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희의 창문너머] 고령장애인, 운전면허증 반납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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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운전자가 자동차 루프박스에서 휠체어를 내리고 있다. ⓒ더인디고
▲장애인 운전자가 자동차 루프박스에서 휠체어를 내리고 있다. ⓒ더인디고

[더인디고 = 이문희 편집위원]

▲이문희 더인디고 편집위원
▲이문희 더인디고 편집위원

오늘 한 유명 연예인이 나이가 들면서 운전면허증을 반납해서 좀 슬퍼졌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나이가 점점 들면 지금까지 별생각 없이 유지해왔던 생활방식이 조금씩 나도 모르게 바뀌게 되지만 그중에서 이동방식의 변화는 큰 충격으로 다가오나 보다.

지금까지 자신이 원하는 때, 원하는 곳으로 자신의 결정에 의해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였지만 운전면허증을 반납할 경우에는 차량을 이용한 이동에 있어 매번 타인에게 의존해야만 하는 것이 슬픈 일이긴 하다.

비장애인들의 운전면허증 반납은 타인에게 의존해 이동의 자유가 제한되는 것으로 슬픈 일 중의 하나이지만 대체 이동수단을 쓸 수 있다면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 지인 중에 한 분도 고령이라 자녀들이 운전면허증 반납과 함께 택시 이용을 자유롭게 하라고 신용카드를 선물했다고 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씀하셨지만 한숨을 내쉬었다.

장애인에게 고령으로 인해 운전면허를 반납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슬픔 이상의 의미가 있게 된다. 표면적으로는 이동권 박탈의 의미가 있지만 그것으로 인한 심리・사회적 악순환은 심각한 결과를 나타낼 것이다. 어설픈 장애인 이동환경을 유지해온 정부정책의 당연한 결과이다.

장애인의 고령 현상은 2020년 49.9%로 극초고령으로 진입했고 이러한 현상은 이미 꽤 오래전부터 정부통계로 밝혀졌다. 2005년 장애인실태조사가 실시되었을 때에도 32.4%에 달했으니 말이다. 전북에서는 55.2%에 달하니 농어촌지역의 장애인 고령 현상은 이보다 더 높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고령장애인 문제에 대응할 시간이 있었지만 관련 연구는 극히 일부였고, 정부정책으로부터 늘 외면당했다. 고령장애인 종합대책 수립도 정부정책의 칸막이 현상으로 그 시행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자의든 타의든 운전면허를 반납해야 하는 고령장애인들이 분명 많아질 것이다. 비장애인들의 경우에는 대체 이동수단을 활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고령장애인의 경우 그 가능성은 현저히 떨어진다. 저상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며, 휠체어 사용자는 택시를 이용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고, 장애인콜택시 이용은 더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로 난감하다.

그나마 외부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활동지원도 65세 이상의 장애인들에게는 제도적으로 차단되어 있는 상태이다. 나이 먹으면 장애인들이 무슨 이동할 일이 많아지냐고 떠들어대는 짝퉁 장애인 전문가들이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근처의 지하철역까지의 이동수단으로 활용되는 전동휠체어를 받으려면 엄격한 의료적 판단기준에 의해 거부당하기 일쑤이고, 쓸 만한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려면 높은 자부담 비용으로 심각한 경제적 부담을 해결해야 한다. 저가의 전동휠체어는 수리비도 만만치 않다.

나도 언젠가는 운전면허를 반납해야 할 시기가 올 텐데, 이것 저것 생각하면 반납이 정답인가? 나이 들면 병원 갈 일도 많아질 텐데 어떻게 하지?

[더인디고 THEINDIGO]

따뜻하고 깊은 통찰을 통해 장애인 인권을 위한 다양한 정책활동과 자문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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