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의 장콜 대기 2시간 아니라는 팩트체크를 ‘팩트체크’ 하고 나선 장애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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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의 장콜 대기 2시간 아니라는 팩트체크를 팩트체크 하고 나선 장애시민들
▲지난 3월 31일 연합뉴스는 ‘[팩트체크] 장애인 콜택시 타려고 2시간 기다리는 경우 많다?’ 기사에 대해 미디어오늘, 경향신문 등이 현장을 외면한 주장이라면서 장애인시민들의 주장을 실어 반박했다=더인디고 편집
  • 서울시 장애인 콜택시 평균 대기시간 30분, 정말?
  • 연합뉴스, 장시간 대기 후 취소율, 승차까지의 시간 등 취재 안 해
  • 비장애인 택시 대기시간 8.4분(택시앱), 5.8분(거리)인데 장애인 30분 괜찮나?
  • 공급자 제공 데이터 활용 언론보도 위험성 드러나

[더인디고=이용석편집장]

지난 3월 31일 연합뉴스는 ‘[팩트체크] 장애인 콜택시 타려고 2시간 기다리는 경우 많다?’라는 기사를 통해 2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동권은 인간으로서의 기본 권리이며 존엄”이라며 “(장애인은) 택시 한 번 타기도 힘들다. 장애인 콜택시라고 있긴 하지만 그것을 위해선 출근길은 아예 포기해야 되고 2시간 이상 기다려야 될 때도 많다”고 발언한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의 발언 중에서 장애인 이동권 전반이 아닌, ‘장애인 콜택시 2시간 대기’ 발언에 대한 진의여부만을 골라 팩트체크했다.

연합뉴스는 장애인 콜택시 운영자인 서울시설관리공단의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해 평균 장애인 콜택시 대기시간은 32분이며, 이는 2019년 55분에서 줄어든 시간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차량대수도 634대로 12대가 늘어 올 2월까지 평균 대기시간이 29.5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시간 넘게 기다린 비율은 2019년 6.1%(71,382건)에서 2020년에 0.8%(7,463건)로 줄었다가 작년에는 1.1%(13,077건)로 소폭 늘어났다. 작년 기준으로 봤을 때 하루 평균 탑승건수는 3천344건이며, 2시간 넘게 기다린 사례는 35건 정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또한 시각장애인의 경우, 서울시각장애인 생활·이동지원센터의 데이터를 인용해 1시간 이상 2시간 이내는 4.9%(51건)에 불과하고, 접수한 지 2시간이 넘게 배차되지 않으면 자동으로 취소된다면서 ‘2시간 이상 기다려야 될 때가 많다’는 김예지 의원의 주장이 과장되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언론들과 실제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는 장애시민들이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미디어오늘은 4월 5일 보도에서 연합뉴스의 기사는 “데이터에만 의존하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보여줬다”면서 “장애인 콜택시를 기다리다가 포기한 경우를 보여줄 수 있는 취소율, 대기시간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문제점을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향신문은 4월 4일 기사에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는 장애시민들의 인터뷰를 싣고 연합뉴스에 “보도된 수치와 현장 상황은 다르다”고 지적하고 “서울시설공단 자료에 콜택시 호출 후 1시간가량 대기하다 탑승을 포기한 사례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또한 경향신문은 SNS에 연합뉴스 기사를 반박하는 의견을 냈던 장애시민 김 모씨의 “장애인 콜택시는 신뢰하기 무척 어려운 교통수단”이라며 “(보도된) 평균 배차시간은 실제 배차시간보다 짧게 책정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함께 실었다.

실제로 장애인 콜택시를 출·퇴근 등 일상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장애시민들은 현재의 장애인 콜택시는 “언제 올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성이 상존하는 교통수단”이라고 입을 모은다. 장애인 콜택시를 일상적으로 이용한다는 휠체어 사용 장애시민인 이 모씨는 더인디고와의 인터뷰에서 “장콜을 이용 접수를 하는 순간보다 모든 일상은 멈춘다”고 했다. “언제 배차될지, 또 어디에서 배차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화장실조차 다녀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 씨는 “연합뉴스에서 주장하는 대기시간 30분은 접수에서 배차완료까지의 시간만을 측정한 값”에 불과하다면서 배차된 장애인 콜택시의 위치에 따라 대기시간은 마냥 길어질 수밖에 없다“ 말했다. 그러니까 접수를 하고, 배차완료까지의 대기시간이 30분이며 이용자가 승차하기까지의 시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실제 이용자는 2시간이 넘게 기다려도 배차완료가 1시간 30분만에 되었다면 실제 승차까지의 시간이 2시간을 넘었어도 대기시간은 2시간 이내로 기록된다는 것이다.

언론의 데이터를 이용한 팩트체크는 신중해야 한다.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데이터를 가공할 수 있는 공급자가 보여주고 싶은 내용일 수 있기에 그 데이터의 타당성도 분명히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장애시민들은 입을 모아 지적했다. 또한 대기시간 30분이 장애시민들에게는 당연한 듯한 연합뉴스의 보도는 자칫 장애인 이동권 투쟁에 나선 장애시민들의 주장이 과장과 생떼일 수 있다는 잘못된 정보만을 제공하게 된다는 것이다. 참고로 ‘2020년 택시 서비스 시민만족도 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비장애인은 택시 앱을 이용할 경우에는 8.4분, 거리에서 택시를 잡을 경우 5.8분이 걸린다.

[더인디고 THEINDIGO]

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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