 수 없었다. 측정된 온도를 가족이 읽어줘야 발열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발열 측정도 가족의 도움을 받아야만 가능했다.

이토록 불친절한 자가격리 기간이라니. B씨와 동료들은 혀를 내두른다. 자가격리 자체의 외로움과 지루함을 달랠 겨를도 없이 정보 단절로 인해 여러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했다. 다른 시각장애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보건소 자가 문진표도 접근하기 어려웠고, 백신 예약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예방접종센터 홈페이지도 접근성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코로나19는 생각보다 더 좁은 감옥으로 느껴지고 있었다.

코로나19는 모든 사람에게 생각지 못한 사건으로 당혹감과 불안감을 조성하였고, 많은 불편함과 어려움을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평소에도 여러 사람과의 교류와 도움을 통해 일상을 유지해나가던 사람들에겐 더욱 극심한 단절과 어려움으로 이중고, 삼중고가 발생하였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의 심각성이나 위험성 외에 사회적으로 만들어낸 새로운 종류의 감옥이 있음을 분명히 하고 싶다. 지난 1년 몇 개월 동안 장애인은 집에 있다고 더 안전한 것이 아니었고, 국가의 방역지침을 따르고자 하였으나 혼자는 따를 수 없는 감옥에 있다.

[더인디고 THE INDIGO]

대학원에서는 성인 발달장애인관련 연구를 하였고, 지금은 장애인정책 모니터링 및 사각지대 개선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살면서 지켜나가고자 하는 가치는 '인애'와 '정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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