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사회서비스 분야 투자펀드 조성… “기대반 우려반”

0
272
▲보건복지부는 7일, 사회서비스 분야 최초로 140억의 투자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더인디고 편집
▲보건복지부는 7일, 사회서비스 분야 최초로 140억의 투자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더인디고 편집

  • 정부 100억원·민간 40억원 모태펀드에 출자
  • 장애인·노인 돌봄 기업에도 20% 투자
  • 보조기기 등 품질과 시장성 가늠할 선제 투자 기대
  • 근본적 논의 없이 단편 사업 중심 펀딩 우려

[더인디고 조성민]

정부가 사회서비스 분야 최초로 투자펀드(모태펀드)를 조성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장애계와 학계 등에서도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오늘(7일) 보도자료를 통해 총140억원(정부 100억원, 민간40억 원) 규모의 사회서비스 투자펀드 조성을 목표로 ‘모태펀드 2023년 2차 정시 출자’ 공고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모태펀드는 기업에 직접 투자 대신, 민간 운용사가 결성하는 펀드에 출자하는 간접 투자방식의 펀드다. 중소벤처기업부, 보건복지부 등 10개 부처가 출자해 조성한다.

그간 환경·문화·교육 등 공공성이 있는 분야에 대해선 모태펀드를 통한 투자가 이루어져 왔지만, 사회서비스 분야에 중점 투자하는 모태펀드 조성은 이번이 처음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사회서비스 투자펀드는 초저출산 지속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고품질의 사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 대응해 혁신기업 육성 등을 위해 조성했다.

관련해 이번 사회서비스 투자펀드는 새롭고 혁신적인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뿐 아니라 디지털·첨단기술을 활용해 사회서비스를 고품질로 제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기업에도 투자된다. 특히 소규모 펀드라는 특성을 고려해 노인·장애인 등 돌봄 관련 기업(사회적기업, 소셜벤처 등 포함)’에 펀드 조성금액의 20% 이상 투자하도록 했다. 그런 의미에서 정책적 지원 필요성이 높은 분야에 자금이 집중지원되도록 보건의료·환경 분야는 투자 대상에서 제외했다.

투자는 펀드 결성일로부터 4년간 이뤄지며, 회수되는 재원은 다시 사회서비스 관련 분야에 재투자해 투자-성장-재투자의 선순환 고리를 형성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전병왕 사회복지실장은 “사회서비스 투자펀드를 통해 사회서비스 관련 기업이 기술개발비·운영비 등 자금을 투자받아 기술 기반 혁신을 하거나, 서비스의 품질을 높여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 사회서비스 수요·공급자 등의 의견을 수렴해 계속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의 말처럼 당장 창의·혁신을 활용한 사회서비스 품질이 개선까지는 아니더라도 견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의 목소리도 나왔다. 또한 국가가 안정적으로 해야 할 보편적 사회서비스가 펀드 특성상 수익성과 민간의 경쟁을 부추기거나 일부 특정 계층만을 겨냥한 시장으로 변질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계 한 관계자는 더인디고와의 전화 통화에서 “예를 들어, 고가의 장애인 보조기기 보급 확대 및 품질 개선 등에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정부가 밝힌 예산 규모가 작은 만큼 보조기기가 보편적 보급이 가능할 정도의 시장성을 가질 수 있을지 등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는 선제적 투자로서는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산하 ‘장애인이동편의 특별위원회’에서도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이동보조기기 공적지원 확대 및 R&D 활성화’를 논의한 데다, 업무보고에서 윤석열 대통령도 장애인의 자유로운 활동 보장을 위한 기술개발 투자를 강조한 만큼, 어떤 식으로든 이 분야에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반면 이경준 중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실제로 장애인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이 개발되었다고 치더라도, 정부의 추가예산이 투입되지 않는 한 보편적 보급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20%라고 해봐야 산술적으로 따져도 노인과 장애인 각각 14억 정도 수준이다. 자칫 단편 사업 중심 펀딩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또한 “무엇보다 현재 민간 의존도가 높은 사회서비스 현장인 데다 정작 서비스가 꼭 필요한 사람들은 시장에 진입이 쉽지 않은 구조에서, 윤석열 정부가 근본적인 청사진 제시에 앞서 갑작스레 모태펀드 운운하니, 그 과정이나 결과를 잘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오는 4월 3일 10시부터 4월 7일 14시까지 벤처투자 종합정보시스템(http://install.kvic.or.kr)으로 제안서를 받는다. 한국벤처투자는 1차 심의(서류 심사 및 현장 실사)와 2차 심의(운용사 제안서 발표(PT))를 거쳐 5월경 최종 운용사를 선정하고 발표할 예정이다.

[더인디고 jsm@theindigo.co.kr]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승인
알림
6633f1cd0fbeb@example.com'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