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다양인 포럼, ‘차별과 연대’…문제의 시작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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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다양인 포럼, ‘차별과 연대’...당사자 문제의 시작 선언!
▲지난 16-17일 이틀동안 제2회 신경다양인 포럼이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렸다. ⓒ estas 제공
  • 신경다양인의 개념 정립에서 일상적 차별까지 논의
  • UN CRPD 활동을 통한 신경다양인 권리 옹호 쉽지 않아
  • 거대한 문제의 시작, 편견과 차별…‘연대’를 통해 모색해야

[더인디고 = 이용석 편집장]

지난 16일과 17일, 양일간 치러진 ‘제2회 신경다양성 포럼’은 행사를 매조지하면서 이번 포럼은 신경다양인의 인권에 대한 논의가 끝이 아닌 “거대한 문제의 시작”임을 분명히 했다.

“신경다양인의 차별과 연대”라는 포럼의 대의제는 신경다양인 당사자들이 일상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차별의 경험들이 당연히 겪어야 할 통과의례가 아니라는 점과, 이는 우리 사회의 만연한 신경다양인에 대한 편견 때문이며, 이러한 사회적 관습들이 당사자들에 대한 간섭과 통제로 이어지고 있다고 선언하고, 그 답을 교차성과 연대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럼은 매우 다양한 이슈와 주제로 진행되었는데, 첫날에는 통합교육 현장에 만연한 신경다양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 문제(윤은호-한국후견·신탁연구센터)와 고용 현장에서 겪는 문제(장지용‧달팽이-estas‧세바다)들을 짚음으로써 일상에서 겪는 ‘차별 상황’을 실제적으로 드러냈다. 또한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를 통해 성인 자폐인의 자폐 진단 경험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기조 세션으로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김미연 부위원장이 ‘CRPD와 정신적 장애인의 인권’을 주제로, 지난 8월에 있었던 유엔장애인위원회의 당사국 심의 최종견해에 담긴 정신적 장애인 인권 문제와 한국신경다양성연대 보고서의 함의를 되돌아보는 토론 시간이 마련되기도 했다. 또한 스코틀랜드와 핀란드 등 유럽국가의 사례를 중심으로 자폐와 신경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지원 방안이 발표됐다.

둘째날에는 국제적인 포럼이 이어졌다. 일본의 아야야 사츠키(도쿄대학교) ‘「오토에모지테」의 당사자연구에 대한 기본이념과 실천’, 한국의 김소윤(덕성여대) ‘자폐수용교육 프로그램 현황 및 과제’, 영국의 판다 메리(Panda Mery, 숲생각, 독립연구자) ‘자폐스러운 공간’ 등의 주제 발표가 있었다. 아야야 사츠키는 ‘당사자연구’의 개념과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문제와 당사자를 분리하고, 신경다양인에 대한 ‘당연함’을 깨뜨리는 힘을 통해 장애의 사회적 모델에 근거한 자폐성 장애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소윤은 자폐성 장애인에 대한 낙인과 차별을 온라인 자폐수용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완화했던 연구결과를 발표했으며, 판다 메리는 chatGPT를 활용해 ‘자폐러운 공간’이 자폐성 장애인에게는 안전하고 환경적인 환경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왼쪽부터 일본의 아야야 사츠키, 한국의 김소윤, 영국의 판다 메리, 세바다의 이아나, 한국미키미디어협회의 구은애

이번 신경다양성 포럼은 신경다양인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을 정립하고, 일상에서 드러나는 차별과 배제의 사회적 환경을 당사자가 직접 증거함으로써 실제적 문제로 드러난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다만, 포럼에서 다뤄진 주제들의 사회적 쟁점화는 반드시 필요한 논쟁적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이 논쟁이 단순히 신경다양인 내부에 논리로만 귀결되었다는 아쉬움도 남았다.

장애계의 한 관계자는 “다른 장애인단체들과의 공동작업을 통해 논의 내용을 컨텐츠화하고 참여자를 늘리는 등의 현실적 이슈 확산 노력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신경다양인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하고, 당사자들간의 네트워크 강화와 다른 장애옹호세력과의 적극적인 연대를 실천해야 한다.”며 “이번 포럼이 거대한 문제의 시작”이라는 estas의 장지용 공동조정자의 맺음말은, 이 같은 능동적인 실천·전략의 토대 위에서 비로소 그 첫 발을 뗄 수 있으며 다음 포럼이 열릴 2024년의 신경다양인들의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포럼은 성인자폐(성)자조모임 estas, 신경다양성 지지모임 세바다, 국가인권위원회, 최혜영 국회의원, 용혜인 국회의원, 한국후견·신탁연구센터 등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김예지 국회의원이 후원했다.

[더인디고 yslee506@naver.com]

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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